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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수제 약초차로 건강한 미래를 꿈꾸다
수제 약초차로 건강한 미래를 꿈꾸다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8.01.04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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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지리산 청강원
지리산 청강원에서 수제 약초차를 연구중인 윤경순 원장.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산청] 지리산 청강원은 산청 중산리 중심마을에 위치해 있다. 산의 중심이라는 지명을 증명이라도 하듯 구불구불한 도로를 꽤 올라야한다. 이처럼 깊은 산 속으로 향하는 이유는 천왕봉의 절경과 맑은 공기를 만끽하며 수제 약초차를 맛보기 위해서다.

산 중턱에 자리한 지리산 청강원 외관.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약초차 발효에 쓰이는 옹기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청강원 내부에 들어서면 사이좋게 모여 있는 옹기들이 가장 먼저 손님을 반긴다. 옹기는 각자 다른 이름표를 달고 약초차를 품고 있다. 구증구포 구기자, 돼지감자 등 대강 헤아려 봐도 열 가지가 넘는 약초차들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지리산의 햇살과 바람을 담은 수제 약초차
예로부터 산청은 일교차가 매우 크고 일조량이 적기 때문에 약초 명산지로 유명했다. 산 속 생활을 하며 약초에 대해 배운 윤경순 원장은 산청 지리산 중턱에 ‘청강원’을 설립해 직접 약초를 재배하고, 약초차를 연구하고 있다. 다소 생소한 ‘약초차’라는 이름도 그가 직접 붙였다.

주렁주렁 탐스럽게 매달린 감들이 손님을 반긴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청강원의 약초차는 모든 과정이 사람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 선별한 약초를 찌는 데에만 두 달이 걸리고, 발효시키는 데 한 달이 소요된다. 쪄낸 약초는 매일같이 손수 햇볕 아래 널고 걷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항아리에 보관하여 숙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구기자를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려 만드는 구증구포 구기자차.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20여 종의 약초차 중에서도 윤경순 원장이 가장 추천하는 차는 구증구포 구기자차다. “구기자차는 달큼한 향과 신맛이 특징이기 때문에 약초차를 마셔본 적이 없는 사람도 쉽게 마실 수 있는 차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청강원의 구기자차는 비로 인한 병해충 방제가 가능한 비가림 농법으로 재배한 구기자를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리는 ‘구증구포’방법으로 만든다.

자연 속에서 수제 약초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지리산 청강원.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윤경순 원장은 구증구포에 대해 “주로 한약재의 성미를 바꿀 때 쓰는 방법”이라며 “구기자가 가진 서늘한 기운을 완화시키고, 고유의 맛과 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찌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구기자차는 신장과 간을 보호하는 효능이 있으며, 비타민A가 풍부해 눈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티 테라피
윤경순 원장은 “꾸준히 차를 마시면 우리 몸의 환경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체질에 맞는 약초차를 습관적으로 마시면 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고, 회복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대인들이 약초차를 공부하고 마시기란 쉽지 않은 일. 그렇기에 청강원에서는 티 테라피 프로그램을 운영해 약초차를 알리고 있다. 사전 설문과 대화를 통해 체질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2~3가지 약초차를 제공하는 식이다.

동의보감촌 내에서 티테라피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윤경순 원장. 사진제공 / 산청군청

참가자는 자신의 몸에 맞는 약초차를 편안하게 2시간 동안 천천히 음미할 수 있다. 질의응답을 통해 약초차의 효능에 대한 이야기도 듣는다. 윤경순 원장은 “약초차에 대해 배우고 체험하며,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청정 지리산 속에서 해독하는 시간”이라 말한다.

당뇨를 앓고 있는 이에게는 이뇨작용을 원활히 하고, 천연 인슐린이 듬뿍 함유된 돼지감자차를 권한다. 불어난 체중이 고민인 사람에게는 혈관 속 지방을 씻어내 주는 우엉차를 건넨다. 콜린 성분이 풍부한 초석잠차는 두뇌에 영양을 공급해 기억력, 집중력 개선에 좋아 치매예방에 좋고, 학생들에게도 추천한다.

약초차를 꾸준히 마시는 습관을 기르려면 빨리 우려낸 차를 하루 종일 따뜻하게 상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 윤경순 원장은 “너무 뜨겁게 마시면 식도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약초차 발효에 쓰인 균사를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온도는 45~50도”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을 믿다
윤경순 원장이 지리산과 약초를 고집하는 이유는 자신이 자연을 통해 건강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그는 30대부터 임파선 종양을 앓기 시작해 투병 중에 머리카락과 눈썹을 전부 잃었다.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뾰족한 치료법이 없어 무작정 산으로 향했다. 다행히 스승과 함께 3년 동안 산속 생활을 하며 병든 몸을 치유했고, 직접 약초를 채집하고 먹어보며 약초에 대해 배웠다.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이 커져 베이징대에서 중의학 중약 침구사 과정까지 수료했다.

지리산 청강원 현판. '약초차 명가'에서 자부심이 묻어난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자연 속에서 보낸 시간은 그를 변하게 만들었다. 병을 앓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아픔까지도 돌아보게 됐다는 것이다. 
“앞으로 지친 이들이 자연 속에서 쉬고, 걷고, 명상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몸을 돌볼 수 있도록 다실, 약초 찜질 스파 등을 포함한 항노화 약초차 힐링센터를 세울 예정입니다.”

그의 꿈은 청강원에서부터 시작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Info 지리산 청강원
이용요금
1인 3만원(30명 이내. 5명 이내는 팀당 30만원)
주소 경남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대로 578-54
문의 http://chunggangwon.modoo.at (사전 예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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