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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자랑할 문화유산이 넘쳐나는 땅 - 합천
자랑할 문화유산이 넘쳐나는 땅 - 합천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01.10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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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역사를 '오늘'로 불러내다
정해식 합천군 문화관광해설사.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합천] '水려한 합천.' 물 수를 사용한 합천군의 로고는 낙동강으로 향하는 합천댐의 물줄기와 가야산 홍류동계곡의 물길 사이에 자리 잡은 화려한 자연환경을 적확하게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기존의 관광자원들을 재해석해낸 합천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보여주는 명승지로 알려지고 있다.

“자연 속에서의 힐링은 하늘이 내린 명약이라지 않습니까. 앞으로는 숲이 대세가 될 겁니다. 그러니 면적의 72%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는 합천군이 국내 최고 수준의 힐링 여행지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경남 합천은 가야산ㆍ오도산ㆍ황매산 등 1000m가 넘는 산들이 서북부를 감싸고 있으며, 합천의 볼만한 경관들도 대부분 그 산군에 모여 있다.

덕분에 합천읍과 서부의 황매산 권역, 북부의 가야산 권역을 둘러보면 합천의 명승지들을 알차게 돌아볼 수 있다.

가야산과 황매산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손꼽을 정도로 수려한 자연환경을 지닌 산이다. 단풍이 들면 아름답다는 홍류동계곡과 정상부에 뾰족한 화강암들이 모여 웅장한 산세를 보여주는 가야산은 말할 것도 없고, 봄이면 철쭉, 가을이면 억새로 축제의 장이 벌어지는 황매산은 빼어난 모습을 지녀 영화가 여럿 촬영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두 산을 연결하는 길목에 합천의 볼거리들이 모여 있으니, 하루 동안 두 권역을 도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빠듯하다.

‘살아있는 대장경’을 도모하는 합천
합천군의 제1명승은 역시 팔만대장경(고려대장경판)이다. 그러나 팔만대장경은 해인사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을 뿐, 보존을 위해 그 누구도 실체를 구경하기는 힘들었다.

이에 합천군에서는 그들이 지닌 문화유산을 온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대장경테마파크를 조성했다. 정해식 해설사는 국민들이 대장경을 좀 더 큰 뜻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전한다.

장경판전 내부에 들어간 듯한 장면을 촬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대장경은 합천 사람들 것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으로 인식하고 함께 지켜가야 할 보물입니다. 특히, 해인사와 대장경을 종교적 의미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의 문화재로 인식해주길 바랍니다.”

그의 말처럼 마음을 열고 합천의 속살을 들여다보니 합천의 변신이 더욱 이해가 된다. 옛 것도, 새 것도 적합한 이유로 어우러져 친근하게 다가오는 여행지가 곧 합천이다.

3개의 보물이 남아있는 절터, 영암사지
“석등의 쌍사자가 땅을 딛고 있는 다리를 잘 보면 보수한 흔적이 보입니다. 일본인들이 문화재를 훔쳐가려던 것을 되찾아서 붙여놓은 것이죠. 그 때문에 국보로 손색이 없는 쌍사자석등이 보물로 남게 된 거랍니다.”

황매산 자락인 모산재가 영암사지를 감싸는 형국을 하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영암사지는 황매산 남쪽 기슭에 있는 신라시대의 절터로, 황매산 자락인 모산재를 병풍처럼 두른 장소에 있었던 사찰이다. 사적 제131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곳은 건물 하나 없이 터만 남아있지만 보물은 무려 3개나 남아있다.

보물 제353호인 쌍사자석등과 제480호 삼층석탑은 본당터 앞에서 확인할 수 있고, 보물 제489호인 귀부는 절터의 뒤편 숲에 있다.

특히 쌍사자석등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6권의 표지를 장식한 문화유산으로, 전국에서 3개 밖에 남아있지 않은 귀한 형태의 유물이다.

Info 영암사지
주소 경남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로 637-97
 
영화 장면의 주인공이 되어보자, 합천영상테마파크
“테마파크에 들어갈 때는 입구에서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보시기 바랍니다. 시각 표시가 반대로 적힌 시계가 있죠? 이제부터 과거로 여행을 떠나는 겁니다.”
옛 경성역(현 서울역) 모습을 복원한 세트장. 사진 / 노규엽 기자

2004년에 건립된 영상테마파크는 영화 <태극기휘날리며>를 시작으로, 드라마 <각시탈>, <서울1945>, <경성스캔들> 등과 영화 <인천상륙작전>, <암살>, <써니> 등 200편에 이르는 영화, 드라마, 광고, 뮤직비디오 등 각종 영상을 촬영한 곳이다.

현재 1920년대부터 1980년대를 배경으로 삼은 세트장이 조성되어 있고, 새로운 작품 촬영이 결정되면 그에 맞게 변신도 하므로 시간 간격을 두고 찾으면 달라진 테마파크를 볼 수 있다.

영상테마파크에서는 1970년대의 종로거리를 걸어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최근에는 청와대 세트장도 오픈하여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실제 청와대 건물을 68% 축소한 규모이지만, 청와대 내부 구조를 둘러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한편, 청와대 세트장 앞으로는 정원테마파크도 개장될 예정이다.
 
Info 합천영상테마파크
관람시간 동절기(11~2월) 오전 9시~오후 5시, 하절기(3~10월) 오전 9시~오후 6시 ※청와대 세트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픈,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어른 5000원, 학생ㆍ군인ㆍ어린이 3000원
주소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757
 
합천에도 돼지국밥이? 3ㆍ3국밥
“돼지국밥은 부산 음식으로 알려졌지만 실은 경상남도에서는 즐겨먹는 음식이 돼지국밥입니다. 합천의 돼지국밥은 지역에서 기른 돼지고기로 만들어 오랜 세월 합천 사람들에게 든든한 한 끼가 되고 있죠.”
합천 사람들이 많이 찾는 3ㆍ3국밥. 사진 / 노규엽 기자

합천의 8미(味) 중 하나인 돼지국밥을 찾다보면 ‘3ㆍ3국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메뉴를 보면 국밥전문점치고는 메뉴가 다양해 맛에 의심을 품을 수 있지만, 어느 메뉴든 합천 군민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고. 합천읍 외곽 황강변에 있어 접근성도 좋다.

지역에서 기른 고기를 사용한 수육(小)와 순대국밥. 사진 / 노규엽 기자

Info 3ㆍ3국밥
돼지국밥 6000원, 내장국밥/순대국밥 7000원, 돼지수육 1만5000원(小), 비빔수육국수 2만원(小)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30분
주소 경남 합천군 합천읍 문화로 7

 
지켜야 즐길 수 있는 자연, 정양늪생태공원
“합천에서 지켜야할 자연유산 중 하나가 정양늪입니다. 합천댐이 만들어지면서 습지와 늪으로서의 모습을 잃어가던 걸 대대적으로 정비하여 생태공원으로 재탄생시킨 곳이죠.”
 
생태전시관 앞에 넓은 주차공간이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지금으로부터 약 1만년 전 후빙기 이후 해수면의 상승과 낙동강 본류의 퇴적으로 생겨난 정양늪은 합천을 가로지르는 황강의 지류인 아천천의 배후습지이다. 3.2km로 조성된 주변 탐방로를 따라 늪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생태체험과 늪 전경 조망을 할 수 있으며, 가시연, 수련, 어리연, 물옥잠 등의 수생식물들을 볼 수 있다. 한때 합천댐 개발로 사라질 뻔했던 곳을 되살려놓은 의미만으로도 생태학습장으로서 찾아봐야 할 곳이다.

합천댐 건설로 사라질뻔한 위기를 겪었던 정양늪의 모습. 사진 / 노규엽 기자

Info 정양늪생태공원
주소 경남 합천군 대양면 대야로 730
 

팔만대장경을 눈앞에서 보다, 대장경테마파크
“대장경천년관에서는 팔만대장경을 복원한 동판을 눈으로 보고 직접 만져볼 수 있습니다. 대장경빛소리관에서는 국내에 흔치 않은 5D입체영상을 볼 수 있으니, 대장경으로 오감으로 체험해보시기 바랍니다.”

고려 대장경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대장경테마파크. 사진 / 노규엽 기자

대장경테마파크는 1011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 ‘고려초조대장경’ 간행 천년을 기념하여,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을 개최하면서 조성한 장소다. 현존하는 목판대장경 중 가장 오래된 팔만대장경의 역사적 의미와 제작 당시의 모습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실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당시 모습을 재현한 전시관이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한편,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은 2011년에 이어 2013년에도 개최되었으며, 2017년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Info 대장경테마파크
관람시간 동절기(11~2월) 오전 9시~오후 5시, 하절기(3~10월)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료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ㆍ군인ㆍ65세 이상 1500원
주소 경남 합천군 가야면 가야산로 1160
 

합천 최고의 인기 여행지, 가야산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세계문화유산은 대장경을 보관하는 있는 건물인 장경판전이고, 팔만대장경은 세계기록유산입니다.”

합천군은 국보를 3개 보유하고 있는데, 그 3개가 모두 해인사에 있다. 국보 제32호인 해인사 대장경판과 제52호 장경판전, 그리고 제206호인 해인사 고려목판이다.

두 개의 세계기록유산과 한 개의 세계문화유산이 해인사에 모여 있으니, 합천 여행은 해인사만 성실히 둘러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소리길을 걸으며 마주치게 되는 홍류동계곡. 사진 / 노규엽 기자
한편, 대장경테마파크에서부터 소리길을 따라 3시간 정도 걸어 해인사로 가는 좋은 방법도 있다. 홍류동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이 걷기 코스는 물소리와 산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만끽하며 걸을 수 있는 길로, 자연 치유의 장이자 가야산에 남은 문화유산들도 둘러볼 수 있는 재미를 준다.

Info 해인사
주소 경남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길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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