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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바다 위를 걷는 짜릿함, 창원 저도 스카이워크와 비치로드
바다 위를 걷는 짜릿함, 창원 저도 스카이워크와 비치로드
  • 양수복 기자
  • 승인 2018.04.02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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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콰이강의 다리'라는 애칭, 개장 1년만에 87만명 방문
해가 지기 시작하면 저도 스카이워크와 저도 연륙교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사진 / 양수복 기자

[여행스케치=창원] 투명한 물빛과 수려한 경관이 빼어난 섬, 저도로 가는 길은 특별하다. 유리바닥을 통해 보이는 바다 위를 걷는 짜릿함을 선사하는 스카이워크를 지나 섬에 닿는다. 그러면 바다를 감싸며 걷는 저도 비치로드가 이번엔 바다를 안고 걸으라 손짓한다.  

마산합포구 남쪽과 저도 사이에는 두 개의 다리가 있다. 하나는 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던 옛 연륙교이고 다른 하나는 폭을 넓혀 새로 만든 연륙교이다. 새 다리가 놓이자 옛 다리는 발길이 뜸해지고 잊혀지나 싶었다. 하지만 끝은 알 수 없는 법. 처음 만들어진지 30여 년 만에 저도 스카이워크로 새로 태어나 여행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바다 위를 걷는다! 저도 스카이워크

저도 스카이워크는 180m의 기다란 몸을 붉은 빛으로 감싼 보행전용교이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 나오는 다리와 모양이 비슷해서 ‘마산 콰이강의 다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새 연륙교를 만들자 사용하지 않게 된 옛 다리를 스카이워크로 재생해 2017년 봄 개장했다.

저도 스카이워크는 180m 길이의 보도 전용교이다. 사진 / 양수복 기자
밤이 되면 다리 밑바닥과 난간에 LED전구가 켜져 다리 전체가 빛을 발한다. 사진 / 양수복 기자

다리 안에 흐르는 추억의 올드팝을 배경음악 삼아 다리 한가운데에 서면 유리를 통해 발아래 바다가 시원하게 보인다. 수시로 작은 어선과 유람선이 흰 물살을 가르며 지나가 가슴 뚫리듯 시원한 맛을 선사한다.

수면에서 13.5m 높이인 스카이워크에는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심장이 쫄깃해지도록 겁나는 길이기도 하다. 마산에 사는 이양희씨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해서 오늘에서야 처음 와봤는데 도무지 무서워서 유리 위엔 못 서고 가장자리로만 건넜다”며 웃는다. 

저도 스카이워크는 개장 1년 만에 방문객 87만명을 돌파했다. 지금도 하루 평균 1000여 명이 찾아오고 여름에는 하루에도 수만 명이 줄을 서서 다리를 건넌다. 수많은 가족, 친구, 연인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여러 가지 즐길 거리도 준비해두었다. 

연인이 구조물에 자물쇠를 걸고 다리를 끝까지 걸으면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사진 / 양수복 기자
느린우체통을 통해 엽서를 보내면 한 달 후나 일 년 후에 전해진다. 사진 / 양수복 기자
스카이워크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는 방문객들. 사진 / 양수복 기자

정성스레 엽서에 눌러쓴 마음을 스카이워크 옆 느린 우체통에 집어넣으면 한 달 후 혹은 일 년 후에 전해진다. 자물쇠를 걸면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하트모양 구조물에서 약속하듯 나란히 자물쇠를 걸고 기념사진을 찍는 연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즐겁다. 

바다에 어스름이 깔리는 오후 7시 무렵부터는 한층 낭만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다리 밑바닥과 난간에 LED전구가 켜져 별빛처럼 반짝이고 다리 초입 바닥에 깔린 유리엔 고래 모양으로 점점이 켜진 불빛이 유영하며 지나가 다리를 밝힌다. 

Info 저도 콰이강의 다리(스카이워크) 
이용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11~2월은 오후 9시까지) 우천시 입장 불가
주소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해양관광로 1872-60
문의 055-220-4061

Tip 저도 가는 길
보도전용교인 저도 스카이워크 옆으로 승용차가 다닐 수 있는 저도연륙교가 있어 저도로 가는 길이 편리하다. 버스도 이용할 수 있다. 61번 버스가 마산역 광장에서 출발해 연륙교까지 운행한다. 평일 12회, 주말 및 공휴일은 17회 운행하며 배차 간격은 약 100분이다. 마산역 기준으로 연륙교까지 40분 정도 소요된다. 
주소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저도 하포마을 초입의 항구 곁에 자리한 주차장이 저도 비치로드의 시작점이다. 사진 / 양수복 기자

바다를 안고 걷는다! 저도비치로드

저도 스카이워크가 바다 위를 걷는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면 저도 비치로드는 이름 그대로 바다를 구경하며 편안한 휴식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섬 모양이 돼지를 닮았다 해서 돼지 저(猪)자를 쓰는 섬, 저도의 한쪽 해안을 껴안고 걷도록 둥그렇게 만든 덕에 시원한 바다 풍광이 함께 한다. 저도는 비탈이 발달한 섬이지만 저도 비치로드는 길이 잘 닦여있고 난간과 야자매트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다. 

길은 세 가지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출발점과 도착점이 같은 원점회귀형 코스이며 1,2,3코스가 나이테 모양처럼 세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세 코스는 차례대로 하, 중, 상의 난이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탐방객이 시간과 체력을 고려하고 세부 구간을 살펴본 뒤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그중 2코스는 바다와 산 능선 등 여러 풍경을 즐길 수 있어 2~3시간 동안 핵심 풍경을 훑고 싶은 사람에게는 딱이다.

저도 스카이워크를 건너 15분여 걷다 보면 항구 곁으로 주차장이 보인다. 이 주차장이 바로 저도 비치로드의 시작점이다. 초입부터 소나무와 함께 걷는 길이 이어진다. 중간에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어 물가에서 푸르른 바다, 짙푸른 해송과 조화를 이루는 가파른 해식애를 구경할 수 있다. 

해변으로 내려가 저도 바다와 해식애를 가까이서 구경할 수도 있다. 사진 / 양수복 기자
제2전망대부터는 해안데크로드로 내려가는 길로 연결된다. 사진 / 양수복 기자
맑은 해수면 아래로 해초마저 들여다보인다. 사진 / 양수복 기자

25분 정도 걷다 보면 제1전망대가 나타난다. 제1전망대는 바다 너머로 거제와 고성의 부드러운 능선이 내다보인다. 이곳으로부터 약 15분 거리인 제2전망대에 닿으면 바다 가까이로 내려가 걷는 계단이 나타난다. 약 1km 길이인 해안데크로드가 시작하는 지점이다. 펼쳐진 바다를 끼고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뚜벅뚜벅 산책하듯 걷는다. 호수처럼 잔잔한 해수면과 일렁이는 무성한 해초가 대비를 이루며 짙푸른 바다 풍경을 완성한다. 

벤치가 여럿 있어 걷다가 쉬어갈 수 있다. 사진 / 양수복 기자
하포마을로 내려오는 길에서 만난 진달래가 봄을 알린다. 사진 / 양수복 기자
하포마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벽화. 사진 / 양수복 기자

가려진 나무숲 사이, 그림 같은 자연의 멋

해안데크로드 끄트머리에 도달하면 저도의 산 능선을 타러가는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제1바다구경길로 불리는 이 길에 접어들면 바다 가까이선 보이지 않던 연분홍, 진분홍 진달래가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비스듬한 오르막을 걷다 보면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조금 힘이 들지도 모른다. 이때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보여 반갑다. 나무 그늘에 앉아서 바다를 내려다본다. 사방으로 뻗은 푸른 솔이 시야를 가리고 앉은 자리 앞으로 바다가 탁 트여있어 그림 같다. 점점 더 깊어지는 산세를 걷다 보면 코스합류점 이정표가 보인다. 

코스합류점에서 2코스 마지막 구간인 하포마을로 내려오는 비탈길이 시작된다. 다소 가파른 내리막길에서는 발끝에 돌이 채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우거진 나무 틈새로 나란히 저도 연륙교와 저도 스카이워크가 모습을 보인다. 하포마을의 아기자기한 벽화가 보이기 시작하면 바로 옆이 종착점이다. 

걷기 전후로 식사할 수 있는 음식점은 하포마을 안에 10여 군데가 있다. 저도 연륙교와 마을을 오가는 길목에도 식당이 줄지어 서 있다. 홍합, 도다리, 전어, 장어 등 싱싱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Info 저도비치로드 
1코스는 바다 전망을 끼고 1시간가량 산책하듯 걷다가 마을로 내려오는 짧은 코스이다. 2코스는 해안데크로드 위에서 바다를 조망하다 산의 능선으로 접어든다. 3코스는 해발 약 200m 용두산 정상으로 오르는 여정이 포함된 코스이다. 휴식을 포함해 4시간 이상 소요된다. 

1코스 : 주차장~제1전망대~제2전망대~해안데크로드~코스분기점~코스합류점~하포길 (3.7km, 약 1시간 30분)
2코스 : 주차장~제1전망대~제2전망대~해안데크로드~코스분기점~코스합류점~하포길 (4.65km, 약 2시간 30분)
3코스 : 주차장~제1전망대~제2전망대~해안데크로드~코스분기점~바다구경길~정상가는길~코스합류점~하포길 (6.35km, 약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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