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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8월호
전국 넘쳐나는 ‘이순신 축제’…이름만 달라?
전국 넘쳐나는 ‘이순신 축제’…이름만 달라?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8.04.06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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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 이후 충무공에 관심 up…전국 이순신 관련 축제만 12개
2018년 현재 전국에 이순신 관련 축제만 12개다. 사진 / 여행스케치 DB

[여행스케치=서울] 오는 28일은 충무공 이순신의 473주년 탄신일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충무공 이순신을 소재로 개최되는 축제가 12개에 이른다. 지역도 서울은 물론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전국을 아우른다.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축제가 다양하게 개최되는 것은 역사적 관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축제 관람객들의 입장에서는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지난해 여러 지역의 충무공 관련 축제에 참석했던 직장인 이수진 씨는 “통영과 여수, 진도, 목포 등 서로 인접한 지역에서 시기만 다른 충무공 관련 축제가 잇따라 열려 의아했다”며 “모두 이순신 장군을 모티브로 한 축제들이라 이름도 다 비슷해 헷갈렸다”고 말했다.

같은 소재의 축제들이 지역과 축제명을 달리 해 개최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것.

한 지역 축제 담당자는 “지자체의 축제는 각 지역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수단 중의 하나”라며 “유명한 축제가 있으면 작은 근거라도 마련해 유사 축제를 만들고, 프로그램 모방과 홍보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여수 거북선. 사진 / 여행스케치 DB

자꾸 개명(改名)하는 이순신 축제들
‘여수 거북선 축제’는 ‘진남제’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67년 첫 개최된 ‘진남제’는 2004년까지 그 전통을 이어오다가 이후 ‘진남제 거북선 축제’, ‘여수 거북선 축제’, ‘진남제전 여수 거북선 대축제’ 등 7차례나 이름을 변경했다. 축제와 관련된 각 지자체들이 각자의 의견을 고수하며 잦은 개명이 이뤄진 것. 현재 명칭인 ‘여수 거북선 축제’는 지난 2016년부터 사용 중이다.

지난해 첫 개최된 남해의 ‘이순신 호국제전’도 비슷한 케이스다. 지난 2001년부터 ‘이 충무공 노량해전 승첩제’, ‘충무공 이순신 운구행렬 재현’ 등의 이름으로 행사를 진행해오다 지난해 4월 이순신 순국공원 준공식과 함께 ‘제1회 이순신 호국제전’으로 이름을 재변경해 개최했다.

남해군 관계자는 “기존 남해대교에서 열리던 행사를 이순신 순국공원으로 장소를 변경하면서 행사 이름이 바뀌어 ‘1회’라고 부르게 된 것”이라며 “진행 프로그램은 운구 행렬 재현, 위령제 등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남 목포 이순신 동상. 사진 / 여행스케치 DB

21년 전통 축제를 ‘이순신 축제’로 통합
이름 변경과 함께 축제 성격을 아예 바꿔버린 경우도 있다.

지난해 목포시는 1996년부터 매년 4월 초 열리던 ‘유달산 꽃 축제’를 전면 취소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충무공 탄신일에 맞춰 ‘제1회 이순신 수군문화제’를 개최했다.

올해 ‘이순신 수군문화제’는 날짜를 옮겨 오는 7일부터 개최된다.

목포시 관계자는 “벚꽃 개화시기를 고려해 매년 ‘유달산 꽃 축제’가 열리던 4월 초로 축제 기간을 조정했다”며 “유달산 꽃 축제와 통합시켜 진행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올해 갓 두 돌을 맞은 축제가 21년 전통을 가진 축제를 흡수한 격이다.

목포시 관계자는 “유달산의 노적봉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강강술래로 적군을 교란시켰던 장소다. 기존의 꽃 축제보다 지역 특색을 더욱 부각한 방향으로 축제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충남 아산 현충사. 사진 / 여행스케치 DB

축제 이름엔 ‘이순신’, 실상은 다르기도
축제 이름과 성격이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진해 군항제의 경우 지난 1952년부터 거행된 충무공 추모제가 그 시초다. 이후 해군의 근거지라는 뜻의 ‘군항제’로 1963년부터 이름을 변경해 개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군항제’는 전국 최대의 벚꽃 축제로 더 많이 알려져 각지에서 상춘객들이 모여드는 봄 대표 축제 중 하나다.

올해 군항제에 참석 예정인 대학생 김수민 씨는 “진해 방문을 앞두고 군항제 뜻이 궁금해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단순히 벚꽃 축제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서 거북선을 관람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남 고성군의 경우 각각 진행하던 ‘당항포대첩 축제’와 ‘공룡나라 축제’를 2008년부터 동일한 기간에 개최해오다 2014년엔 당항포 대첩 축제와 공룡 축제, 공룡 로봇 축제를 통합해 개최한 바 있다. 지난해 당항포대첩 축제 또한 ‘고성 공룡 전국 가요제’와 함께 개막했다.

한 지역 축제 담당자는 “고성 당항포대첩 축제의 경우 공룡 축제와 동일한 시기에 개최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며 “하지만 성격이 아예 다른 두 행사를 통합하면서 색을 잃어 방문객 수요가 예상에 못 미쳤다”고 전했다.

경남 통영 충렬사. 사진 / 여행스케치 DB

축제 관광객 유치 위한 ‘이순신 마케팅’
각 지자체는 왜 축제 이름을 ‘이순신’과 관련해 짓는 것일까.

이봉수 이순신전략연구소 소장은 “이순신 장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위인 중 하나로, 역사적 관점에서 스토리텔링 해 가족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축제 아이템이기도 하다”라며 “특히 지난 2014년 영화 <명량>이 흥행하며 이순신 장군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가 더 높아진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잠재 관광객들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방편으로 축제 이름을 ‘이순신’, ‘거북선’ 혹은 ‘○○대첩’과 관련해 짓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정리할 수 있다.

이봉수 소장은 “각 지자체에서 축제를 개최하며 충무공 정신을 알리는 것은 축제 참가자들의 역사 인식을 고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축제의 진행 프로그램이나 개최 일시 등에서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재섭 경기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 각종 축제들이 넘쳐나는 현실이다. 서로 이름만 바꿔가며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면 점차 관람객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각 지자체들은 이름에서만 충무공을 활용할 것이 아니라 지역 특성을 살려 뚜렷한 차별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지자체는 해당 지역의 역사적 의의를 보존함과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편을 도모하고 있다. 각 축제들이 이순신을 모티브에 둔 행사로 그치지 않도록 역사와 의미를 이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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