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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골목길여행] 진해 제황산 진해탑에서 부엉이마을까지
[골목길여행] 진해 제황산 진해탑에서 부엉이마을까지
  • 양수복 기자
  • 승인 2018.04.10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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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로 만나는 각양각색의 부엉이, 그리고 작은 마을 거닐기
진해 부엉이마을에는 귀여운 부엉이 벽화들이 곳곳에 자리한다. 사진 / 양수복 기자

[여행스케치=창원] “동그랗고 반짝이는 눈, 통통하고 귀여운 몸, 밤에 움직이는 새는? 부엉이~”라고 노래하는 동요가 있다. 부엉이는 밤에 움직이는 대표적인 야행성 동물이지만, 진해 충무동, 일명 ‘부엉이 마을’에서는 낮에나 밤에나 부엉이들을 잔뜩 만날 수 있다.

충무동 제황산의 옛 이름 ‘부엉산’에서 착안해 부엉이길, 부엉이마을, 부엉이정원 등 부엉이를 테마로 한 장소 곳곳에 벽화, 조형물 등을 조성해두어 여행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부엉이길은 진해 중앙시장 공영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사진 / 양수복 기자
여러 색깔로 꾸민 부엉이 조형물. 사진 / 양수복 기자
부엉이길 전봇대에 그려진 부엉이 삼총사의 모습. 사진 / 양수복 기자
각양각색의 부엉이들을 사진에 담는 재미가 있다. 사진 / 양수복 기자

부엉이길 따라 만나는 마스코트, 부릅뜬 눈의 부엉이
부엉이마을로 가는 길, 부엉이길은 진해 중원로터리 부근의 진해 중앙시장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한다. 해군복을 입고 군함에 탄 해군부엉이와 색색의 타일로 모자이크한 커다란 부엉이 등 중앙시장 주차장에 그려진 벽화를 따라가면 부엉이길로 안내하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부엉이길은 살짝 오르막이지만 가파르지 않고 약 400m의 짧은 길이기 때문에 천천히 걷기 좋다. <해리포터> 속 해리의 전령 ‘헤드위그’를 닮은 하얀 부엉이, 전봇대에 그려진 부엉이 삼총사, 오색 스테인드글라스를 품은 부엉이 조형 등이 이어지며 발길을 잡아끈다.

절로 멈춰 카메라에 담다보면 부엉이를 소재로 한 익숙한 동요 가사를 써놓은 조형물도 눈에 띈다.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 부엉 춥다고서 우는데 우리들은 할머니 곁에 모두 옹기종기 앉아서 옛날 이야기를 듣지요~ (겨울밤, 박경종 작사)”
 
한때 부엉산으로 불렸던 제황산 이름의 유래를 알려주는 만화. 사진 / 양수복 기자
제황산 정상에 위치하는 진해탑. 사진 / 양수복 기자
진해탑 꼭대기에서 풍경을 내다보는 주민들. 사진 / 양수복 기자

부엉이길에는 이곳을 찾은 여행자들에게 제황산(부엉산) 이름의 유래를 알려주는 만화도 있어 이해를 돕는다. 이야기에 따르면, 부엉산은 여러 차례 이름이 바뀐 사연 깊은 산이다. 

원래 진해 제황산은 산세가 마치 부엉이 앉은 모양처럼 보인다고 해서 부엉산 혹은 부엉등이라 불렸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산세가 부엉이가 아닌 투구 같다고 일본어로 투구를 의미하는 ‘가브토산(兜山)’이라고 멋대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부엉산 북쪽에 임금이 태어날 명당이 있다는 풍수설이 돌기 시작했다. 일제는 그 기운을 꺾으려 부엉산 산봉우리를 깎고 그 자리에 러일전쟁 승전 기념탑을 세웠지만 광복 직후 탑은 허물어졌고, 제황산이라는 이름도 새로 지어졌다. 그리고 1960년대에 와서 허물어진 탑 자리에 해군 군함을 상징하는 진해탑을 세웠다.

부엉이도 보고, 역사도 담으며 걷다보면 어느새 갈림길에 닿는다. 여기서 이정표를 따라 100여 미터 계단을 오르면 제황산 꼭대기에 있는 진해탑으로 갈 수 있다.

진해탑은 갑판에 세운 돛대 모양인데다가 내부에 창원시립진해박물관이 꾸며져 잠시 들러볼만하다. 군항도시로 발전한 진해의 역사를 살펴보고 진해탑 꼭대기에 올라 탁 트인 진해시와 진해바다 전경도 내다볼 수 있다.

어느 담벼락에 그려진 해군 부엉이. 사진 / 양수복 기자
부엉이마을에는 오색으로 꾸며진 벽화들이 많다. 사진 / 양수복 기자

다시 갈림길에서 걷던 방향으로 10여 분 가량 가다보면 삼거리 너머로 제황초등학교가 나타난다. 학교 앞에 서 있는 이정표를 따라가도, 학교 왼쪽 담장에 그려진 부엉이들을 따라가도 부엉이마을로 갈 수 있다.

사진도 찍고 부(富)의 기운도 얻어가는 부엉이마을 탐방길
제황산의 유래가 된 부엉이들을 테마로 마을을 꾸미자 충무동은 귀여운 부엉이들이 잔뜩 모인 부엉이마을로 재탄생했다. 마을은 10여 분이면 다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아담하다.

마을에 들어서면 담벼락 위에 앉은 부엉이가 거수경례로 방문자를 맞이하고, 어느 집 담에는 진해의 상징인 벚꽃들이 피어나는 가운데 벚나무 위에 앉은 부엉이 한 쌍이 핑크빛 기류를 뽐낸다.

만발하는 꽃 사이에서 노니는 아기자기한 부엉이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볼만하다. 숨어있는 벽화들을 하나씩 찾아내 프레임 안에 담다보면 어느새 부엉이정원 앞이다. 이정표가 있어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부엉이마을 안에는 아담한 부엉이정원이 있다. 사진 / 양수복 기자

부엉이정원은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크기로 자그마하다. 부엉이길과 부엉이마을에 비하면 볼거리는 부족하지만 정자와 벤치를 비롯해 화관으로 둘러싸인 의자 등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정원을 나와 오른편에 난 계단으로 쭉 내려오면 다시 출발점, 중앙시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

부엉이는 먹이를 둥지에 쌓아두는 습성이 있어 재물과 부를 상징하며, 그리스 신화에선 지혜의 여신 아테나를 수호하는 동물로 등장해 지혜의 상징이라고도 한다.

부엉이길과 부엉이마을에서 반나절, 더없이 많은 부엉이들과 마주쳤으니 돌아가는 길엔 부와 지혜의 기운이 함께 하는 기분이 든다. 

Info 진해 중앙시장
자가 운전자의 경우 부엉이마을 출발점인 진해 중앙시장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마을 투어를 하는 것이 좋다. 

주소 경남 창원시 진해구 벚꽃로60번길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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