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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봄 여행주간] 아이랑 서울 근교 나들이, 수원 화성 행궁동 가볼까?
[봄 여행주간] 아이랑 서울 근교 나들이, 수원 화성 행궁동 가볼까?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8.04.16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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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깃든 수원 화성, '행리단길' 행궁동, 체험 가능한 공방거리 등
수원 화성의 행궁광장에서는 매일 오전 11시 '무예24기' 공연이 진행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여행스케치=수원] 4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봄이 시작됐다. 오는 28일부터 내달 13일까지는 문체부와 관광공사가 지정한 '봄 여행주간'이다. 각 지자체에서는 봄 여행주간을 맞아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봄 여행주간에는 아이 손을 잡고 수원 행궁동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행궁동은 유네스코 등재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의 성곽 안에 있는 동네다. 수원 화성에서는 역사를 배울 수 있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성곽길을 따라 걷다 보면 꽃놀이도 즐길 수 있다. 화성행궁 북쪽의 골목 상권은 이른바 ‘행리단길’로 불리며 최근 뜨고 있는 핫플레이스다. 화성행궁 남쪽의 공방거리에서는 팔찌 만들기나 도예 체험 등 다양한 공방 체험을 해볼 수 있다. 공방거리에서 큰길로 나와 팔달문 건너편으로 넘어가면 각종 전통 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수원 화성 성곽길을 오르다보면 활짝 핀 봄꽃을 구경할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봄 여행주간 수도권 가볼만한 곳, 수원 화성 성곽길. 사진 / 유인용 기자

왕이 된 것처럼 수원 화성 돌아보기

수원은 조선의 22대 임금인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현륭원으로 이장하면서 건설된 신도시다. 수원 화성은 정조가 사도세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 성으로 곳곳에서 정조의 효심과 애민정신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수원 화성 주변을 보다 알차게 돌아보려면 ‘행궁동 왕의 골목여행’을 추천한다. 온라인을 통해 사전 신청하면 해설사와 함께 화성 인근을 돌아볼 수 있는 무료 투어다. 마치 왕이 된 것처럼 수원 화성을 돌아보고 행궁동 골목을 투어할 수 있다. 평일에는 견학 온 학생들이 주를 이루고 주말에는 초등학생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로도 많이 찾는다.

지난 12일 수원 화성을 찾은 초등학교 학생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골목여행 투어는 3개 코스로 운영되는데 행궁동의 벽화골목과 행리단길, 화서문을 둥글게 돌아보는 1코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부터 북수동성당, 화홍문 등을 관광하고 수원천을 따라 내려오는 2코스, 공방거리부터 순대타운, 통닭거리 등 시장을 본격적으로 둘러보는 3코스로 나뉜다.

조정선 행궁동 마을해설사는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는 가족 관광객들은 행궁동을 돌아보는 1코스를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걷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화성 어차를 타고 행궁동을 돌아볼 수도 있다. 화성행궁과 연무대 두 곳에서 출발하며 팔달문과 수원천, 창룡문, 화서문 등 행궁동을 둥글게 돌아본다. 총 소요시간은 약 50분이다.

한편 오전 11시에 맞춰 화성 행궁 앞 신풍루에 도착하면 무예 24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정조 당시 조선의 최정예부대였던 장용영의 군사들이 익혔던 무예를 고증을 통해 복원해낸 공연으로 30분간 시연되며 월요일은 휴무다.

화성 어차를 활용하면 수원 행궁동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Info 행궁동 왕의 골목여행
참여대상 : 최소 5인~15인까지
운영시간 : 오전 10시, 11시 / 오후 1시, 2시, 3시
이용방법 : 온라인 사전신청 후 현장투어 진행
참여비용 : 무료 (체험코스 선택 시 체험요금은 유료)
문의 : 031-290-3564

Info 화성 어차
요금 : 일반 4000원 / 13~19세 2500원 / 4~12세 1500원
문의 : 031-228-4683

요즘 뜨는 이 동네, 행리단길
화성행궁의 북쪽으로 올라가면 아기자기한 골목들을 마주하게 된다.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오밀조밀 입점된 모양새가 이태원 경리단길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른바 ‘행리단길’로 불리는 동네다. 일반적인 거주 지역이었는데 지난 2013년 수원시가 생태도시 조성사업을 하면서 현재 행궁동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수원 행궁동의 '안녕하세요길' 입구. 사진 / 유인용 기자

동네를 걷다보면 집집마다 멸종 위기 동물과 외국어가 적힌 나무판과 등이 붙어 있는 골목이 나온다. ‘안녕하세요길’이다. 나무판에는 ‘안녕하세요’를 뜻하는 다양한 외국어들이 새겨져 있다.

조정선 해설사는 “낮에는 주민들이 지나다니며 멸종 위기 동물의 안녕과 서로 안부를 묻고, 어두운 밤에는 등에 불이 켜져 행인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안녕하세요길’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녕하세요길을 따라 걷다보면 행궁동 벽화마을이 나온다. 벽화는 각 집의 주인을 닮았다. 자전거를 무척 타고 싶어 하시던 할머니 댁에는 자전거 타는 소녀가, 큰 물동이에 빗물을 담아 화단을 키우는 할아버지 댁에는 빗물 저금통이 그려져 있다. 굴렁쇠와 말뚝박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 아이들 그림도 있다.

조정선 해설사는 “과거에 골목은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벽화를 통해 전통 놀이를 엿볼 수 있어 아이들이 흥미로워한다”고 말했다.

수원 행궁동 벽화마을. 사진 / 유인용 기자

행리단길 내부에는 다양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자리하고 있어 브런치와 식사도 가능하다.

옛 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 ‘정지영커피로스터즈’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에서 공수해온 원두를 직접 로스팅한 커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다. 오후 12시30분과 오후 4시에 맞춰 방문하면 갓 구운 크로아상도 맛볼 수 있다.

‘Oh, PQR’은 독립출판물을 전시해 놓은 작은 서점과 키친이 하나로 합쳐진, 새로운 형식의 레스토랑이다. 커피를 비롯해 파스타, 버거도 맛볼 수 있으며 현재 가오픈 상태로 오는 5월 정식 오픈한다.

행리단길을 돌고 화성 행궁 쪽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유가 된다면 한옥기술전시관도 들러볼 만하다. 한옥의 구조와 제작 과정 및 제작에 쓰인 도구 등을 한눈에 돌아볼 수 있다. 주말에는 미니어처 한옥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초가집, 기와집, 장안문 등의 모형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수원 한옥기술전시관을 찾은 아이들이 미니어처 한옥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옥기술전시관

Info 한옥기술전시관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85-1
문의 : 031-247-9366~9
운영 시간 : 오전 10시~오후 5시, 매주 월요일 휴관

Info 정지영커피로스터즈
주소 :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905번길 13

Info Oh, PQR
주소 :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45번길 31

수원 행리단길의 정지영커피로스터즈. 사진 / 유인용 기자
수원 행궁동 행리단길의 'Oh, PQR'은 독립출판물 서점과 키친이 하나로 합쳐진 형태의 레스토랑 겸 카페다. 사진 / 유인용 기자

고사리 손으로 조물조물 만드는 공방체험
화성행궁 남쪽에는 공방거리가 자리하고 있다. 나무공방, 가죽공방, 도예공방 등이 400m에 걸쳐 입점해 있다. 공방거리에서는 핸드 메이드 상품들을 구입할 수도 있고 직접 만들어보는 공방 체험도 가능하다.

공방거리 입구에 위치한 ‘단오’에서는 장명루를 만들어볼 수 있다. 장명루는 옛날 어머니들이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단오날 만들어주던 5색 팔찌다. 아이와 직접 만들어보며 의미 있는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장명루는 여러 개의 실을 교차하면서 꼬아 만들어야 해 혼자서는 만들기 어려운데 아이와 나란히 앉아 만들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공방거리의 '단오'에서는 팔찌 만들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향기도예’는 다양한 도예 체험을 해볼 수 있는 도예 전문 공방이다. 컵이나 접시 등을 만들어볼 수도 있고 도자 목걸이도 그려볼 수 있다. 도예 체험에는 40분 정도 소요되며 만들어진 완성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나녕공방’은 칠보공예 명인으로 등록된 김난영 명인이 운영하는 대형 공방이다. 열쇠고리, 브로치, 머리끈 등 다양한 칠보 체험이 가능하다. 칠보 체험은 ‘행궁동 왕의 골목 여행’ 3코스에 2018년 4월 체험 프로그램으로 포함됐다.

김난영 명인은 “칠보 체험뿐 아니라 인두화 미니 의자 만들기, 부채 만들기, 복주머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고 소개했다. 각 프로그램은 전문 강사가 진행하기 때문에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수원 화성 공방거리의 나녕공방. 사진 / 유인용 기자

Info 단오 (팔찌 만들기 체험)
주소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28
문의 031-244-9615

Info 향기도예 (도예 체험)
주소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29
문의 010-6218-1323

Info 나녕공방 (칠보 체험)
주소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29
문의 010-3053-1203

행궁동 공방거리의 향기도예. 사진 / 유인용 기자

시장 속 젊은 푸드코트 ‘28 청춘’
공방 체험 후 허기가 진다면 아이 손을 잡고 팔달문 맞은편으로 넘어가 보자. 정조의 지휘 아래 만들어진 팔달문시장을 비롯해 순대가 유명한 지동시장, 포목점이 많은 영동시장 등 크고 작은 9개 시장이 모여 있어 아이에게 또 다른 체험 여행이 된다.

편하게 앉아 음식을 먹을 만한 곳을 찾는다면 영동시장 2층의 ‘28 청춘’을 추천한다. 28 청춘은 수원시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통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기획한 청년몰이다. 이곳 푸드코트에서 파스타, 백반, 카레 등 청년 창업주들의 솜씨 좋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수원 영동시장 청년몰 '28청춘'의 카레전문점, 시나브로카레. 사진 / 유인용 기자

‘시나브로카레’는 일본에서 2년 간 카레 전문 쉐프로 일했던 김중수 대표와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의 매니저 경력이 있는 이준희 대표가 공동 창업한 카레 전문점이다.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치즈카레, 전통 떡갈비가 올라간 야채카레 등 퓨전 메뉴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잘 꾸렸다.

‘새우구이가 올라간 반반한 카레’는 시나브로카레의 인기 메뉴 중 하나로 매콤한 야채카레와 초록빛 시금치카레에 오동통한 새우구이를 얹었다. 야채카레에는 튀긴 마늘을 올려 식감을 살렸고 시금치카레에는 모짜렐라치즈를 뿌려 부드러움을 더했다.

김중수 시나브로카레 대표는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라 가족 단위뿐 아니라 연인, 친구, 어르신 분들까지 방문객의 폭이 넓다”고 말했다.

영동시장 28청춘의 달토끼군것질에서는 찰떡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배를 든든히 채웠다면 이번엔 디저트 차례다. 푸드코트 중앙에 위치한 ‘달토끼군것질’은 찰떡 아이스크림과 츄러스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우유가 듬뿍 들어간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젤라또 찰떡 아이스를 얹은 ‘찰떡 아이스 스모어’는 비주얼과 맛을 한 번에 살려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김진표 달토끼군것질 대표는 “주말에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젊은 부부들이 많은데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며 “인기에 힘입어 놀이공원 내부에서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로드샵으로도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동시장 대부분 점포는 8시면 문을 닫으며 청년몰의 경우 조금 더 늦게까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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