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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여름여행] 제주 바다를 즐기는 3가지 방법…수월봉 지질트레일‧돌고래탐사‧협재해수욕장
[여름여행] 제주 바다를 즐기는 3가지 방법…수월봉 지질트레일‧돌고래탐사‧협재해수욕장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18.05.30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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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풍경 눈에 담기, 돌고래와 친구 되기, 혹은 풍덩 뛰어들기
비양도가 보이는 협재해수욕장.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여행스케치=제주] 여름으로 향하는 제주는 생기가 가득하다. 특히 제주의 바다색은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신비한 절벽길을 걷는 수월봉 지질 트레일, 동일리포구의 돌고래 탐사, 협재해수욕장에서의 물놀이까지 제주 남서쪽 바다를 즐기는 3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엉알해변의 수월봉 지질 트레일.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화산 흔적 따라 이야기 따라 해안길 걷기
제주도는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섬인 만큼 화산 지형이 잘 보존된 곳이 많다. 제주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된 곳이 9곳 있는데 제주도 서쪽 끝 차귀도포구의 수월봉도 그 중 하나다.

수월봉에는 화산 활동의 결과물이 절벽 단면으로 신비롭게 펼쳐져 있다. 수월봉에는 지질 트레일 코스가 여러 곳 있어 일대의 자연 경관을 둘러보며 산책할 수 있다.

수월봉 엉알길은 엉알해안을 따라 걷는 코스다. 걷다 보면 화산재가 겹겹이 쌓여 층을 이룬 모습이 마치 다른 행성에 온 것처럼 이색적이다. 곳곳에서 화산 분출 시 높이 날아갔던 암편들이 떨어져 지층에 콕콕 박혀 있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수월봉 지질 트레일 중 볼 수 있는 녹고의 눈물.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또 사암층 사이로 물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을 ‘녹고의 눈물’이라 한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여기에 녹고의 전설이 있다.

병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녹고와 수월이라는 남매가 약초를 구하려다 수월이 떨어져 죽었는데 그때 녹고가 흘린 눈물이 샘이 됐다는 이야기다. 녹고는 아직도 울고 있는지 계절 가릴 것 없이 물이 마르지 않고 사암층 사이로 물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수월봉 옆의 당산봉에도 지질 트레일 코스가 있다. 수월봉 트레킹이 절벽과 바다 사이를 걷는 코스라면 당산봉은 좋은 전망을 찾아 올라가는 코스다. 수월봉 앞바다에는 고래를 닮은 섬, 차귀도가 있는데 10분 정도만 오르면 차귀도포구 앞바다의 시원한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차귀도는 천연기념물 제 422호로 입도가 금지된 무인도다. 당산봉의 생이기정길 쪽에서 차귀도를 보면 마치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당산봉을 찾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해질녘이다. 차귀도의 고래 꼬리 쪽으로 해가 내려앉는 모습이 장관을 연출한다.

당산봉에서 보이는 차귀도 일몰.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돌고래와 친구 되기, 어렵지 않아요
제주 연안에는 120여 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살고 있다. 이들의 이동 거리는 꽤 먼 편으로 제주의 동쪽, 남쪽, 서쪽에 예고 없이 나타난다. 그렇지만 돌고래들도 특히 좋아하는 놀이터가 있기 마련이다. 야생 돌고래 탐사는 이들의 일상 놀이터인 제주 남서쪽 동일리포구 쪽을 기점으로 한다. 오랜 시간 돌고래의 이동을 연구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한 ‘디스커버제주’ 팀은 그들을 ‘구경’하기보다 ‘친구’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한다.

동일리포구에서 출발하는 돌고래 탐사. 사진 제공 / 디스커버제주

돌고래 탐사는 제주 토박이인 선장님과 함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진행된다. 항해를 하다 야생 돌고래 무리를 만나면 서둘러 다가가지 않고 멀리 보이는 곳에서 잠시 기다린다. 무리에서 50m쯤 떨어진 곳에서 배의 동력을 끄고 살살 뒤를 따라간다. 돌고래 무리의 앞길을 가로막지 않으면서 멀리서 관찰한다.

돌고래들은 사람을 경계하는 듯 하다가도 어느 순간 먼저 다가와 수영하고 장난을 친다. 가끔 기분이 좋아진 녀석은 배 아래에서 쑥쑥 올라와 여행자에게 깜짝쇼를 보여주기도 한다.

단, 야생 돌고래들이 놀랄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가깝더라도 만지거나 먹이를 주어서는 안 된다. 큰 소리를 내는 것도 삼가야 한다. 이쯤 되면 여행자들도 돌고래가 행여 놀라 달아날까 터져 나오는 감탄사를 삼키게 된다.

배에 가까이 다가오는 돌고래. 사진 제공 / 디스커버제주

이들 돌고래 중에는 ‘과거’ 있는 녀석들도 있다.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 등 수족관에 갇혀서 돌고래쇼를 하다 바다로 풀려난 친구들이다. 돌고래들을 보고 있자면 동그랗고 까만 눈과 살짝 올라간 듯한 입꼬리가 마치 웃는 것 같다.

적어도 갇혀 있던 녀석들은 자유라는 행복을 알았을 테니 웃고 있는 건 아닐까? 설사 그들이 웃지 않았다 하더라도 보는 이들은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돌고래 탐사가 끝나고 돌아가는 시간, 점차 멀어지는 돌고래를 보며 ‘오늘 와 줘서 고마워’하는 감사 인사가 저절로 나온다.

돌고래 탐사는 연중 진행되며 기상 상황과 바다에 따라 출항이 취소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화로 사전 확인해야 한다.

협재해수욕장.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투명한 에메랄드빛 물속으로 풍덩
제주의 바다를 즐기는 방법에 해수욕이 빠질 수 없다. 제주에는 해안을 따라 해수욕장이 굉장히 많지만 그 중에서도 협재와 금능은 물색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협재와 금능은 해안 길이가 1100m에 이르는 비교적 큰 해수욕장이다. 이 전체를 ‘협재’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이웃해 있는 두 바다가 매우 닮아 있어 쌍둥이 해변이라고도 하는데 규모로 구분하자면 협재가 형님, 금능이 아우다.

금능해수욕장.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두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은 조개껍질이 많이 섞여 있어 하얗게 반짝인다. 물이 얕고 경사도 완만해서 바닥이 하얗게 드러나며 은모래는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난다.

바닷물은 바닥이 맑게 비치는 에메랄드빛이고 용암의 흔적인 검은 바위가 넓게 퍼져 있어 바다 무늬가 다채롭다. 주변에는 소나무숲과 잔디밭이 있고 바다를 향해 앉아만 있어도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든다.

찰랑이는 바닷물이 마치 보석 같아서 당장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협재와 금능은 수심이 그리 깊지 않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도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두 해수욕장 모두 캠핑이 가능하고 인근에서는 카라반도 이용할 수 있다. 주차장이 모래사장 바로 앞에 있어 해안길을 따라 드라이브 하다가 잠깐 들러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협재해수욕장 풍경.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물놀이를 즐기고 나서 여유가 있다면 해수욕장 뒤쪽의 한림공원을 둘러보자. 10만평의 넓은 부지에 9개의 테마정원이 조성돼 있다. 1971년 개장 때 식수한 키 큰 야자수가 하늘을 향해 도열해 있는 정원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공원 내에는 두 동굴 협재굴과 쌍룡굴이 있어 둘러보고 나오면 몸이 절로 시원해진다.

드넓은 바다로 떠나는 여행은 여행자의 가슴을 뛰게 한다. 아름다운 빛깔의 바다로 피서를 계획하고 있다면 망설임 없이 제주로 떠나자.

협재해수욕장 뒤편에 자리한 한림공원.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여행 정보]

Info 당산봉
주소 제주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산18
문의 064-710-6072 

TIP 수월봉 지질 트레일 코스를 가려면 내비게이션에 ‘엉알해안’을 검색해야 한다. ‘수월봉’을 검색할 경우 수월봉 정상으로 안내하므로 절벽 단면을 볼 수 없다.
주소 제주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문의 064-728-7973

Info 디스커버제주 돌고래 탐사
예약가능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이용요금 성인 3만8000원, 12세 이하 3만3000원 
주소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하모로 98번길 14-33 동일리포구 
문의 050-5558-3838

Info 협재해수욕장
주소 제주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2497-1
문의 064-796-2404(협재해수욕장), 064-728-7672(금능해수욕장)

Info 한림공원
주소 제주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300
문의 064-796-0001
이용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7시 
이용요금 일반 1만1000원, 경로 9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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