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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세계유산 등재 확정]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⑥’ 경북 안동 봉정사
[세계유산 등재 확정]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⑥’ 경북 안동 봉정사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8.07.02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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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最古) 목조건물 극락전 등 역사적 의의 높아
보물 제1643호인 봉정사 아미타설법도. 사진 제공 / 문화재청

[여행스케치=안동]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인 국보 제15호 극락전을 보유한 경북 안동의 봉정사. 봉정사는 통일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대덕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능인대덕의 봉황이 머무른 봉정사
봉정사는 의상대사가 만들었다는 설도 있었으나 지난 1972년 봉정사 해체 수리 때 ‘672년 신라 문무왕 때 능인대덕이 창건했다’고 적힌 상량문이 발견됐다. 봉정사에는 능인대덕과 봉황에 얽힌 창건 설화가 구전된다.

안동 봉정사 대웅전의 공포. 사진 제공 / 문화재청

당시 능인대덕은 대망산의 바위굴에서 도를 닦고 있었는데 하루는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 ‘낭군님을 사모해 찾아왔다’며 끈질기게 유혹했다. 능인대덕은 여인의 유혹을 끝내 물리쳤는데 알고 보니 여인은 옥황상제가 능인대덕을 시험하기 위해 보낸 선녀였다. 능인대덕에게 감복한 선녀는 하늘에서 등불을 내려 능인대덕이 수도하고 있는 굴을 환히 밝혔고 이 빛 덕분에 능인대덕은 득도에 닿을 수 있었다.

이후 능인대덕이 도력으로 종이 봉황을 접어 날리자 현재의 봉정사 자리에 머물었다고 한다. 이에 ‘봉황이 머무른 곳’이라는 뜻에서 봉정사라는 이름을 붙였고 대망산은 ‘하늘에서 내려온 등불’이라는 뜻의 천등산으로 불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봉정사의 목조관세음보살좌상. 사진 제공 / 문화재청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목조건물
상량문에는 고려 공민왕 때인 1363년 극락전의 지붕을 중수했다는 사실이 적혀 있다. 당시 건물 신축 100~150여 년 후 중수가 이뤄졌던 점을 미뤄볼 때 극락전은 적어도 12~13세기에 세워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는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졌던 부석사 무량수전보다 반세기 정도 앞선다.

극락전에는 부석사 무량수전과 같이 배흘림 양식이 적용됐다. 직선 모양의 기둥은 착시 현상으로 인해 기둥 가운데 부분이 안으로 움푹 들어가 보이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둥의 가운데 부분을 볼록하게 만든 것이다.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인 봉정사 극락전. 사진 제공 / 문화재청

또한 봉정사의 대웅전에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후불벽화인 ‘미륵하생도’가 있다. 미륵하생도는 옷 장식과 주름, 꽃무늬와 옷깃의 보상당초무늬 등 고려 시대 불화의 대표적인 여러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국보급 벽화로 평가되고 있다.

봉정사의 총무스님은 “영산암은 정원의 풍경이 빼어나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곳”이라며 “봉정사를 찾았다면 한국의 전통미가 녹아든 영산암의 정원도 꼭 함께 둘러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봉정사 영산암. 사진 제공 / 문화재청

영산암은 봉정사에 딸린 부속 암자 중 하나로 봉정사에서 100m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영산암은 네 면을 울타리처럼 두른 모양으로 생겼는데 암자와 자연이 자연스레 조화되는 모습이 아름답다.

총무스님은 “봉정사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최종 등재돼 기쁘다”며 “앞으로 더 많은 방문객들이 봉정사의 역사적 의의와 건축적 아름다움 등을 느끼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봉정사는 안동 하회마을이나 도산서원과 멀지 않아 역사 기행으로 함께 둘러보아도 좋다.

Info 봉정사
관람료 성인 2000원, 학생‧군인 1300원, 어린이 600원
주소 경북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길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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