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영광] 잎이 지면 꽃이 피고, 꽃이 지면 잎이 나오는 꽃. 꽃과 잎이 서로 보지 못하고, 서로를 생각하고 그러워만 한다는 상사화가 9월이면 전남 영광의 불갑산을 온통 붉게 물들인다.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상사화는 산기슭이나 풀밭에서 군락을 이루며, 사찰에서 많이 심기도 한다. 영광군 관계자는 “스님들이 탱화를 그릴 때 상사화 꽃을 말려 물감을 만들고, 뿌리는 즙을 내어 칠을 하면, 좀이 슬지 않고 색도 변하지 않기 때문에 많이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불갑사에는 상사화와 관련된 설화가 전해진다. 불갑사에서 수행하던 ‘경운’이라는 스님이 불갑사를 창건한 마라난타 존자의 고향인 간다라 지역으로 유학을 떠난다. 스님은 법회에서 만난 간다라 지역 큐샨 왕의 공주와 서로 첫눈에 반하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왕은 스님을 추방하게 되고, 공주는 ‘내세에서라도 사랑을 맺자’며 작은 화분에 참식나무 한그루와 작은 씨앗을 선물로 주었다. 불갑사로 돌아온 스님은 ‘같이 있어도 같이 하지 못하듯 함께하지 않아도 같이 있음’을 되뇌면서 나무 아래서 열반을 든다.
9월이 되자 스님이 정성껏 길렀던 참식나무 밑에서 꽃이 피어나는데,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스님들은 경운 스님의 사연을 떠올리면서 상사화라 하였다고 한다.
꽃무릇의 최대 군락지, 불갑산
상사화는 석산, 꽃무릇이라고도 불린다. 불갑산은 약 300만㎡ 규모로 우리나라 최대 군락지로 알려져 있다. 축제가 시작되는 9월이면 일주문에서 불갑사까지 조성된 공원에는 붉게 물든 상사화의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상사화 축제에서는 상사화 참사랑 꽃길 걷기, 인도 공주 야간 퍼레이드, 상사화 결혼식, 참사랑 소원등 달기, 어린이 가요제, 커플 가요제, 전국 다문화 모국 춤 페스티벌 등의 참여행사가 열린다.
또한, 산악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점을 감안하여 ‘전국 산악인 등산복 꽃맵시 선발대회’도 개최한다. 축제기간 중 매일 열리는 이번 등산복 꽃맵시 선발대회(참가비 : 1만원)에서는 등산복 패션쇼, 장기자랑 등을 통해 상품과 기념품이 지급된다.
이밖에도 소원성취 사랑의 연줄 드리우기, 상사화 예술제 등의 문화행사와 SNS 사진 인증샷, 상사화 우체통 편지쓰기, 상사화캐릭터 티만들기, 상사화 캐리커처 등의 체험행사가 펼쳐진다.
영광군 관계자는“대한민국 대표 가을축제로 손꼽히는 영광불갑산사사화축제를 찾아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드시기 바란다”면서“영광군의 수려한 경관, 남도의 인심과 먹거리가 관광객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18회를 맞는 영광불갑산상사화 축제는 문화관광육성축제이자 전라남도 대표축제로 선정되어 축제의 우수성이 이미 공인된 바 있다.
Info 제18회 영광 불갑산 상사화축제
기간 9월 13~19일
주소 전남 영광군 불갑사 관광지 일원
문의 http://sangsahwa.cafe24.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