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을 선정했다. '남도 맛기행'이라는 테마로 선정된 광주ㆍ목포ㆍ담양ㆍ나주는 8권역에 해당된다. 전남의 싱그러운 숲을 걷고, 맛있는 지역음식을 즐길 수 있는 '남도 맛기행'을 소개한다.
[여행스케치=나주] 나주시 산포면에 있는 산림자원연구소를 들어서면 전봇대보다 훨씬 높은 메타세콰이어가 두 줄로 나란히 서 있는 길과 마주하게 된다. 끝이 작은 점으로 보이는 길은 아름답고 웅장하다.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어 걷는 재미는 반감되었지만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니 시야가 밝아진다. 메타세콰이어 아래에는 맥문동이 보라색 꽃을 피우고 앉아 있다. 까치와 비둘기가 나뭇가지 위에서 졸고, 매미들이 짝을 찾아 애타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곳 나무들은 대부분 이름표를 달고 있다. 애기동백, 은목서, 말오줌때, 노각나무, 대산목 등등 익숙한 이름과 낯선 이름들이 스쳐간다.
여기저기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정자나 원두막에 앉아 과일을 나눠 먹기도 한다. 한낮에도 숲길에는 더위가 머무를 공간이 없다. 어디선가 산들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밀어낸 덕분이다.
산림자원연구소에서는 틈틈이 숲 해설과 나무들에 관한 교양강좌를 열기도 하고, 치유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산림욕장도 있다. 2018년 12월말까지는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이다.
숲이 주는 일상 속의 치유현상을 가르쳐주는 ‘빛가람 치유의 숲’은 도시근교형 치유의 숲으로 이용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구소는 생태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보유하고, 음이온과 피톤치드가 풍부해 이용객의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치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다.
치유센터, 식산오름길, 숲속사색길 등 다양한 숲길에서 차별화된 치유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목적이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 주기 위함이란 사실을 엿보게 한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Info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
주소 전남 나주시 산포면 다도로 7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걸쭉한 콩물국수
호남지방에서 이름 좀 있는 음식점은 죄다 수 십 년 역사를 가졌거나 몇 대가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다. 나주 산림자원연구소에서 정문을 나와 오른쪽으로 300여 미터 이동하면 나타나는 음식점 번영회관도 그런 곳이다.
엄마와 아들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번영회관은 32년 전 엄마가 백반을 팔기 시작한 이래 줄곧 백반만을 팔고 있다. 단골손님이 워낙 많고, 유명세를 떨치고 있어서 백반만 만들어 팔아도 자식들 가르쳐서 결혼시킬 정도로 돈을 벌었다. 그래서 다른 메뉴로 바꿀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한우고기는 손님들이 사흘 전에 예약해야 준비하고, 콩물국수는 여름에만 합니다.”
엄마에 이어 이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아들 홍덕중 씨는 백반집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나는 말을 한다. 밑반찬 7~8가지, 시래기 된장국이나 찌게, 생선구이나 돼지고기가 오른다.
콩물국수에 사용하는 콩은 해남에서 국산 진품으로 사온다. 해마다 주문해서 갖다 쓰기 때문에 국산콩이 틀림없다고 한다. 콩물국수는 국물이 걸쭉하다.
가끔 국수만 건져 먹고 국물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콩물국수의 참맛은 콩물임을 가르쳐주며 다 마시라고 권한다.
Info 번영회관
주소 전남 나주시 산포면 세남로 1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