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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스쿠터로 달리는 '경북 포항 해안도로'(2)
스쿠터로 달리는 '경북 포항 해안도로'(2)
  • 박지원 기자
  • 승인 2016.05.13 11: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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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속도로 들여다본 포항의 매력

[여행스케치=포항] 스쿠터를 빌려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보면 짙고 푸른 바다 풍경에 몇 번이고 스쿠터의 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고즈넉한 어촌마을의 생활상이 엿보이는 하정3리 일원을 훑고 나오면 구룡포와 호미곶으로 뻗은 929번 지방도가 나온다. 이 도로도 스쿠터를 세우고 싶은 경치가 어김없이 펼쳐진다.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놓은 듯해 개성 넘치는 사진을 남기기에 안성맞춤인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가 그렇다. 신발을 벗고 모래사장으로 들어가면 발가락 틈새로 고운 모래가 스며드는 구룡포해수욕장, 밑바닥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깨끗한 바닷물에 맨발을 넣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삼정해변도 마찬가지다. 이 덕분에 종일 바다를 끼고 달려도 질리지 않는다.

강사2리와 대보2리 사이 해안도로. 사진 / 박지원 기자.

호미곶 관광지에 닿기 전에 나타나는 강사2리와 대보1리를 잇는 해안도로도 기막히다. 스쿠터 스로틀을 당기는 내내 거센 파도가 밀려와 갖가지 기암괴석에 부딪히는 풍경은 제주의 비경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바다의 기암괴석과 해송이 조화를 이룬 해국 자생지 데크길. 사진 / 박지원 기자.

이 도로 시작점에 있는 데크길은 마치 자석 같다.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사람 하나 없는데 저절로 발걸음이 향하니 말이다. 한쪽에선 바위와 맞닿아 산산이 부서지는 새하얀 포말이, 다른 한쪽에선 울창하게 우거진 송림이 시신경을 자극한다.

스쿠터를 세우게 만드는 바다 풍경, 상생의 손. 사진 / 박지원 기자.

이렇듯 장엄한 바다를 벗 삼아 달리다 보면 호미곶 관광지가 나타난다. ‘상생의 손’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역사적ㆍ문화적 가치가 높은 국립등대박물관을 둘러본 다음에는 도구해수욕장 쪽으로 방향을 잡고 쭉쭉 진행하자. 그렇게 달리다 스쿠터 엔진을 잠시 식힐 곳은 포항함 체험관이다.

한주호 준위의 동상이 인상적인 포항함 체험관. 사진 / 박지원 기자.

2010년 3월 백령도 앞바다에서 북한 잠수정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과 동일 재원의 함정이다. 평소 브라운관을 통해서만 엿볼 수 있었던 해군 초계함 내부와 외부를 낱낱이 살펴볼 수 있다. 천안함 침몰 당시 실종자 구조에 나섰다가 순직한 UDT 특수전여단 한주호 준위의 동상 앞에서 그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것도 잊지 말자.

처음만난 사람들도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파티'. 사진 / 박지원 기자.

여장을 풀 자리는 ‘게스트하우스 파티’다. 위트 넘치는 이종국 사장이 운영하는데, 이색 게스트하우스로 유명하다.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 언제나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숙소가 독특한 까닭은 ‘파티’란 이름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사장이 팔을 걷어붙이고 처음 만난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잘 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여기서 사람들과 복작거리길 원하면 파티에 참여하고, 달콤한 휴식이 간절하면 객실에서 잠을 청하면 된다.

이튿날 눈을 뜨면 20번 지방도를 따라 영일대해수욕장을 거쳐 칠포ㆍ오도ㆍ월포해수욕장까지 달리자. 그러다 7번 국도로 갈아타고 보경사에 도착해 포항 스쿠터 여행의 마침표를 찍자.

Info
게스트하우스 파티
숙박료 2인 1실, 3인 1실(온돌방ㆍ침대방) 2만원, 커플침대방 4만원
파티 참가비 파전&분식+막걸리 1인당 5000원, 뭐든 시켜 먹기 1인당 1만원 선
주소 경북 포항시 남구 새천년대로460번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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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2021-10-30 12:44:15
오토바이 어디서 빌렸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