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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미식 여행] 살이 꽉 찬 꽃게들이 돌아오는 가을 시작~
[미식 여행] 살이 꽉 찬 꽃게들이 돌아오는 가을 시작~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09.07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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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수컷 꽃게가 제철
8월이 지나면 인천 지역의 꽃게 금어기가 풀려 가을 꽃게들이 어획되어 들어온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인천] 꽃게는 1년에 두 번 제철이 찾아온다. 심지어 성별에 따라서도 달라 봄에는 암게, 가을에는 숫게가 제철이라 하니 매년 구별이 헷갈리기도 한다. 그러나 꽃게의 생태를 알게 되면 아주 당연한 일이다.

인천ㆍ옹진수협 위판장 두 곳에 꽃게가 가득
꽃게는 우리나라 서해에서 주로 잡힌다. 그래서 꽃게 산지로 유명한 지역도 여럿이지만, ‘연평도 꽃게’는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을 정도로 특히 유명하다. 이는 연평도를 포함한 인천 앞바다에서 전체 70%가량의 꽃게가 어획될 정도로 양이 많았기 때문으로, 연평도 어장과 서해특정해역에서 어획된 꽃게들이 TAC 어종으로 관리된다. 그 꽃게들이 모이는 장소가 인천수협연안위판장과 옹진수협연안위판장이다.

인천 섬 여행의 허브인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이 바다 건너편에 마주보이는 소월미도의 한 항만에 인천ㆍ옹진수협 위판장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이유희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조사원은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등 서해5도 해역에서 어획한 꽃게들은 전부 이곳으로 온다”고 말한다.

“참홍어나 피뿔고둥 등 다른 어종들도 다양하게 들어오지만, 봄과 가을에는 꽃게의 비율이 절대적이에요. 보통 여름 두 달 동안 시행하는 금어기와 꽃게들이 심해로 내려가는 어한기를 제외하고는 연간 180일 동안 꽃게 조업이 이루어집니다.”

옹진수협 위판장에서 살아있는 활꽃게들이 위판되는 장면. 사진 / 노규엽 기자
위판장으로 들어온 꽃게들은 다시 선별작업을 거쳐 상태별로 나눠진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그래서 봄과 가을이면 인천수협과 옹진수협 위판장 두 곳에 거의 매일 꽃게들이 넘쳐난다. 위판장으로 모인 꽃게들은 가지각색으로 구분된다. 암컷과 수컷을 나누는 것은 당연하고, 살아있는 ‘활꽃게’인지 산채로 냉동시킨 ‘냉동 꽃게’인지 등도 구분한다. 크기에 따라 대ㆍ중ㆍ소로도 나눠 담고, 무게 측정까지 마쳐야 비로소 위판 준비가 끝난다. 이는 인천 앞바다의 특수성 때문에 더욱 각별하게 나눠진 것이다.

“꽃게를 어획하는 해역이 덕적도와 연평도처럼 가까운 곳도 있지만, 대청도처럼 멀리 떨어진 어업구역도 있거든요. 운반시간이 길게는 7~8시간이 걸리기도 해서 위판장으로 오는 사이에 폐사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니 살아있는 활꽃게로 가져오지 못할 것 같으면 산채로 냉동시켜 운반하기도 하는 거죠.”

봄에는 꽃게들이 건강해서 운반 중에 죽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가을 어기에는 덥기도 하고 몸도 약해져 있어 폐사율이 높다고. 그래서 가을에는 위판장으로 옮겨진 후 다시 선별 작업을 거치기도 한단다.

가을에 숫꽃게가 맛있는 이유
성별에 따라 제철이 나뉘지만 가을이라고 숫게가 더 많이 잡히는 것은 아니다. 고정자망과 유자망 등 주로 그물을 이용해 어획하는 꽃게들을 암수 구분하여 어획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성별에 따라 제철이 나뉜 이유는 산란기와 관계가 있다.

배를 보았을 때 뾰족하고 얇은 덮개 모양이 보이면 수컷 꽃게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살아있는 꽃게들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철망으로 막아 수조에 보관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모든 생물이 그렇듯이 산란기가 가까운 암컷들의 영양 상태가 좋잖아요. 그러니 봄에는 한창 살을 찌우고 있는 암컷의 인기가 많아지죠. 알을 낳고 난 이후인 가을에는 살도 없는 ‘뻥게’라 선호되지 않아요. 대신 금어기동안 잘 먹어서 살이 잔뜩 오른 숫게가 제철이 되는 거죠.”

꽃게 암수를 구별하는 방법은 다른 게류보다 간단하다. 꽃게가 배를 드러낸 상태에서 화살표처럼 뾰족하고 얇은 덮개 모양이 보이면 숫게, 둥글고 넓은 덮개가 보이면 암게다. 특히 암게는 산란기가 가까워지면 몸 안에 지니고 있던 알이 둥근 덮개 밖으로 밀려 나와 알을 배 밖에 품고 다니는 형태가 된다. 이를 ‘외포란’이라고 부르는데, 암게가 외포란을 지녔을 때는 무조건 어획이 금지된다. 그리고 암게가 외포란을 가장 많이 지니는 시기를 잡아 금어기를 시행하고 있다.

“보통 2~3년을 사는 꽃게는 적게는 2번, 많게는 4번의 알을 낳습니다. 보통 주 산란 시기에 맞춰 6월 21일에서 8월 20일까지를 금어기로 운영하고 있죠. 단, 서해5도는 특수성이 있어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를 금어기로 지정합니다.”

덧붙여, 이 조사원은 “외포란을 보호하는 것이 자원조성 효과가 굉장히 크다”며 금어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천에는 꽃게와 함께 대청도에서 어획한 홍어들도 많이 들어온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꽃게 제철에 따라 제철 음식도 달라
꽃게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식재료다. 탕, 게장, 찜, 무침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식으로 즐길 수 있고, 육수를 낼 때 활용하면 깊은 맛이 우러나는 장점도 있어서다. 이유희 조사원은 꽃게를 이용해 직접 조리를 할 때 알아두면 유용한 팁을 알려준다.

“내장이 있는 등딱지에 밥을 비벼 먹어야 제맛인 간장게장에는 봄철 암게, 찜이나 양념게장에는 살이 탄탄히 차 있는 가을 숫게를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요리에 따라 크기 선호도가 다르기도 합니다. 게장을 담글 때는 갑폭(가로길이)이 14cm 정도 되는 꽃게를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어시장을 찾으면 제철을 맞은 활꽃게는 물론, 제철에 잡아 급냉시켜둔 암컷 꽃게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그렇다고 꽃게 제철에 따라 음식도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민들이 활꽃게와 냉동게를 구분지어 들여오듯이, 시장에서도 제철에 잡은 활꽃게와 냉동게를 나누어 판매하고 있다. 연안부두 뒤쪽 동네에 자리한 인천종합어시장을 찾으면 철에 따라 암게와 숫게를 가격을 달리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활꽃게는 물론 지난봄에 어획해 급냉 시킨 암꽃게들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올가을, 인천 바다를 찾는다면 꽃게 먹부림을 부려볼 기회를 잡아보는 것도 좋겠다.

가을에는 수컷이 제철이라고 하지만, 시장에서 냉동된 암컷 꽃게를 구해 게장을 담궈도 맛이 좋다. 사진 / 여행스케치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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