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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미식 여행] 가을바람과 함께 등장하는 힘찬 목포 낙지
[미식 여행] 가을바람과 함께 등장하는 힘찬 목포 낙지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10.11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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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 하나 버릴 것 없는 바다 보양식
목포북항 전경. 낙지는 목포 인근 무안, 신안, 해남 등지의 바다에서 어획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목포] 문어, 주꾸미와 함께 다리가 8개인 낙지는 생으로 먹어도 비린내가 거의 없어 비슷한 두족류 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수산물이다. 또, 여름에 더위 먹은 소에게 낙지 다섯 마리를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운을 차리는 보양식으로 이름났다.

부르는 이름 다양하지만 모두 같은 종
낙지는 갯벌이나 조간대(만조 때와 간조 때의 해안선 사이 부분) 하부에서부터 수심 100m 전후 깊이까지 서식하는 연체동물이다. 목포의 수산물 판매장이나 식당에서 산낙지, 뻘낙지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볼 수 있는데, 이름 그대로 산낙지는 살아있는 낙지를 뜻하고 뻘낙지는 뻘(갯벌)에서 잡아온 낙지를 뜻한다.

그렇다면 세발낙지는 다리가 세 개인가라는 착각을 할 수도 있지만, 한자로 가늘 세(細)를 사용한 다리가 얇은 낙지를 뜻한다. 목포의 수산자원을 조사하고 있는 김지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조사원은 “다리가 가는 낙지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어 구분하기 위해 부르는 이름”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어획되는 낙지는 한 가지 종”이라고 말한다.

산낙지, 뻘낙지 등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지만 모두 같은 종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통발어법과 갯벌에서 직접 잡아들이는 방법으로 어획되는 낙지. 사진 / 노규엽 기자
목포수협 활어위판장 전경. 사진 / 노규엽 기자

낙지를 어획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야행성인 낙지가 먹이 활동을 위해 움직일 때 칠게 등을 미끼로 사용해 어획하는 통발어법이다. 다른 방법은 어민이 갯벌에 나가 낙지 숨구멍을 찾아내 직접 손으로 끄집어내거나 삽으로 뻘을 퍼서 어획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사람이 직접 어획한 낙지를 뻘낙지라고 부르는데, 목포수협 활어위판장에서는 “이게 진짜 낙지”라며 추켜세운다. 이에 대해 김지은 조사원은 “물이 들어오고 나간 시간대에 따라 낙지 어획 방법이 달라지는 것뿐으로, 어획 장소는 비슷한 해역”이라며 “다만 뻘낙지의 살이 더 통통하고 쫄깃하다며 선호도가 높은 것도 사실”이라고 알려준다.

낙지는 목포 인근의 무안, 신안, 해남 등지의 바다에서 어획되는데, 뻘낙지 선호도가 높아 예부터 무안 뻘낙지가 특별히 유명하다. 무안의 넓은 갯벌에서 잡아들인 뻘낙지는 중국이나 타지에서 잡히는 낙지보다 육질이 쫄깃하고 맛있다고 알려진 것.

과거에는 영암 낙지도 무안에 뒤지지 않게 유명했지만, 영산강하구둑 건설과 간척 사업이 진행되며 갯벌이 사라져 이제는 이름 정도만 남아있다. 

낙지 어획량 감소와 금어기 시행
목포수협 활어위판장에 모인 낙지들은 크기 별로 분류되어 고무대야에 담긴다. 어업인들은 위판을 기다리는 동안 계속 물을 공급해주고, 물을 갈아주는 작업을 쉬지 않는다.

김지은 조사원은 “낙지가 죽어버리면 손해가 심하니 낙지가 계속 살 수 있도록 산소가 든 물을 공급해주는 것”이라며 “최근 낙지 어획량이 줄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한다.

낙지를 크기 별로 분류하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낙지가 계속 살 수 있도록 산소가 든 물을 공급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추석이 지나 10~11월로 갈수록 낙지 가격은 내려간다. 사진은 어시장 전경. 사진 / 노규엽 기자

“수 년 전부터 해마다 어획량이 줄어드니까 무안 어민들이 자율적으로 금어기를 정했어요. 그런데 무안 어민들만 지키면 큰 효과가 없잖아요. 그래서 2018년부터는 정식 금어기를 지정해 6월 21일부터 7월 20일까지 낙지를 어획하지 않았습니다.”

낙지에는 타우린과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어 피로회복과 자양강장에 좋은 순수 자연산 보양식이다. 김 조사원은 “가을이 막 시작되는 시기에는 추석 명절이 겹쳐 낙지 가격이 비싼 편”이라며 “추석을 지나 10~11월로 갈수록 가격이 내려간다”며 구매 팁을 알려준다.

낙지는 어느 곳 하나 버릴 것 없이 전체를 먹을 수 있기에 손질도 쉽다. 몸통과 다리를 잘라낼 때 눈처럼 보이는 곳 아래로 칼을 넣어 분리해내면 끝.

다리는 짧게 끊어 회로 먹어도 좋고 살짝 데쳐 먹어도 질기지 않고 좋다. 몸통은 끓는 물에 데치기만 해서 잘라 먹으면 끝. 딱딱하게 씹히는 식감을 피하려면 낙지 다리가 모이는 중앙에 있는 입만 제거해주면 된다. 낙지가 물렁거려 몇 번 뒤집기만 해도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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