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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가을여행주간] 설악산 울산바위와 외옹치항에서 바라본 동해
[가을여행주간] 설악산 울산바위와 외옹치항에서 바라본 동해
  • 김세원 기자
  • 승인 2018.10.30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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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바다 한 가득 새 희망을 채우다
외옹치항 65년만인 지난 4월 일반인에게 개방
'외옹치 바다향기로', 색다른 산책로 조성

[여행스케치=속초] 쌀살해지는 가을 속초 바다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절경을 뽐내는 설악산 울산바위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보고 65년 만에 개방된 외옹치 바다향기로를 걸으며 바다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자. 탁 트인 바다를 즐기면서 늑가을의 절경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울산바위에서 동해를 내려다보다
울산바위는 설악산에서 동해를 감상하기 가장 좋은 봉우리다. 다른 코스에서도 바다를 감상할 수는 있지만 안쪽으로 굽이굽이 들어가기 때문에 탁 트인 바다를 보려면 울산바위가 제격이다.

신흥사 일주문을 넘어가면 설악산 울산바위 코스가 시작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신흥사 일주문을 넘어가면 설악산 울산바위 코스가 시작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속초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에서 7번이나 7-1번 버스를 타고 설악산 소공원 정류장에 도착해 입구를 지나면 '설악산신흥사' 라고 적힌 커다란 일주문을 만날 수 있다. 이것을 넘어가면 울산바위로 향하는 코스가 시작된다.

코스 내내 바위를 타고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들려 명상하듯 마음이 차분해진다. 신흥사부터 흔들바위 까지는 총 3.8km의 울산바위 코스 중 2.8km로 코스의 70%에 달하지만 경사가 완만해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작은 돌탑들을 따라 걷다 보면 흔들바위 주위로 사람들이 가득하다.

흔들바위로 가는 길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흔들바위로 가는 길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왼쪽에서 밀면 아이들이 밀어도 흔들리는 흔들바위. 사진 / 김세원 기자
왼쪽에서 밀면 아이들이 밀어도 흔들리는 흔들바위. 사진 / 김세원 기자

설악산 인기스타인 흔들바위는 흔들린다는 사람도 있고 아니라는 사람도 있다. 혼자 흔드는 모습을 보면 긴가민가하지만 여럿이 떼로 달려들어 미니 금방이라도 데구루루 굴러가지 않을까 할 정도로 흔들거린다. 꼭 흔들바위를 흔들고 싶다면 왼쪽을 공략하자. 오른쪽에선 꿈쩍하지도 않던 것이 왼쪽에서 밀자 어린아이 두셋이 밀었는데도 잘 움직인다.

흔들바위에서 고개를 치켜들면 최종 목적지인 울산바위가 보인다. 사진 / 김세원 기자
흔들바위에서 고개를 치켜들면 최종 목적지인 울산바위가 보인다. 사진 / 김세원 기자

흔들바위에서 고개를 치켜들면 최종 목적지인 울산바위가 보인다. 거대하고 단단해 보이는 외경과 달리 얽힌 이야기가 아주 귀엽다. 조물주가 금강산을 만들면서 전국의 아름답다는 바위들을 불러 모았다. 울산에 있던 바위도 조물주의 눈에 들기 위해서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설악산 부근에 다다랐을 때 이미 금강산의 일만이천봉 자리가 다 차버린 후였다. 이 소식을 들은 울산바위가 실망하였으나 설악산의 경치에 반해 이곳에 정착했다는 전설이다.

전설은 귀엽지만 설악산이란 이름답게 이후부터 악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동해를 보러 가는 길은 아찔하다. 1km 정도의 계단 코스는 짧지만 가팔라 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계단을 오르는 걸음걸음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울산바위에 올라 몸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동해가 펼쳐진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울산바위에 올라 몸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동해가 펼쳐진다. 사진 / 김세원 기자

그렇게 오르고 또 올라 울산바위에 도착해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면 속초의 바다가 눈에 가득 담긴다. 매서운 찬바람에 눈물이 질금 나지만 비단 바람 때문만일까. 울산바위 정상에 올라 해냈다는 마음과 함께 탁 트인 바다가 앞으로 어떤 일이든 잘 풀릴 것만 같은 마음이 들게 한다.

Tip 울산바위 코스
소공원을 시작으로 신흥사, 내원암, 흔들바위를 거쳐 울산바위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총 3.8km. 개인 편차가 있지만 편도로 약 2~3시간 정도 걸린다.

Info 설악산 울산바위
장소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146-3
입장료 성인 3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65년 동안 간직한 아름다움 '외옹치 바다향기로'
멀리서 광활한 바다를 보았다면 이제 푸른빛이 도는 맑은 바다를 가까이서 마주해보자. 속초 해수욕장에서 외옹치항 쪽으로 15분 정도 걸으면 6.25전쟁 휴전 이후 일반인 접근이 금지됐던 외옹치가 나온다. 이곳은 1970년대 무장공비침투사건으로 해안 철책이 쳐지면서 완전히 외부와 차단되었다. 평생 단단히 잠겨있을 것만 같던 곳이 지난 4월 12일 65년 만에 개방되면서 이곳에 산책로인 '외옹치 바다향기로'가 조성되었다.

외옹치 해수욕장 바로 옆에 자리한 '외옹치 바다향기로' 사진 / 김세원 기자
외옹치 해수욕장 바로 옆에 자리한 '외옹치 바다향기로' 사진 / 김세원 기자
외옹치 바다향기로에서 볼 수 있는 속초의 바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외옹치 바다향기로에서 볼 수 있는 속초의 바다. 사진 / 김세원 기자

긴 시간 동안 민간인 접근이 차단되어있던 곳이라 오염되지 않은 모습이 남아있어 더욱 더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속초 해변부터 외옹치항까지는 약 1.7km인데 외옹치 바다향기로만 걸을 경우에는 950m로 3~40분이면 충분한 거리이다. 급격한 경사가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출입 통제를 위해 세워졌던 철책이 대부분 걷히고 이제는 195m 정도만 남아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출입 통제를 위해 세워졌던 철책이 대부분 걷히고 이제는 195m 정도만 남아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데크길은 철책이 남아있는 안보체험길로 이어진다. 실제로 군인들이 보초를 서고 있어 괜히 긴장감이 돈다. 이곳의 철책은 속초시에 남겨진 유일한 철책이라 역사적 의미가 있다. 쭉 늘어서 있던 철책이 걷히기까지 6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195m 정도만 철책이 남겨져 있는데, 종전을 논하는 지금에 와서 보니 색다른 기분이 든다.

고고하게 바위 위에 앉아 관광객들을 구경하는 갈매기들. 사진 / 김세원 기자
고고하게 바위 위에 앉아 관광객들을 구경하는 갈매기들. 사진 / 김세원 기자
외옹치 바다향기로 옆에서는 해송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외옹치 바다향기로 옆에서는 해송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바다 옆으로 난 길이라 바다만 보여 지겹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대편으로 커다란 암석들이 보인다. 단단한 바위에 어떻게 뿌리내린 것인지 크게 자란 해송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철썩철썩 파도가 치는 바위에 앉아있는 갈매기 떼도 볼거리 중 하나인데 먹이를 먹으려고 관광객에게 접근하는 다른 곳의 갈매기와 달리 고고하게 바위 위에 앉아 관광객들을 구경한다. 이것저것 보다 보면 데크길은 어느새 끝 지점인 방파제에 다다랐다.

일 년을 돌아봤을 때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걸은 시간이 얼마나 될까? 짧은 거리지만 햇살과 바람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데크길이 너무 짧다면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해파랑길 45코스와 겹치는 속초 해수욕장까지 난 길을 쭉 걷는 것도 좋겠다.

Info 외옹치 바다향기로

주소 강원 속초시 대포동 외옹치 바다향기로 (외옹치 해수욕장 주변)

이용시간 동절기 오전 8시~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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