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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가을여행주간] 외딴 남쪽 바다, 그 말간 얼굴…꾸밈없는 거제의 풍경을 탐하다
[가을여행주간] 외딴 남쪽 바다, 그 말간 얼굴…꾸밈없는 거제의 풍경을 탐하다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8.10.31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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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서 더 애틋한 고장, 거제의 바다를 만끽하다
숨은 비경…노부부가 평생 일군 공곶이수목원
거제섬꽃축제 개최 기간 맞춰 '거제시 가을여행주간' 진행
계룡산 상부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다도해를 조망하는 여행객들. 사진 / 조아영 기자
계룡산 상부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다도해를 조망하는 여행객들.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거제] 여름 바다와 늦가을 바다는 전혀 다른 낯을 보여준다. 폭염이 절정을 이루었던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과 곁을 내주었다면, 가을을 보내는 이때에는 고요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 바다를 마음껏 조망할 수 있는 남쪽 섬 거제에서 가족과 오붓한 여행을 떠난다. 

멀어서 더 애틋한 고장이 있다. 서울에서 다섯 시간 남짓, 경남 내륙에 자리한 지방에서도 꼬박 한두 시간은 달려가야 만날 수 있는 거제는 쉽게 닿을 수 없어 퍽 그립고 정다운 곳이다. 

현재는 부산과 이어지는 거가대교, 통영과 이어지는 신거제대교와 거제대교가 놓여 섬 아닌 섬처럼 느껴지지만, 높은 전망대에 올라 발아래에 펼쳐진 풍경을 조망하고, 크고 작은 곶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비로소 바다의 품에 안긴 섬에 도착했음을 느낄 수 있다.

계룡산에 올라 다도해를 마주하다
주말을 앞둔 거제 시내는 떠들썩하다. 지난 3월,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에 새로운 명물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평화파크 하늘광장과 해발 약 560m 계룡산 상부를 잇는 거제관광모노레일(총 3.54km, 약 50분 소요)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타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에 마련된 관광모노레일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에 마련된 관광모노레일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동글동글 앙증맞은 모양새를 한 모노레일. 사진 / 조아영 기자
동글동글 앙증맞은 모양새를 한 모노레일. 사진 / 조아영 기자
내부에는 안전 지킴이 역할을 하는 태블릿 PC가 설치되어 있어 염려를 덜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내부에는 안전 지킴이 역할을 하는 태블릿 PC가 설치되어 있어 염려를 덜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앙증맞은 모양새를 한 하얀 모노레일에 몸을 실으면 좌측 상단에 자리한 태블릿 PC가 눈길을 끈다.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언제든 직원을 호출하고 원활하게 통화할 수 있도록 안전지킴이 역할을 하는 기기다. 또한, 거제의 명소를 비롯해 거제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영상으로 함께 소개하고 있어 여행의 설렘을 더한다.

모노레일은 레일 위를 빠르게 달리지 않는다. 느리고 부드럽게, 풍경을 찬찬히 눈에 담을 수 있을 만큼의 속도로 산을 오른다. 양옆으로 빽빽이 자라난 소나무 숲길을 가르고, 투박한 돌탑 무리를 지나면 이윽고 계룡산 상부에 다다른다.

승강장에서 안전요원의 안내를 따라 하차 후, 야트막한 산 능선으로 걸음을 옮겨본다. 탁 트인 바다 위로 몽글몽글 떠 있는 크고 작은 60여 개의 섬, 계룡산 정상 방면으로 난 산책로와 계단, 잠깐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보인다. 일찌감치 전망대에 자리를 잡고 망원경으로 풍경을 조망하는 이들도 있다.

모노레일에 탑승한 뒤 바라본 풍경. 사진 / 조아영 기자
모노레일에 탑승한 뒤 바라본 풍경. 사진 / 조아영 기자
목재데크길과 산책로, 전망대가 갖추어져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목재데크길과 산책로, 전망대가 갖추어져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날씨가 맑을 때는 부산 영도와 일본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날씨가 맑을 때는 부산 영도와 일본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산책로 근처에는 포로수용소 잔존 유적도 함께 자리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산책로 근처에는 포로수용소 잔존 유적도 함께 자리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전망대에서는 다도해 풍경과 거제면 일대, 문재인 대통령 생가를 볼 수 있다. 국사봉 등 거제의 산은 물론 맑을 때는 부산 영도와 일본 대마도까지 보이는 전망을 갖췄다. 경남 김해시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김미영 씨는 “모노레일을 타고 산에 올라 거제의 풍경을 감상하니 편안하고 즐겁다”며 “좋아하는 바다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한다. 

사뭇 다른 감상을 안겨주는 유적도 산책로 곁에 자리한다. 6.25 전쟁 때 통신대 역할을 했던 유엔군 제1거제도전쟁포로수용소 초단파 구역이다. 얼핏 보면 돌이 무더기로 쌓인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수용소 안에서 발생한 사건과 작전을 보고하고, 통영 용초도, 봉암도 등과 연락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 출발해 등산로를 따라 30분 정도 산을 오르면 계룡산 정상에 닿을 수 있어 가벼운 등산을 즐기기에도 좋다.

Info 거제관광모노레일
탑승요금(왕복)
성인 1만2000원, 중고생 1만원, 어린이 8000원, 만 65세 이상 8000원
운행시간 오전 9시~오후 4시(11~2월)
주소 경남 거제시 계룡로 61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평화파크 내

마을 속에 숨은 비경, 공곶이와 서이말
거제시 일운면 예구마을 끝자락에는 공곶이로 가는 입구가 있다. 다소 생소한 ‘공곶이’라는 지명은 지형이 바다를 향해 엉덩이처럼 튀어나와있다고 해서 엉덩이 고(尻)자와 곶(串)이 만난 이름이다. 이곳은 강명식 할아버지와 아내 지상악 할머니가 괭이와 삽으로 평생 동안 일군 다랭이 농원으로 동백나무, 수선화, 조팝나무 등 50여 종의 나무와 꽃이 심겨 있다. 

공곶이로 향하는 길. 사진제공 / 거제시청
공곶이로 향하는 길. 사진제공 / 거제시청
돌고래전망대에서는 운이 좋다면 돌고래를 직접 관측할 수 있다. 사진제공 / 거제시청
돌고래전망대에서는 운이 좋다면 돌고래를 직접 관측할 수 있다. 사진제공 / 거제시청
탁 트인 전망을 선사하는 서이말 전망대. 거제의 명소인 해금강과 바람의 언덕 등을 두 눈에 가득 담을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탁 트인 전망을 선사하는 서이말 전망대. 거제의 명소인 해금강과 바람의 언덕 등을 두 눈에 가득 담을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일운면 지세포리에 자리한 서이말 등대. 사진 / 조아영 기자
일운면 지세포리에 자리한 서이말 등대. 사진 / 조아영 기자

산비탈에 자리한 다랭이 농원인 만큼 가파른 탐방로를 따라 조심조심 걸음을 옮겨야 하지만, 어느새 농원에 다다르면 빽빽한 숲에 가려져 있던 비밀의 화원이 펼쳐진다. 한겨울이면 새빨갛게 핏빛으로 피어나는 동백이 이곳을 물들이고, 봄이 오는 4월이면 노란 수선화가 해안 언덕을 뒤덮는다. 

꽃이 피어난 길을 타박타박 걸으며 바다를 끼고 난 해안 숲길로 향한다. 깨끗하고 한적한 바다를 만날 수 있는 몽돌해변은 공곶이가 품은 또 다른 보물이다. 몽돌해변 근처에는 운이 좋으면 돌고래를 만날 수 있는 돌고래 전망대가 자리한다. 늦가을에는 돌고래를 관측하기 힘들지만,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내도와 외도, 해안 절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충만해진다. 

한편, 일운면 와현리 망산 꼭대기에 자리한 거제 와현 봉수대에서 서이말 등대까지 조성된 길(1.1km)은 가벼운 트레킹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대부분 평지이며, 30여 분 남짓 소요되어 온 가족이 함께 오손도손 걷기 좋다. 고갯마루에 자리한 서이말 전망대에 닿으면 멀찍이 해금강과 바람의 언덕, 가까이에는 와현 해수욕장과 구조라 마을을 두 눈에 가득 담을 수 있다.

Info 공곶이수목원
입장료
무료
주소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87 

Tip 거제섬꽃축제
올해로 13회를 맞는 거제섬꽃축제가 거제시농업개발원에서 오는 11월 4일까지 열린다. 꽃, 문화,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가을꽃 축제로 국화분재 전시, 힐링허브랜드, 가을꽃 조형물 전시, 테마꽃동산, 국화소품, 화목류시험포, 난지과수원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특별행사로는 거제현령 부임행차, 전통민속예술제, 시민참여 이벤트 등이 마련된다.
기간 10월 27일~11월 4일
주소 경남 거제시 거제면 거제남서로 3485-17

Tip 거제시 가을여행주간
거제섬꽃축제 기간에 맞추어 거제시는 '가을여행주간'을 진행한다. 거제블루시티투어, 해금강테마박물관, 조선해양문화관 등 주요 관광시설의 입장료 및 이용료 할인과 특별 이벤트가 열린다. 
기간 10월 20일~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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