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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인터뷰 - 고희범 제주시장] “제주의 동백동산이 아닌, 우리나라의 동백동산입니다”
[인터뷰 - 고희범 제주시장] “제주의 동백동산이 아닌, 우리나라의 동백동산입니다”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12.07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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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주민과 환경전문가, 기관들의 노력으로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받아
람사르 브랜드 사용은 청정함을 믿어도 된다는 확신을 줄 수 있도록 관리
현재와 미래를 통틀어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유지할 것
고희범 제주시장은 "대한민국과 세계의 보물인 동백동산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협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고희범 제주시장은 "대한민국과 세계의 보물인 동백동산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협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제주] 동백동산은 방문하면 편안해지는 곳입니다. 울창한 숲이 제주의 강한 바람을 막아주는 한편,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죠. 그동안 마을주민, 환경전문가, 기관들이 습지 모니터링 등 습지자원조사, 습지 도시 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 운영, 해설사 양성 등의 활동을 하면서 습지가 환경 자원이라는 인식을 높였습니다. 8년 여의 노력을 인정받아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 받게 되었죠.”

제주의 동백동산 습지는 20113월에 국내에서는 15번째로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곳이다. 동백동산 남쪽으로 약 7km 거리에 있는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이곳까지 흘러와 용암대지를 형성한 후 식물체가 들어와 만들어졌다. 돌이 많은 지대에 숲을 이루고 있는 제주 특유의 지형 곶자왈이 형성되어 있는데, 선흘곶 또는 선흘곶자왈이라 부른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점성이 낮아서 빠르고 넓게 이동하는 파호이호이 용암이 흐르며 평평한 지형이 형성된 곳이라며 이런 지대는 지하수의 생성기지로 제주의 생명수를 생산해서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습지와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
동백동산의 대표적인 습지는 먼물깍이다. 먼물깍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물이라는 뜻의 제주어로, 동백동산 습지 중 가장 규모가 큰 먼물깍을 중심으로 0.59범위가 환경부 습지보호구역 및 람사르습지, 국가 및 세계지질공원으로 보호관리되고 있다.

먼물깍은 소에게 물을 먹이던 곳입니다. 옛날에 비하면 물이 많이 빠지고 식물들도 줄어들었지만, 선흘리 지역 주민들이 잘 지키고 보존해서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을 받게 되었죠. 지금 찾아가도 대표적인 수생식물인 순채 등을 보며 힐링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그래서 관광객도 많이 가지만 제주 사람들도 사랑하는 곳이죠. 개인적으로도 먼물깍에 펼쳐진 경치를 아주 좋아합니다.”

동백동산 습지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생태의 보고이다. 사진은 탐방로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가느쇠고사리. 사진 / 노규엽 기자
동백동산 습지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생태의 보고이다. 사진은 탐방로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가느쇠고사리. 사진 / 노규엽 기자
전 세계에서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제주고사리삼. 자생지역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으로만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전 세계에서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제주고사리삼. 자생지역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으로만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제주 동백동산과 같은 곶자왈 및 습지는 제주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했다. 사진은 숯을 굽는 시기에 이용했던 숯막. 사진 / 노규엽 기자
제주 동백동산과 같은 곶자왈 및 습지는 제주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했다. 사진은 숯을 굽는 시기에 이용했던 숯막. 사진 / 노규엽 기자

습지는 유해물질을 분해하는 작용을 하기에 자연의 콩팥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깨끗한 환경이 유지되어야 살 수 있는 수생식물과 곤충, 동물들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는 것이다. 습지의 이 같은 역할을 두고 고희범 제주시장은 청정지역의 지표라고 이야기한다.

생태의 보고인 습지에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 그래서 동백동산 습지는 야생 동식물의 놀이터다. 양서파충류인 제주도룡뇽, 청개구리, 맹꽁이, 참개구리, 북방산개구리 등이 서식하고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보호 중인 비바리뱀도 산다.

식물로는 전 세계에서 동백동산에서만 볼 수 있는 제주고사리삼을 비롯해 순채, 통발, 남흑삼룡 등이 서식하고 있다. 대부분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다. 동백나무를 비롯한 구실잣밤나무, 종가시나무 등 다양한 수목도 자라고 있다. 동백동산에 산재된 습지가 생물종 다양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람사르습지 도시로의 발돋움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은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유관기관단체의 협조가 있었기에 얻어낸 소중한 결실이다. 2011년에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이후, 동백동산을 가꾸고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제주도는 이미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2006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에 더해 조천읍이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되며 더욱 환경보물섬다운 면모를 확고히 하게 됐다.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받은 제주시 조천읍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에는 향후 6년 동안 친환경 람사르 로고(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고희범 제주시장은 엄격한 관리를 약속한다.

람사르 브랜드를 쓸 수 있게 된 것은 세계에 청정함을 인증받은 것입니다. 그런 만큼 람사르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도록 유지해야죠. 환경, 식품, 디자인 등 정밀하게 심사를 해서 람사르 브랜드가 붙은 생산품은 정말 믿어도 된다는 확신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람사르 이름과 제주 농산품을 모두 빛내야 할 것입니다. 람사르도 제주도 덕분에 더 빛날 수 있게 만들어야죠.”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은 세계인들과의 약속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와 함께 동백동산 습지에 관한 활용방안과 보전을 위한 종합 정책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지역주민, 유관기관단체, 중앙정부와 협력하여 동백동산 종합관리 계획을 마련하여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을 받은 국내 4개 지방자치 단체 간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정기적인 교류를 추진해 나가야겠죠.”

동백동산 먼물깍 습지 인근에서 마주친 사슴. 사진 / 노규엽 기자
동백동산 먼물깍 습지 인근에서 마주친 노루. 사진 / 노규엽 기자
해설사와 동행해 동백동산을 탐방해보면 다양한 자연과 역사를 알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해설사와 동행해 동백동산을 탐방해보면 다양한 자연과 역사를 알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먼물깍 습지의 풍경. 현재 세대들뿐 아니라 미래 세대들까지 보물과 같은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보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먼물깍 습지의 풍경. 현재 세대들뿐 아니라 미래 세대들까지 보물과 같은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보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습지 보전과 개발 사이의 간극을 묻다
습지와 같은 자연환경은 잘 보전하면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먼 미래를 위해 지키기만 한다면 지금 세대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죠. 반대로 현재의 이익만 본다면 환경보전에 해가 되겠죠. 현명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태관광을 위한 기반시설이 필요하다면 최소한의 시설로 확충하고, 너무 많은 탐방객들이 오게 될 경우 사전예약제를 시행하거나 자연휴식년제를 도입하는 방법들이 있을 것입니다.”

습지의 보전과 관광도 환경을 보전하는 가운데 주민 삶의 향상을 가져오는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으로 추진해 나가야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제주 미래비전의 핵심가치인 청정과 공존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환경자원 보전 및 관리, 지역주민 소득증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끝으로 고희범 제주시장은 동백동산을 찾아올 관광객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한다.

동백동산은 제주의 보물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세계의 보물입니다. 우리 집을 지키듯이 나무 하나, 풀 하나, 돌멩이 하나까지 모두 소중하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이 후세까지 이 보물을 누릴 수 있도록 협조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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