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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인터뷰 - 최상기 인제군수]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뒷받침됐죠”
[인터뷰 - 최상기 인제군수]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뒷받침됐죠”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8.12.07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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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람사르습지, 인제 대암산 용늪
늪 생태복원사업에 주민들 발 벗고 나서…
“친환경 농업 확대로 청정 습지 도시 조성할 것”
사진 제공 / 인제군청
최상기 인제군수. 사진 제공 / 인제군청

[여행스케치=인제] “대암산 용늪은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이라는 전설에서 그 이름이 유래됐습니다. 대암산 정상부에 자리한 용늪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드문 고층습원이죠. 이번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은 용늪을 비롯한 인제의 다양한 생태자원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의 손으로 복원한 대암산 용늪
강원 인제의 용늪은 지난 1997년 우리나라 최초의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곳이다. 최상기 인제군수에게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의 배경을 묻자 ‘주민들 덕’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는 “지난해 용늪 인근에서 진행한 생태복원사업에서 늪 자생식물들의 종자를 확보하고 재배하는 등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선 것이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며 “가는오이풀, 실새풀, 털새 등 11종의 식물 8만6700본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식재한 이 복원사업은 습지 보존의 수범사례로 꼽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늪 보존에 대한 주민들의 뜻을 확인한 군에서는 주민들이 현장 관계자들과 함께 모여 용늪의 보존과 활용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주민참여형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었다. 인제군은 이렇게 구성된 지역관리위원회를 통해 용늪의 보전과 더불어 주민 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용늪의 겨울 풍경. 사진 왼편으로 눈 쌓인 곳이 큰용늪이다.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용늪의 겨울 풍경. 사진 왼편으로 눈 쌓인 곳이 큰용늪이다.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반 만 년 동안 쌓인 용늪의 이탄층.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대암산 용늪에서만 서식하는 비로용담.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용늪에만 사는 비로용담…반 만 년 쌓인 이탄층
국내 최초로 지난 1997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용늪은 그 자체만으로도 생태학적, 학술적 가치가 높다. 남한의 최북단에 자리하고 해발고도가 1280m라는 지리적 특이점으로 인해 용늪의 식생은 독특하다. 특히 비로용담, 대암사초 등은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대암산 용늪에서만 서식한다.

최상기 인제군수는 “안개가 자주 끼고 온도가 낮은 고지대의 독특한 기상 조건은 생물이 죽어도 썩지 않게 만들었는데, 이것이 쌓이고 쌓여 갈색 유기물층인 ‘이탄층’이 만들어지게 됐다”며 “대암산 용늪의 이탄층은 그 역사가 4500년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1년에 1mm 가량 쌓이는 용늪의 이탄층은 평균 깊이가 1m, 가장 깊은 곳은 1.8m에 이른다. 분해되지 않고 이탄층 속에 남아 있는 꽃가루 등을 분석하면 수 천 년에 걸친 용늪의 생태계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용늪과 같은 고층습원을 ‘자연의 타임캡슐’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용늪의 가을 풍경. 사진 제공 /원주지방환경청
용늪의 가을 풍경. 사진 제공 /원주지방환경청
이질꽃이 활짝 핀 용늪의 가을 풍경. 사진 제공 /원주지방환경청
이질꽃이 활짝 핀 용늪의 9월 풍경. 사진 제공 /원주지방환경청

청정 습지 도시, 인제의 미래
최상기 군수는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추후 움직임에서도 주민들과 함께 한다는 데에 힘을 실었다.

군에서는 기존 진행해 왔던 주민 역량 강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람사르습지 도시와 관련된 지원 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다. 또 지역관리위원회를 보다 내실 있게 구성해, 람사르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친환경 농‧특산물에 대한 지원책 수립 등 주민 소득 향상과 연계된 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강구할 방침이다.

“인제군을 청정 습지 도시로 조성할 것”이라는 최상기 군수는 대암산 용늪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습지의 보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습지는 기후 조절과 수질 정화, 생물종의 다양성 유지 등 생태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또 농‧산‧어촌 경제에서 갖는 경제적 가치도 크죠. 대암산 용늪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습지 보전을 위해서는 습지가 관광지화 되며 조성된 편의 시설, 수용 능력을 넘은 방문객 출입 등으로 인한 자연 훼손 문제에 대해 재고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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