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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8월호
[미식 여행] 참조기로 만드는 ‘참 굴비’ 맛이 그리워질 때
[미식 여행] 참조기로 만드는 ‘참 굴비’ 맛이 그리워질 때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12.18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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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영광군 수산물종합물류센터
참조기가 굴비로 변신하는 사연
여전히 최대 생산량 자랑하는 법성포 굴비
사진 / 노규엽 기자
서해 대표 생선은 단연 참조기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편집자 주] 본 기사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www.fira.or.kr)에서 근무하는 수산자원 조사원들의 협조를 받아 취재한 내용입니다.

[여행스케치=영광] 한국인의 밥상에 오르는 친숙한 생선 중에 명태와 고등어가 각각 동해와 남해를 대표한다면, 서해 대표는 단연 참조기일 것이다. 생조기로는 매운탕이나 조림을 해서 먹지만, 소금에 절여 꾸덕하게 말린 영광굴비를 일품으로 친다.

참조기와 굴비의 상관관계

참조기는 농어목 민어과에 속한 물고기로, 아래턱이 위턱보다 조금 더 길고 몸 빛깔은 회색을 띤 황금빛을 띠고 있다. 비슷한 종의 생선으로 수조기, 부세, 보구치(흰 조기, 백조기), 흑조기 등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조기라 하면 주로 참조기를 가리킨다. 1980년대까지는 인천 앞바다 연평도 해역과 영광 앞바다 칠산 해역이 참조기 어장으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전국 참조기의 70%가량이 제주도와 추자도 인근에서 잡힌다. 임채만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수산자원조사원은 “남획으로 인해 참조기들의 활동 패턴이 바뀌면서 생겨난 변화”라며 “어획량이 줄었을 뿐 아니라 크기도 작아졌다”고 말한다.

“옛 자료에 따르면 참조기의 몸길이는 30cm 안팎일 정도로 컸다고 해요. 현재는 그렇게 큰 개체는 보기 힘들고, 금지 체장을 15cm로 정해놓았죠. 주로 여름철 금어기가 끝나면서 가을부터 수많은 양의 참조기가 영광군에서 위판됩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영광굴비가 전통인 법성포 굴비거리.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영광굴비의 본고장에서 만나는 굴비 홍보관. 사진 / 노규엽 기자

이제는 영광군 칠산 바다가 아닌, 머나먼 제주도에서 어획되고 있지만 여전히 영광군에서 위판되는 양이 절대적으로 많다. 이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만들어 먹어 온 영광굴비 때문이다. 현재도 영광군에 소재한 굴비 가공 업체가 800여 곳이 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도 위판을 위해 굳이 영광으로 온다고 한다.

“영광굴비는 예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법성포 특산품이었죠. 고려 때 반란죄로 영광에 귀양온 이자겸이 임금께 진상하면서 ‘귀양살이 신세이기는 하지만 굴하지 않겠다’고 편지를 적어 ‘굴비’라는 이름이 됐다는 말이 있어요.”

한편, 활자 상의 유래도 따로 있다. 조기를 짚으로 엮어 매달면 구부러지는 모양새를 따서 구비 조기라고 하던 것이 굴비가 됐다는 설도 있다.

지금은 가을부터 본격 어획을 시작해 이듬해 봄까지 많이 어획되지만, 원래는 봄에 주로 먹는 생선이었나 보다. 조기라는 이름이 겨울 동안 원기가 허해진 사람들을 돕는다는 의미로 조기(助氣)라고 했다는 것. 단백질이 많고 지방질이 적으며 비타민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나 소화가 잘 안되는 노인에게도 좋은 식품으로 사랑받았다고 한다. 임채만 수산자원조사원은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굴비는 단백질과 지방질은 물론 칼슘, 인, 철분 등의 함량이 조기였던 때보다 높아진다”고 굴비의 효능을 알려 준다.

참조기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영광군수협 수산물종합물류센터가 있는 법성포는 예부터 칠산 바다와 가까운 어업 근거지이자 영광굴비의 본고장으로 이름을 알려왔다. 가을철 조기 어획이 시작되면 엄청난 양의 조기 물량이 위판장으로 모여드는데, 조기만 따로 위판할 정도로 양이 많다. 새벽이면 크기에 따라 분류된 조기들이 가득 담긴 박스가 몇 단으로 쌓여 위판을 기다린다. 박스 하나당 무게는 약 14.5kg으로 크기 분류는 75미부터 220미까지, 그보다 더 작은 개체들은 알치, 가시리 등의 이름으로 분류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영광군수협 수산물종합물류센터에서 조기만 따로 위판할 정도로 양이 많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참조기는 살이 민감해 전용 선별기를 이용해야한다. 조심스럽게 사진 / 노규엽 기자

“조기 분류는 전용 선별기를 이용해 위판 전날이나 새벽에 합니다. 참조기는 단단한 어종들과 달리 살짝만 건드려도 배가 터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살이 민감한 참조기를 선별할 수 있는 기계를 수협에서 의뢰해 만들었다고 해요.”

박스마다 비닐을 덮어 놓는 이유도 박스를 차곡차곡 쌓을 때 얼음이나 박스에 살이 직접 닿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위판이 시작되면 타령조 소리와 함께 수 백 박스에 담긴 조기들이 약 1시간 만에 위판되고, 판매된 참조기들은 영광군 내에서 거의 전량 굴비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임채만 수산자원조사원은 “참조기는 배가 황색을 띠고 전체적으로 윤기가 흐르는 것이 좋은데, 빛이 선명하며 노릇노릇하고 머리 쪽이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각진 참조기로 만든 굴비가 좋다”며 “굴비를 구울 때는 밀가루 옷을 잘 입혀 식용유를 넉넉하게 두르고 약불에서 노릇노릇 구우면 맛있다”고 알려준다.

Tip 영광 주변 정보

불갑산 상사화 축제
영광군에서는 상사화의 일종인 석산(꽃무릇)이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시기에 맞춰 상사화 축제를 개최한다. 불갑사 관광지 일원에서 열리는 축제장에는 천연기념물 제112호로 지정된 참식 나무 군락지가 있고 사시사철 야생화가 피어서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축제시기 9월경 

굴비 정식
영광 법성포에서 반드시 맛봐야할 음식이 굴비 정식이다. 한 상에 굴비구이와 고추장굴비, 보리굴비, 조기탕 등 다양한 굴비 요리로 차려지며, 게장, 민어회, 가자미찜 등 식당마다 계절별로 다른 토속 음식도 내와 푸짐한 한 끼 식사를 만끽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한 상에 굴비구이와 고추장굴비, 보리굴비, 조기탕 등 다양한 굴비 요리로 차려지는 푸짐한 굴비 정식. 사진 / 여행스케치 DB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인도의 명승 마라난타 존자가 영광 법성포를 통해 한반도에 들어와 불법을 전했다는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 육로를 통해 불교가 전파된 고구려, 신라와 달리 바닷길을 통해 들어온 백제불교는 간다라 불교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백제 불교는 영광 법성포를 통해 한반도에 들어와 불법이 전했졌다. 사진 / 여행스케치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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