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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관광벤처기업 탐방①] “파주에서 나고 자란 기념품 만들고 싶었죠” 공지예 DMZ드림푸드 대표
[관광벤처기업 탐방①] “파주에서 나고 자란 기념품 만들고 싶었죠” 공지예 DMZ드림푸드 대표
  • 조유동 기자
  • 승인 2018.12.28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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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3대 특산물 장단삼백 활용해 초콜릿 개발
초콜릿 체험 프로그램과 관광 결합해 2015 관광벤처기업에도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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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장단콩 초콜릿을 개발한 공지예 DMZ드림푸드 대표. 사진 제공 / DMZ드림푸드

[여행스케치=파주] “첫 반응은 싸늘했어요. ‘이게 뭐야?’, 이름도 알지 못 하는 곳에서 생소한 걸 만들었으니까요. 10년이 지난 이제는 한번씩 먹어보고 ‘아! 장단콩 초콜릿!’, ‘우리 애가 좋아해서 사러왔어요’하며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죠.”

파주 토박이이자 임진각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했던 공지예 DMZ드림푸드 대표는 호주 배낭여행 중 장단콩 초콜릿의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다.

DMZ 장단콩 초콜릿은 DMZ드림푸드의 첫 상품이자 대표 상품으로, 이름 그대로 파주의 3대 특산물 장단삼백(쌀, 인삼, 장단콩) 중 장단콩을 활용해 만든 초콜릿이다. 2009년 창업하고, 2011년 농업법인으로 등록한 DMZ드림푸드는 장단삼백의 다른 하나인 한수위 쌀로 누룽지 과자도 함께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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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3대 특산물 장단삼백 중 장단콩을 사용해 초콜릿을 만든다. 사진 제공 / DMZ드림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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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장단콩 초콜릿은 HACCP 인증을 받은 만큼 안전하게 제조된다. 사진 제공 / DMZ드림푸드

“파주에 오는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나고 자란 생산물을 기념품으로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해왔어요. 막연히 파주 특산물 3가지로 뭔가 해보자는 상태였지만, 호주에서 콩을 버무린 초콜릿을 보고 ‘이거다!’라고 느꼈죠.”

주변 파주 농가에서 재배한 장단콩과 서리태를 찌고 볶은 후 초콜릿을 입힌 콩 모양의 고소한 초콜릿은 그렇게 탄생했다.

2015년, 관광벤처기업에 선정되기까지 
2009년 창업 후 관광객에 첫 선을 보였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콩 하면 생각나는 ‘딱딱하다’, ‘콩가루를 사용한다’는 인식이 ‘맛이 없을 것 같다’는 선입견을 만들었다. 공지예 대표는 “처음엔 개발과 창업을 하느라 경영에 대한 개념이나 마케팅을 해 볼 여력도 없이 말 그대로 눈앞에 닥친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급급했다”며 “콩초콜릿을 어떻게 알릴까 고민하다 초콜릿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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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지 않고 달고 고소한 콩 모양의 DMZ 장단콩 초콜릿.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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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콩 초콜릿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은 2011년 창조관광아이디어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사진 제공 / DMZ드림푸드

장단콩 초콜릿 만들기 체험과 파주 관광을 결합한 체험 프로그램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주관한 제1회 창조관광아이디어공모전에서 2011년 우수상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임진각에 체험장도 개설했다.

“처음엔 제품과 회사를 알리기 위해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운영을 하다보니 호응도 좋고 상도 받았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체험 관광 상품으로 인정받고 2015년엔 초콜릿 만들기 체험과 DMZ 스토리텔링 투어를 합친 프로그램으로 관광벤처기업에 선정됐습니다. 단순히 관광지에 와서 체험 혹은 관광만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파주의 스토리와 특산품을 함께 엮었다는 게 컸죠.”

DMZ장단콩 초콜릿을 만나보려면?
DMZ와 민통선을 넘어가는 DMZ 스토리텔링 체험 프로그램은 단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초콜릿 만들기 체험과 함께 평화의 종, 자유의 다리를 구경하며 파주의 역사 이야기를 듣고, 도라산 전망대에서 안보관광까지 할 수 있다.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는 코스는 30명 이상의 단체를 만들어야 하고, 군부대에 미리 출입신청(사전 예통)이 필요한 등 제약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공지예 대표는 “군부대와 거리적으로 가까워 사전 협의가 용이하고 지역민의 협조를 통해 인원수를 맞추는 등 지역토박이라는 데서 오는 장점이 있다”며 “단순히 체험 프로그램 이용 안내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고객의 상황과 요구에 맞춰 일종의 여행 컨설팅까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반면, 임진각에 마련된 체험장에서는 상시 초콜릿 만들기 체험을 운영하고 있어 개인단위로 방문해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틀에 준비한 콩을 넣고 녹인 초콜릿을 짜 굳히는 짧은 과정은 유치원생부터 나이 든 어르신까지 부담없이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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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DMZ 내에 위치한 장단역을 견학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DMZ드림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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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과정으로 어르신들도 즐겁게 초콜릿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DMZ드림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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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 임진각 장단콩축제에는 가족고객이 많이 방문한다. 사진 제공 / DMZ드림푸드

“어르신들은 처음에는 ‘내가 무슨 초콜릿 체험이야’라고 생각 하시곤 하는데, 정작 해보면 너무 좋아하세요. 사실 연세 드신 분들 중 초콜릿 만들기같은 체험 행사를 해보신 분들이 거의 없거든요. 오히려 아이들보다 어르신들이 훨씬 더 집중하고 즐거워하세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 생각치도 못했던 반응이었어요.”

매년 11월, 임진각 장단콩축제에 참가해 초콜릿도 판매한다. 올해로 여섯번째 참가지만 준비한 제품이 모두 나갈만큼 인기다. 특히 콩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콩을 잘 먹게 됐다며 함께 찾는 가족고객이 많다.

“파주는 다이나믹한 도시”
DMZ드림푸드는 지역 축제에도 참가하고, 장애학생이나 복지관 어르신들과 함께 체험을 하는 등 활발한 지역사회 공헌 활동으로 사회적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장단콩 초콜릿 개발에서부터 사회적기업 선정까지 고향에 대한 애정이 밑바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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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예 대표는 더 많은 이들이 파주를 찾길 바란다. 사진 제공 / DMZ드림푸드

공지예 대표는 “파주는 다이나믹한 도시”라며 “파주하면 ‘DMZ가 있다’가 아니라 ‘DMZ도 있다’가 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전쟁의 비극이 서린 파주에 놀이공원이 들어선다고 많은 이들이 반대했지만 지금은 많은 가족과 외국인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는 예를 들며 전쟁의 흔적과 애잔함의 땅으로만 남기에는 다채로운 도시라는 설명이다.

“지역사회, 주변 사업체들과 함께 하는 것. 공생이 앞으로의 비전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파주 임진각이 다양한 계층, 다양한 인종, 다양한 사람들이 즐기는 관광지가 되고, 그래서 더 다이나믹한 도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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