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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미식 여행] 살아 있는 가자미들을 두루 만날 수 있는 곳
[미식 여행] 살아 있는 가자미들을 두루 만날 수 있는 곳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12.28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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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위판장
동해안의 어업기지로 살아 있는 가자미 넘쳐
참가자미 배낚시로 손맛 직접 즐기기도
사진 / 노규엽 기자
동해시 묵호항 위판장에서는 살아 있는 가자미가 위판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편집자 주] 본 기사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www.fira.or.kr)에서 근무하는 수산자원 조사원들의 협조를 받아 취재한 내용입니다.

[여행스케치=동해] 1941년에 개항하며 무역항으로 역사를 시작했고, 현재는 동해안의 어업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동해 묵호항. 한때는 오징어와 명태잡이로 호황을 누렸고, 어획량이 줄어든 지금에는 가자미와 도루묵, 문어 등 다양한 어종이 항구의 아침을 활기차게 깨운다. 그중 살아 있는 가자미가 위판되는 풍경도 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우리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자미 
약 1km에 이르는 긴 방파제를 지닌 묵호항은 남쪽으로 입구가 열린 ‘ㄷ’자 형태를 하고 있다. 울릉도를 오가는 배가 정박하는 여객선터미널을 지나 묵호항 수변공원으로 향하는 사이, 새벽부터 문을 여는 활어판매센터와 난전들이 이어지고 그 끝에 보이는 수협 건물 앞쪽에 위판장이 자리 잡고 있다. 여름철 이른 새벽이면 가까운 바다에서 자망으로 끌어올린 활가자미들이 속속 들어온다.

사진 / 노규엽 기자
1941년 무역항으로 개항해 이제는 동해안의 어업기지 역할을 하는 동해 묵호항.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이른 새벽부터 활가자미를 실은 어선이 속속 들어온다. 사진 / 노규엽 기자

“6시 정도부터 시작되는 위판은 활어 위주로만 진행됩니다. 묵호항 어선들뿐 아니라 강릉 금진항 어선들도 이곳에 와서 위판을 한답니다.”

동해시에서 수산자원을 조사하는 김민숙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수산자원조사원은 “이곳에서는 참가자미와 돌가자미 정도가 활어로 들어온다”며 “그 외 기름가자미, 홍가자미, 용가자미 등은 9시 이후부터 선어로 위판된다”고 말한다.

참가자미는 가자미류 중에 가장 맛있다고 알려진 어종이다. 회는 물론 구이, 조림, 찜, 식해, 건어물까지 어떤 요리로도 맛있게 둔갑한다. 참가자미를 어획하는 방법은 자망과 주낙으로 나눌 수 있는데, 주낙으로 어획한 개체들이 활어로 들어오는 것. 외형은 흔히 도다리라 부르는 문치가자미와 흡사하지만, 배를 뒤집어 보면 하얀 배에 양쪽으로 노란 테두리가 있어서 구별이 된다. 김민숙 수산자원조사원은 “이 노란 테두리 때문에 노랑가자미라는 방언으로도 불린다”며 “노란 테두리가 선명할수록 선도가 좋은 것”이라고 알려준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활어는 신선도를 위해 들어오자마자 즉석 위판이 열린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활어 위판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다양한 동해 수산물 위판이 시작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신선한 가자미 선어가 얼음에 담겨 들어온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가자미를 포함한 활어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위판장 분위기도 활발해진다. 어선이 한 척 들어올 때마다 재빨리 위판장으로 올리고, 고무대야에 담아 즉석 위판을 진행하는 모습에서 신선도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는 걸 알 수 있다. 위판이 끝난 활어들을 운반하는 과정도 마찬가지. 산소통이 달린 손수레에 물을 가득 채워 계속 산소를 공급해주며 이동한다.

한편, 김민숙 수산자원조사원은 “묵호항에는 가자미뿐 아니라 넙치(광어)도 같이 들어와서 보통 사람들은 구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눈의 위치를 보면 구분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좌광우도’라고들 하잖아요. 물고기를 정면으로 봤을 때 눈이 좌측에 있으면 광어(넙치), 우측에 있으면 도다리(가자미류)라는 뜻이죠. 그런데 이는 광어와 도다리를 구분하는 방법 정도로 쓰일 뿐, 가자미류 사이에도 눈 방향이 제각각이라 정확한 구별 방법은 아니라고 합니다.”

동해 가자미 100% 즐기기 
분주한 활어 위판이 진행되고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 무렵, 어느새 뒤편에서는 얼음을 채운 박스들이 가지런히 깔린다. 선어 상태의 가자미류를 비롯해 곰치류로 분류되는 미거지와 아귀, 소라 등 동해를 대표하는 수산물들이 넘쳐난다. 김민숙 수산자원조사원은 “가자미 선어 중에서는 기름가자미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묵호에서는 활어로 들어오는 참가지미를 세꼬시회로 즐기지만, 신선한 기름 가자미도 회로 먹을 수 있다”고 알려준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위판장 양옆 어시장과 활어판매센터에서 갓 위판된 싱싱한 수산물을 판매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현지에서 맛 볼 수 있는 가자미 물회국수. 사진 / 노규엽 기자

묵호항 위판장 주변으로는 가자미를 살 수 있는 곳도, 맛볼 곳도 흔하다. 위판장 양옆으로 수협 건물 내 어시장과 활어판매센터, 난전 등에서 갓 위판된 싱싱한 수산물을 판매하고, 여객선터미널 건너편 동쪽바다중앙시장 안에는 횟집들도 많다. 또한, 도로와 맞닿은 상가들에는 가자미 등을 말린 건어물도 구입할 수 있다.

한편, 가자미를 즐기는 방법으로 참가자미 낚시도 고려해볼 수도 있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직접 손맛을 보는 참가자미 배낚시는 6월부터 9월까지가 절정기. 겨울 용가자미 회보다 맛있다는 여름 참가자미 맛을 선상에서 즉석으로 느껴볼 수 있다.

Tip 묵호항 주변 정보

묵호등대 논골담길 축제 
논골담길과 묵호등대를 무대로 펼쳐지는 축제이다. 축제 기간에는 초청 가수 공연과 버스킹 등 공연이 펼쳐지며, 골목 구석구석에 재미있는 놀이가 준비돼 있다. 동해의 이 작은 마을을 걷는 것만으로도 팍팍한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이 될 것이다. 
축제시기 6월경

가자미구이 
납작한 흰살 생선인 가자미를 구우면 훌륭한 밥반찬이 된다. 가로 방향으로 큼지막하게 칼집을 낸 후 소금만 뿌려 구워도 맛있고, 기름 대신 버터를 사용하면 더욱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가자미 물기를 제거한 후 밀가루를 묻혀, 약한 불에 잘 뒤집어가며 굽는 것이 핵심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약한 불로 뒤집어가며 잘 구운 가자미구이는 훌륭한 밥반찬이 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논골담길 
묵호항 해역에서 오징어와 명태잡이가 흥하던 시절에 항구마을 사람들이 살던 달동네를 벽화마을로 재탄생 시킨 곳. 당시 주민들의 생활상을 그림으로 옮겨놓아서 아기자기하면서도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길 끝까지 올라가면 묵호등대에 올라 묵호항과 탁 트인 동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논골담길 끝까지 가면 묵호등대에 올라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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