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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신간안내] 마흔의 그녀가 서른의 그녀에게 ‘그래, 지금까지 잘 왔다’ 外
[신간안내] 마흔의 그녀가 서른의 그녀에게 ‘그래, 지금까지 잘 왔다’ 外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9.01.04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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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지금까지 잘 왔다
이렇게 사는 게 다 무슨 소용이람

[여행스케치=서울]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2019년의 첫 주말, 나른한 오후를 함께 하기 좋은 신간 두 권을 소개한다. 마흔이 넘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셰릴 스트레이드가 서른을 맞은 이들에게 들려주고픈 명언을 모은 <그래, 지금까지 잘 왔다>와 스페인으로 떠난 세 도시인들의 스페인 음식 여행기를 담은 <이렇게 사는 게 다 무슨 소용이람>이다.

그래, 지금까지 잘 왔다
4285km에 달하는 미국의 트레일 코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이하 PCT)’. 영화 <와일드>에서 주인공 리즈 위더스푼은 발톱이 통째로 빠지는 고통과 야생동물의 위협 등 갖은 고초를 겪으며 극한의 고행길을 완주한다. <그래, 지금까지 잘 왔다>의 저자 셰릴 스트레이드는 영화 <와일드>의 실제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부터 계속된 아버지의 학대, 자신을 지켜주던 어머니의 죽음, 이후 헤로인에 중독돼 사랑하는 남편과도 이혼하게 된 저자는 스물여섯의 나이에 PCT에 올랐다. 저자는 훗날 “나는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문장’을 따라 걸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과거의 자신과 같이 힘겨운 서른을 지나고 있는 이들을 위해, 평생 수집한 명언을 한데 묶었다. 책에는 저자가 PCT를 걸을 때 힘이 되었던 명언, 이후 여러 사람들을 상담해주며 모은 문장 등 131개의 명언들이 담겨 있다.

저자 인생의 첫 명언은 그녀가 여덟 살 때 외할머니가 해준 “항상 친절하되 사람을 가려 대하고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결하라”는 말이었다. 또 PCT에 오른 첫날 그녀는 자신의 몸보다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며 에밀리 디킨슨의 “몸이 그댈 거부하면 몸을 초월하라”를 되뇌었고, 트레일을 포기하고 싶을 때면 로버트 프로스트의 “허나 내겐 지켜야 할 약속과 잠들기 전 가야 할 길이 있다”와 같은 문장을 방명록에 써 내려갔다.

저자는 책을 통해 마치 인생 선배처럼 ‘별 것 아니야’라고 토닥여주기도 하고, 엄격한 트레이너처럼 ‘할 수 있어, 끝까지 해봐’라고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매 페이지마다 저자가 전하는 문장의 온도가 가슴 깊은 곳까지 전해진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부키(주) 펴냄, 1만4000원>

이렇게 사는 게 다 무슨 소용이람
야근에 시달리며 일에 휘둘리던 매거진 에디터, 밤낮 없는 노동 문화에 지친 푸드스타일리스트, 일에 바빠 병원 갈 시간도 없는 사진가. 세 사람은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렇게 사는 게 다 무슨 소용이람’이라는 결론에 이르고 긴 휴식 여행을 결심한다. 책에는 스페인으로 떠난 이들의 치유 여행길이 담겨 있다.

이들의 목적지는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와 같은 대도시가 아닌 스페인의 작은 시골 마을들이다. 올리브로 유명한 하엔, 포도의 고장 라만차, 하몽이 맛있는 엑스트레마두라 등 스페인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닌다. 느리고 정성스레 키운 스페인의 식재료들은 짙고 풍부한 맛의 음식을 만들어 낸다. 시골 마을에서는 조리법 또한 복잡하지 않다.

저자가 보고 겪은 스페인의 식탁 문화는 즐거운 충격의 연속이다. 빵 위에 올리브유를 부어 먹는 ‘올리브유 부먹’을 비롯해 해 질 때 시작한 식사를 새벽 한 시까지 이어가기도 한다. 책은 치열한 도시 생활로 인해 마음에 생채기를 입은 저자가 느긋한 스페인 사람들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스페인 사람들의 ‘밥정’을 느끼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렇게 사는 게 다 무슨 소용이람>은 스페인에서 맛본 음식들을 그저 소개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과용 사진작가가 찍은 맛깔스런 사진, 밀리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정리한 레시피를 통해 독자들이 직접 식탁에 재현해볼 수 있도록 했다. 책에 소개된 레시피를 통해 좋아하는 사람들과 느긋하게 스페인 음식을 즐겨 보아도 좋겠다. <조한별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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