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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박상대 칼럼] 낯선 곳에서 만난 익숙한 추억
[박상대 칼럼] 낯선 곳에서 만난 익숙한 추억
  • 박상대 기자
  • 승인 2019.01.15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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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마라도. 사진 / 박상대
제주 서귀포 마라도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의 모습. 지난 3년간 학생이 없어 휴교를 한 마라분교장이 올해에도 신입생이 없어 휴교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사진 / 박상대

[여행스케치=제주] 여행은 주로 낯선 곳으로 떠나려합니다. 특히 해외 여행지를 선택할 때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나 도시를 우선순위에 놓습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것들을 만나고 싶다는 기대감 때문이지요.


국내여행을 준비할 때도 대개 그렇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남해안, 이번 여름에는 동해안, 혹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섬을 여행하려 합니다.

제주 서귀포 마라도의 풍경. 사진 / 박상대 기자
제주 서귀포 마라도의 풍경. 사진 / 박상대 기자

그런데 여행을 다니다보면 ‘모든 것이 낯선’ 곳이란 흔치 않습니다. 알프스 산장에서 커피를 마실 때, 로키산맥 언저리에서 맥주를 마실 때, 보르네오 정글에서 원주민들을 마주했을 때, 태평양 어느 섬에서 해넘이 광경을 마주했을 때, 심지어 시베리아 바이칼호수에서 말도 안 되는 음식을 먹을 때도 여행자의 기억세포를 자극합니다.

왜 그럴까요? 거기에도 사람이 살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국내여행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주도 마라도나 서해 백령도, 강원도 백두대간 아랫마을에서도 나의 어린 시절 풍경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일전에 인사동 어느 화가의 전시회에 가서 유사한 체험을 했습니다.

고비사막의 한 모퉁이를 화폭에 담았는데 바람과 세월이 쌓아놓은 모래이랑을 보며 저 지난날 아버지의 쟁기가 만들었던 밭이랑을 떠올렸습니다. 화가도 공감한다는 사실에 놀랐지요. 낯선 곳에 여행을 다녀도 기억 속에 담긴 옛 추억이 떠오른 것은 어쩔 수가 없다는 고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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