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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여행 레시피] 봄의 초입에서 서성이다. 다압은 하얗게, 옥룡은 빨갛게, 광양 봄꽃 여행
[여행 레시피] 봄의 초입에서 서성이다. 다압은 하얗게, 옥룡은 빨갛게, 광양 봄꽃 여행
  • 황소영 객원기자
  • 승인 2019.02.12 11: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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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햇볕 그득한 광양에서 즐기는 봄여행
하얀 다압 매화부터 빨간 옥룡사지 동백까지
광양읍내 서천변에서 광양불고기 맛볼 수 있어...
'따스하게 빛나는 햇살'이라는 뜻의 광양 섬진강변 다압은 해마다 3월이면 꽃 천지, 온통 봄꽃 범벅이다. 사진은 매화.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따스하게 빛나는 햇살'이라는 뜻의 광양 섬진강변 다압은 해마다 3월이면 꽃 천지, 온통 봄꽃 범벅이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편집자주] 광양은 포근한 겨울 날씨 덕에 1월부터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입춘을 계기로 잠시 반짝 추위를 보이고 있지만, 광양매화축제(2019년 3월 8일 ~ 17일)는 예년보다 일주일 앞서 축제가 열린다. 여행스케치는 광양매화축제에 앞서 현장을 다녀왔다. 사진은 지난해에 촬영한 것이다.

[여행스케치=광양] 남쪽 바다의 섬을 제하고, 뭍에서 제일 먼저, 가장 봄다운 꽃으로 일렁이는 곳은 이름마저 따스한 광양이다. 차창을 열면 눅진한 차 안으로 고고한 매화향이 꿈결처럼 밀려든다.

한반도 남쪽 중간에 자리한 전남 광양은 강줄기를 경계로 북쪽은 구례, 동쪽은 경남 하동과 맞닿았고, 바다 끝 광양만 너머론 여수와 이웃하는 등 동북아시아 물류거점 항만도시로 성장 중인 곳이다. 호남과 영남을 잇는 고속도로와 경전선이 지나는 교통 요충지이며, 진안 데미샘을 출발한 섬진강이 먼 여행을 마치고 망덕포구에서 바다와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백제시대엔 ‘마로’, 통일신라 땐 ‘희양’으로 불리다 고려시대에 지금의 이름이 된 광양(光陽)은 ‘따스하게 빛나는 햇살’이란 뜻이다. 그 지명에서처럼 제철단지의 화려한 불빛이 밤새 꺼지지 않는 산업도시지만 호남정맥의 정점인 백운산(1222m)과 섬진강 등 천혜의 자연을 한껏 품은 도농 복합도시이기도 하다.

경칩을 전후해 채취하는 고로쇠 수액과 섬진강 재첩, 벚꽃 시기와 맞물린 벚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 얇게 저며 양념한 한우불고기와 닭 숯불구이, 보드랍고 폭신한 기정떡, 밀시감과 대봉감을 깎아 만든 곶감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김 시식지(양식장)와 국내 최대 규모인 친환경 매실 재배단지도 광양에 있다. 매실을 이용한 매실차, 매화빵, 매실초콜릿은 광양 여행의 덤이다.

다압에 봄이 오면 봄꽃을 보기위한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다압에 봄이 오면 봄꽃을 보기위한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꽃은 매화, 열매는 매실
섬진강변 다압면 매화는 1월에 이미 꽃을 피웠다. 한파가 올 것이라던 기상청 예보와는 달리 겨울은 생각만큼 춥지 않았고, 춥지 않을 때마다 희뿌연 먼지가 온 나라를 잠식했다. 회색 공기 속에서도 꽃은 계절보다 먼저 하얀 잎을 틔웠다.

1월보단 2월에, 2월보단 3월에 더 화사한 꽃들이다. 해마다 3월이면 이 일대 도로는 봄내음을 먼저 만나려는 인파로 북새통이다. 꽃도 가만히 그 자리에, 꽃나무 아래의 사람도 가만히 멈춰선 길이다. 가끔은 꽉 막힌 도로 때문이지만, 대개 그 꽃을 두고 그냥 갈 수 없어, 분홍빛 뺨에 꽃잎을 부비며 활짝 웃고 선 이들이다.

어디를 봐도 매화 천지인 이곳에선 연인이 와도, 가족이 와도, 혼자 여도 봄을 만끽할 수 있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어디를 봐도 매화 천지인 이곳에선 연인끼리 와도, 가족이 와도, 혼자 여도 봄을 만끽할 수 있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광양 매화의 대표주자는 홍쌍리 명인의 청매실농원이다. 사진은 수확한 매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광양 매화의 대표주자는 홍쌍리 명인의 청매실농원이다. 사진은 수확한 매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광양 매화의 대표 주자는 홍쌍리 명인의 청매실농원이다. 2500여 개의 전통 항아리와 계절별로 피는 야생화, 백운산과 지리산, 두 산을 골고루 가른 섬진강, 게다가 영화와 드라마 촬영 장소로 숱하게 쓰여 꼭 이때가 아니어도 관광객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농원 안엔 광양 매실의 역사와 우수성, 또 50여 년간 매실 농사에 전념해온 홍쌍리 명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매화문화관이 있다.

소박한 마을 장터를 지나 언덕을 올라서면 청보리 아래 하얗게 핀 매화 향기가 멀리서부터 달려온 이들을 어루만진다. 길은 대숲과 전망대와 인적 드문 곳까지 골고루 뻗어있다. 산행을 마치고 온 이들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이들도, 아이를 안은 가족과 두 손을 꼭 잡은 연인도 여기선 모두 한 송이 꽃이다. 3월, 이른 봄 내린 폭설처럼 섬진강 다압은 꽃 천지, 온통 봄꽃 범벅이다.

광양불고기, 얇게 저민 한우 숯불구이
광양읍내 서천변엔 커다란 입간판과 각종 조형물이 세워진 ‘광양불고기 특화거리’가 있다. 정설은 아니지만 광양불고기의 역사는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가 닿는다. 광양에서 귀양살이하던 한 선비가 성 밖의 아이들에게 천자문을 가르쳤고, 그에 감동한 부모들이 소를 잡아 숯을 피워 대접했다. 훗날 한양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해 “이 세상 최고의 맛은 마로현의 불고기(천하일미 마로화적)”라고 극찬한 데서 유래했다는 것.

청동화로에 참숯을 피우고 구리석쇠에 얇게 저며 양념한 소고기를 굽는 게 언양, 서울과 더불어 전국 3대 불고기로 꼽히는 이 지역 불고기의 특징이다. 매년 10월엔 소고기, 닭, 장어 등을 숯불에 구워 먹는 요리 축제도 열린다.

광양읍내 서천변엔 커다란 입간판과 각종 조형물이 세워진 '광양불고기 특화거리'가 있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광양읍내 서천변엔 커다란 입간판과 각종 조형물이 세워진 '광양불고기 특화거리'가 있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붉은 살코기는 언제 봐도 군침을 자아낸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붉은 살코기는 언제 봐도 군침을 자아낸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광양의 매실 장아찌를 얹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광양의 매실 장아찌를 얹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특화거리의 대표 식당은 3대째 운영 중인 ‘삼대광양불고기’, 오직 한우만 판매하는 ‘매실한우’, 유한회사로 운영되는 ‘시내식당’정도지만, 인근의 대중식당, 금목서, 장원회관, 한국식당, 대한식당 등도 입소문이 자자한 곳들이다.

어디로 갈까, 식당을 고르는 게 쉽진 않지만 어디를 가든 실망할 일은 거의 없다. 맛깔난 남도 밑반찬은 차치하고라도 숯불에 이글대는 저 붉은 살코기 앞에선 저절로 침이 고인다. 익는 시간도 빠르다. 양념을 최소화해 탈 염려도 없다. 다 됐다 싶으면 입안에 넣어 살짝 씹어본다.

구수한 숯 향과 단맛이 어우러져 한 입만 먹어도 배시시, 부드러운 육질과 달큼한 육즙이 순식간에 꿀꺽, 식도를 타고 멀어진다. 광양 특유의 매실장아찌를 얹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고기가 사라질 때마다 즐거움과 상실감이 동시에 몰려온다. 벌써 다 먹었네, 언제 또 먹을 수 있으려나, 하고.

3월의 옥룡사지는 붉고 탐스럽게 물오른 동백 숲 덕분에 찾는 이가 많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3월의 옥룡사지는 붉고 탐스럽게 물오른 동백 숲 덕분에 찾는 이가 많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붉은 동백숲 사이로 쏟아진 봄, 옥룡사지
‘옥룡’이란 지명은 도선국사(827~898)의 도호(道號)인 ‘옥룡자’에서 따온 것이다. 1878년 화재로 소실된 옥룡사는 도선이 35년간 머물며 제자를 양성한 곳인데, 그의 법문을 듣기 위해 몰려든 인원을 수용하려고 운암사를 추가로 건립할 정도였단다.

절은 이미 사라지고 없지만 3월의 옥룡사지는 붉고 탐스럽게 물오른 동백 숲 덕분에 여전히 찾는 이가 많다. 이 동백조차도 땅의 기운을 보호하기 위해 도선국사가 심은 것이라는데, 현재 약 7ha에 7천여 그루가 서식 중이다. 옥룡사지 일대는 사적 제407호, 동백 숲은 천연기념물 489호로 각각 지정돼 있다. 옥룡사지를 기점으로 8.4km의 ‘참선둘레길’과 ‘천년의 숲길’, ‘백운산둘레길’ 등이 지난다.

나무에 붙은 풋풋한 꽃을 시작으로 상처 입고, 바닥에 떨어진 꽃까지 모양은 제각각 달라도 하나같이 예쁘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나무에 붙은 풋풋한 꽃을 시작으로 상처 입고, 바닥에 떨어진 꽃까지 모양은 제각각 달라도 하나같이 예쁘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땅의 기운을 보호하기 위해 도선국사가 심었다는 말이 있는 동백은 현재 약 7ha에 7천여 그루가 서식 중이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땅의 기운을 보호하기 위해 도선국사가 심었다는 말이 있는 동백은 현재 약 7ha에 7천여 그루가 서식 중이다. 사진 / 황소영 객원기자

동백꽃 조형물을 지나면 좁게 포장된 오르막 좌우로 동백 숲이 펼쳐진다. 크고 작은 나무마다 한 송이 한 송이 귀한 꽃을 달았다. 그러다 기력이 다하면 툭, 굵은 눈물처럼 꽃을 떨군다. 나무에 붙은 풋풋한 꽃, 바닥에 뒹굴어 상처 입은 꽃, 가슴에 얼룩져 각인된 꽃, 모양은 제각각 달라도 하나같이 예쁘다. 쓸쓸한 것 같으면서도 싱그럽고 화사하다.

‘소망의 샘’을 지나 절터로 올라서면 오랜 세월을 견디다 사라진 절집과 그 터에 뿌리 내린 나무의 성긴 숨결이 들려온다. 텅 빈 풀밭은 그 옛날 이곳에 자리했을 옥룡사의 흥망성쇠를 가만히 보여준다. 넓고 휑한 땅엔 전설로 남은 아홉 마리 용과 그 전설 속을 누비는 여행객의 발소리만 서걱서걱 남았을 뿐….

꽃은 오늘도 피고 지지만 누군가의 가슴엔 영원토록 지지 않을 추억이 되기도 한다. 발자국 하나에 꽃송이 하나, 불꽃보다 따스한 동백의 향연이 이곳에서 펼쳐진다. 봄,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꽃들이다.

원데이 광양 여행 레시피
① 3월의 청매실농원은 거의 매일 붐비므로 가능한 아침 일찍 다녀오는 게 좋다. 3월 8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축제 기간엔 셔틀버스와 임시 고속버스가 운행된다. 농원 입장료와 주차요금은 따로 없으며 여유 있게 3시간은 잡아야 한다. 멀리 남쪽까지 왔다면 구례 산동면 산수유까지 보고 가는 게 좋다. 다압면 너머가 구례이므로 이 경우 청매실농원 일정을 오후로 잡는다.

② 다압면에서 32km쯤 떨어진 광양읍 서천변에 광양불고기 전문점들이 모여 있다. 맛과 가격은 대동소이하므로 마음이 동하는 곳에 들어가 맛있게 먹는다.

③ 읍에서 옥룡사지까지는 약 12km에 20분 거리다. 입장료와 주차요금은 없다. 인근의 중흥사, 운암사, 백운산자연휴양림도 함께 들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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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균 2019-03-04 17:45:33
와우~ 남쪽에는 벌써 봄이 왔나보네요~ 이번주 부터 축제라고 하더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