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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체험 여행] 호반의 도시 춘천의 새로운 명품 레포츠, 킹카누
[체험 여행] 호반의 도시 춘천의 새로운 명품 레포츠, 킹카누
  • 박상대 기자
  • 승인 2019.03.07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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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기술과 자재로 만든 킹카누
카누 체험과 주변 풍경을 함께 감상하는 고급 레포츠
가족, 형제, 직장인과 학생 등 단체의 협동심 기르기 좋아
패들링을 하면서 주변 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킹카누는 춘천의 떠오르는 명품 레포츠다. 사진 / 박보영 (사)물길로 이사
패들링을 하면서 주변 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킹카누는 춘천의 떠오르는 명품 레포츠다. 사진 / 박보영 (사)물길로 이사

[여행스케치=춘천] 봄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도시 춘천에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 겨울에는 아침마다 물안개가 피어올랐는데, 봄이 되면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이른 봄, 호수에서 봄바람을 흠뻑 마시며 카누를 타고 왔다.

봄바람이 불면 호수로 가자
춘천 가는 전철에 자전거를 싣고 가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열혈 동호인들도 있다고 한다. 의암호 주변 약 8km에 자전거길을 조성해 놓은 이후 라이딩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자주 찾고 있다는 것.

그런 의암호에서 새로운 레포츠 킹카누를 타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 소문이다! 물론 전국에서 카누를 탈 수 있는 데는 여러 곳이다. 동해안 삼척 바닷가에도 있고, 충주 청풍호에도 있고, 제주도 서귀포에도 있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탈 수 있는 카누는 주로 2인용이다. 최대 12명이 한꺼번에 탈 수 있는 킹카누는 의암호가 으뜸이다.

춘천시 송암동에 있는 물길로 공원. 킹카누 선착장에서 킹스맨이 간단한 주의사항을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입니다. 안전 조끼를 입으시고, 몸에 꼭 끼게 잘 조여주세요. 그래야 물에 빠졌을 때 조끼가 벗겨지지 않아요(이때 한 여성이 어머, 물에 빠질 수도 있어요?!” 하자 킹스맨은 씨익 웃는다). 패들은 자기 턱까지 오는 것을 고르세요. 카누에 탈 때는 첫발을 카누 가운데 딛고, 카누 가장자리는 발로 딛지도, 앉지도 마세요. 자리에 앉을 때는 먼저 가운데 앉았다가 옆에 앉을 사람이 타면 엉덩이를 살짝 옮겨 주세요. 카누는 균형을 잘 맞춰야 합니다.”

카누에 오르기 전, 전문가인 킹스맨이 주의사항과 패들 젓는 법을 가르쳐준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카누에 오르기 전, 전문가인 킹스맨이 주의사항과 패들 젓는 법을 가르쳐준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지난 3.1절에 서울에서 춘천을 찾은 민경택 씨 가족이 태극기를 준비해와서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외쳤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지난 3.1절에 서울에서 춘천을 찾은 민경택 씨 가족이 태극기를 준비해와서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외쳤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맨 나중에 킹스맨이 타고, 잠시 후 카누가 선착장에서 호수 안으로 밀려간다.

킹스맨의 구령에 맞춰 좌우로 균형을 맞춘 사람들이 패들에 힘을 가한다. 패들을 강물에 담근 뒤 패들을 당기면 카누가 앞으로 나아간다. 패들을 당긴 후 옆구리에 이르면 패들을 살짝 비틀어서 들어 올린다. 다시 패들을 강물에 넣고 힘껏 당긴다. 패들을 당길 때 팔이나 손목만 움직이면 안 된다. 발목과 무릎, 허벅지에도 힘이 가해지고, 허리와 골반이 많은 역할을 한다. 사람이 걸음을 걸을 때 발목이나 무릎만 움직이지 않고 허리와 등뼈, 어깨까지 움직이는 이치와 같다.

나 한 사람만 사지와 허리가 함께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카누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 특히 레이스를 벌일 때는 나의 힘을 잘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오른쪽 사람들의 힘이 너무 강하고 왼쪽 사람들의 힘이 너무 약하면 카누는 목표지점을 향해 바르게 나아가지 못한다. 같은 방향에 있는 사람들의 패들에 가해지는 힘이 일체감을 가져야 한다. 힘이 센 사람과 약한 사람의 힘의 분배와 균형이 잘 맞아야 한다. 나 혼자 있는 힘을 다 쏟아 부어도 균형을 맞추지 못하면 카누는 자기 코스를 잃게 된다.

캐나다에서 배워온 목재 카누 만들기 기술
처음 의암호에 카누를 띄운 사람, 우리나라에서 처음 세계에 하나뿐인 킹카누를 제작한 사람은 장목순 ()물길로 이사장이다. 2011년 회사를 설립하여 카누를 만들기 시작했고, 2014년 강원도 4대호수 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나무로 만든 카누를 호수 위의 레포츠로 선보였다.

캐나다에서 10여 년 살면서 호수에서 카누를 자주 탔습니다. 캐나다에선 혼자 타는 사람, 둘이 타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엔 2인용을 주로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하계올림픽 조정경기를 보면서 단체로 카누를 타면 좋겠다고 해서 킹카누를 만들기 시작했죠.”

캐나다에서 살았던 경험을 살려 춘천 의암호에 킹카누를 만들어낸 장목순 이사장. 사진 / 박상대 기자
캐나다에서 살았던 경험을 살려 춘천 의암호에 킹카누를 만들어낸 장목순 이사장. 사진 / 박상대 기자
킹카누를 타고 패들링을 즐기며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사진 / 박보영 (사)물길로 이사
킹카누를 타고 패들링을 즐기며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사진 / 박보영 (사)물길로 이사

장목순 이사장은 카누를 만들기 위해 캐나다에서 적삼나무 원목을 수입해온다. 적삼나무는 건식 사우나나 반신욕기를 만들 때 사용하는 목재다. 물에 잘 젖지 않고 성질이 강하다. 아름드리 나무를 얇은 판자로 켜내고, 다시 3cm 안팎으로 잘게 갈라서 암수 홈을 판 뒤 조각들을 끼워서 만든다. 수명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수명을 다한 카누가 없어서 알 수 없다. 사람이 타지 않을 때는 선착장 위로 올려서 건조시키므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호수로 따지자면 우리나라에도 캐나다 못지않게 많은데 우리는 호수를 레포츠용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기껏 유람선을 타거나 소형 카누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는 정도이다. 의암호 킹카누는 호수에서 레포츠를 즐길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킹카누는 목재로 제작한데다 무동력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시킬 염려도 없다.

()물길로 사람들은 카누를 타기 전에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자연을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킨다. 카누에서 음식을 먹거나 담배를 피워서도 안 된다. 쓰레기 투척은 상상할 수 없다. 호수에서 카누를 타는 중간에도 틈틈이 카누를 세워놓고 주변 삼악산과 자전거도로, 의암호 안에 있는 붕어섬, 상류에 있는 중도 등을 설명하며 감상하게 한다. 자연 속에 들어와서 자연이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 존재인지, 자연과 인간이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단체로 레이스를 벌이면 더 즐거운 킹카누
나무 카누를 여러 사람이 탈 때 위험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의 몸무게와 배의 부력 등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만든 배라서 안전수칙만 잘 따라 주면 괜찮다고 한다.

일부러 뒤집어엎지 않으면 뒤집힐 일은 없습니다. 이미 수차례 실험과 검증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모든 배에는 경험 많은 카누 선수 출신 킹스맨이 함께 타고 다니면서 안전수칙과 패들 사용법, 가야 할 방향 등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두세 팀이 레이스를 할 때도 안전하게 골인지점에 다다를 수 있어요. 지난해, 서울 한강에서도 며칠간 탔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장 이사장은 한강의 물살 정도는 청소년이나 성인들이 같이 패들을 저으면 상류나 하류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고 한다.

열심히 패들을 젓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변 경관을 보면 스트레스가 씻기는 기분이 든다. 사진 / 여행스케치DB
열심히 패들을 젓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변 경관을 보면 스트레스가 씻기는 기분이 든다. 사진 / 여행스케치DB
킹카누의 매력은 여럿이 함께 타면서 팀워크를 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 / 박보영 (사)물길로 이사
킹카누의 매력은 여럿이 함께 타면서 팀워크를 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 / 박보영 (사)물길로 이사

킹카누는 여럿이 함께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명 이상 12명까지 타고 다니는데, 학생들이나 대가족, 회사원들, 동창회원들이 주로 찾아옵니다. 여럿이 하는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킹카누도 힘을 모으고, 의견을 모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워크숍이나 MT, 단합대회를 하러 온 손님들이 많아요.”

박보영 ()물길로 이사는 호수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팀워크를 다지는데 아주 좋은 레포츠라고 말한다. 대학생들은 학교 MT를 다녀간 후 친구들을 데리고 다시 찾아오고, 직장인들은 나중에 가족들을 데리고 다시 찾아온다고 한다.

잔잔한 호수에서 몇 분 동안(5~10) 열심히 패들을 젓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변 산세나 나무와 숲의 변화(새싹이 돋고 꽃이 피고 단풍이 들고)를 보고 있노라면 도시의 일상에서 찌들었던 스트레스는 말끔히 사라진다. 카누에 오를 때 이걸 1시간 넘게 타고 다니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하선할 때는 벌써 한 시간이 다 지나갔느냐고 되묻는다. 패들을 저을 때는 정신을 집중하고, 주변 경관을 구경할 때는 사색에 잠기는 고급 레포츠인 게 분명하다.

Tip ()물길로
2018년 해양관광벤처 여행상품에 선정됐으며, 2018 문화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지역특화 레저관광 10선에도 선정되었다. 킹카누 승선은 4인 이상 단체 여행객이어야 가능하며, 비용은 시간에 따라 1인당 16000~25000원 선이다(이용시간과 탑승인원에 따라 변동). 사전 예약자 우선으로 승선할 수 있다.

주소 강원 춘천시 송암동 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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