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관광벤처기업 탐방⑥] “똑같은 해설 투어가 아니라 입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요” 최지연 에이치스토리컨설팅 대표
[관광벤처기업 탐방⑥] “똑같은 해설 투어가 아니라 입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요” 최지연 에이치스토리컨설팅 대표
  • 조유동 기자
  • 승인 2019.03.08 1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토리텔링 교육관광 콘텐츠, “역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역사 속 캐릭터가 되는 역할 미션극 ‘史실 속의 사실’로 2018 관광벤처 선정
사진 제공 / 에이치스토리컨설팅
에이치스토리컨설팅은 역사 해설을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 에이치스토리컨설팅

[여행스케치=서울] “‘역사로 심쿵하게, 역사를 유쾌하게, 역사와 재미나게, 역사로 세상보기’를 슬로건으로 역사라는 소재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있어요.”

역사를 소재로 체험극, 공연, 각종 교재, 만화와 이야기 등의 콘텐츠를 만들어 운영하는 최지연 에이치스토리컨설팅 대표, 그녀가 회사의 대표가 된 과정은 재밌고 독특하다.

‘백범 김구, 안중근 기념관 같은 훌륭한 소재들이 왜 문화콘텐츠가 되지 않고 교육용으로밖에 쓰이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던 그녀가 2010년 만난 사람은 내관복을 입고 궁궐・박물관 가이드 겸 작가로 활동하던 일명 ‘쏭내관’이었다.

생생한 캐릭터에게 듣는 역사 해설
“쏭내관을 처음 만나서 제가 받은 질문이 ‘상궁복 입을 수 있어요?’ 였어요. 그 답은 궁궐을 구석구석 아는 사람은 아주 어릴 때부터 궁에 들어가 온갖 일을 다 하는 내시, 무수리, 궁녀들이기 때문이죠. 궁궐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해설을 해줘야 가장 재밌겠죠.”

그 질문에 매력을 느낀 그녀는 쏭내관과 함께 역사 해설사로 일하기 시작한다. 스스로도 ‘사업하는 거상, 김만덕’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울 만큼 경영과 시스템을 도맡아 2013년에는 법인 설립한다. 그리고 2017년에는 쏭내관으로 알려진 송용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린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사업하는 거상, 김만덕' 캐릭터를 자랑하는 최지연 에이치스토리컨설팅 대표. 사진 / 조유동 기자
화면 갈무리 /
생생한 캐릭터와 함께하는 역사 해설은 아이들에게 역사를 재밌게 느끼게 한다.화면 갈무리 / 에이치스토리컨설팅 홈페이지

기존에 운영하던 ‘쏭내관의 재미있는 史교육현장’은 에이치스토리컨설팅의 대표 브랜드로, 쏭내관은 에이치스토리컨설팅을 대표하는 얼굴로 자리잡았다. 에이치스토리컨설팅의 직원 모두가 쏭내관, 김만덕처럼 백범 김구, 장희빈 등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에이치스토리컨설팅의 해설사들도 각자 캐릭터를 가지고 궁궐, 유적, 박물관 등에서 진행되는 강의와 현장 체험학습 프로그램의 일부분이 된다. 내관과 상궁이 된 해설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아이들.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4월부터 11월이면 궁궐 곳곳에서 내관복을 입은 해설사들을 따라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해설사들이 직접 콘텐츠가 되는 역사 이야기
해설과 함께 사극영화를 감상하는 ‘알고 보면 The 재미있는 史극영화’, 신청한 곳으로 직접 찾아가 역사강의를 하는 ‘史통팔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에이치스토리컨설팅의 해설사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다.

“사람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거죠. 해설사들이 모여 스스로 화두를 정해 스토리를 만들고 참가하면 ‘이거 내가 만든 콘텐츠야’라는 자부심이 생겨요. 해설사의 역량을 키우는 힘이자 투자입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인터뷰 중인 최지연 에이치스토리컨설팅 대표. 사진 / 조유동 기자
사진 제공 / 에이치스토리컨설팅
에이치스토리컨설팅에서 육성한 전문 해설사 史단원들도 각자 캐릭터를 가지고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사진 제공 / 에이치스토리컨설팅

에이치스토리컨설팅의 콘텐츠는 궁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길에서 만난 윤동주, 낭독여행’은 윤동주의 삶과 시를 이야기하는 문학여행이다. 윤동주 문학관, 시인의 언덕, 수성동 계곡, 윤동주 하숙집 등 그의 흔적이 남은 장소를 거닐며 역사를 마주한다.

이외에도 수원 화성을 배경으로 정조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참여형 연극 ‘달달한 행궁 로망스’, 경기도의 동서남북을 잇는 역사문화체험 ‘경기천년, 경기루트 일주 투어’ 등 에이치스토리컨설팅은 전국 어디든 역사와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어나간다.

스스로 재미를 찾아가는 역사와 인문학
아이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프로그램은 역할 미션극이다. ‘다락원 상인’은 참가자가 조선시대 보부상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의정부 재래시장을 스토리텔링 공간으로 만들어 시장 상인들과 함께 보물찾기 등 미션을 수행한다.

경복궁을 배경으로 왕자의 난, 한글 창제, 명성황후 시해 등 다양한 사건을 그 시대 속에서 경험하게 하는 ‘라이브 액션 RPG 궁궐 기행, 史실 속의 사실’도 많은 호응을 받았다. 에이치스토리컨설팅은 ‘史실 속의 사실’을 통해 2018 관광벤처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참가자들에게는 궁궐에 입궐하기 위한 시험을 받는 궁녀, 내시라는 상황이 주어진다. 참가자는 직접 내관복, 궁녀복을 입고 경복궁 곳곳을 돌아다니며 미션을 수행한다. 시험을 통과하는 과정 중에는 한글 반포 등 미션과 관련된 역사 속 이야기들을 듣는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인터뷰 중인 최지연 에이치스토리컨설팅 대표. 사진 / 조유동 기자
사진 제공 / 에이치스토리컨설팅
참가자가 직접 역할 미션극에 참가하는 '史실 속의 사실'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호응이 좋다. 사진 제공 / 에이치스토리컨설팅

“옷을 입고 그 캐릭터가 돼서 설명을 들으면 아이들이 스스로 변신을 하기 시작해요. 상궁복을 입혀놓으면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이들이 스스로 ‘아유~ 이 상궁~’하면서 목소리랑 말투도 흉내 내고 재미를 부여하는 거죠.”

한편, 에이치스토리컨설팅의 최종 목표는 역사, 인문학 콘텐츠들의 확대다. ‘史실 속의 사실’처럼 한 공간에 담긴 전통, 역사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일종의 스토리 테마파크, 에듀테인먼트(교육(Education)과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 파크를 만들고 싶어요. 궁궐을 다녀와서 거기서 본 것들을 정리하고, 역사를 소재로 한 어트랙션, 굿즈, 프로그램들을 만나는 거죠. 아이들, 외국인 관광객들이 겉핥기식 한복체험이 아니라 진짜 우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