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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봄나들이] 진해 군항제에서 벚꽃만 보기 아쉽다면 ‘군항마을 역사관’ 탐방해볼까
[봄나들이] 진해 군항제에서 벚꽃만 보기 아쉽다면 ‘군항마을 역사관’ 탐방해볼까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9.03.19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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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지어진 목조가옥에 둥지 튼 군항마을 역사관
근대사 여실히 보여주는 사진자료와 문화유산 전시
중원로터리 중심으로 근대건축물 밀집…함께 여행하기 좋아
진해의 근대사를 담은 사진과 유물을 전시해놓은 진해 군항마을 역사관. 사진 / 조아영 기자
진해의 근대사를 담은 사진과 유물을 전시해놓은 진해 군항마을 역사관.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창원] 봄이 오면 어느 도시보다 분주해지는 곳, 진해. 올해로 제57회를 맞는 진해 군항제가 오는 4월 1일부터 10일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통신동 중원로터리 일원에서 개최된다. 벚꽃이 구름처럼 피어나는 명소에서 살짝 걸음을 넓혀보면 진해가 품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오래된 목조가옥에 둥지를 튼 ‘진해 군항마을 역사관’에서 살아 숨 쉬는 근대유산을 만나보자.

근대 역사관으로 거듭난 적산가옥 한 채
중원로터리에서 창선교 방향으로 뻗은 길에 들어서면 2층짜리 목조가옥 한 채가 보인다. 규모가 크지 않아 쉽게 지나칠 수 있을 법한 이곳은 진해의 근대사를 담은 사진과 유물을 한데 모아 전시한 진해 군항마을 역사관이다. 1912년 지어진 적산가옥을 활용한 역사관은 예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그 자체로 역사의 산증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역사관에 들어서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흑백사진이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아끈다. 꼬박 한 세기 전, 1910년대 진해면 사진이다. 사진 위에는 진해역, 진해우체국, 흑백다방 등 근대 건축물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아득히 멀어 보이는 100년 전 풍경이지만, 대다수의 건물들이 오늘날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어 실제로 둘러볼 수 있다.

1910년대 진해면 사진이 1층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1910년대 진해면 사진이 1층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근대 주요 시가지 모습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근대 주요 시가지 모습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해방 이후 식민지 잔재 청산을 위해 베어졌던 벚나무 뿌리. 사진 / 조아영 기자
해방 이후 식민지 잔재 청산을 위해 베어졌던 벚나무 뿌리. 사진 / 조아영 기자

벽면 끝자락에는 굵은 나무뿌리 한 덩이가 놓여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진해 시가지에 많이 심었던 벚나무의 뿌리다. 벚나무는 해방 이후 식민지 잔재 청산을 위해 모조리 베어졌지만, 1960년대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인 것으로 밝혀져 다시 심기기 시작했다. 나무뿌리에도 역사와 이야기가 얽혀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2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귀한 사진자료를 만날 수 있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백범 김구 선생이 진해를 방문했을 때 촬영한 기념사진이다. 선생은 해안경비대(현재의 해군) 창설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이때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를 함께 돌아본 뒤, 충무공을 기리며 북원광장에 친필 시비를 남기기도 했다. 

현재 김구 선생의 친필 시비는 충무공의 전승지인 옥포만이 보이는 남원로터리 한가운데에 옮겨져 있으며, 역사관에서 도보로 채 10분도 걸리지 않아 함께 살펴보기 좋다.

1946년 진해를 방문했던 백범 김구 선생의 기념사진. 사진 / 조아영 기자
1946년 진해를 방문했던 백범 김구 선생의 기념사진. 사진 / 조아영 기자
2층 전시실 벽면에는 1960~1970년대 생활상을 담은 흑백사진이 부착되어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2층 전시실 벽면에는 1960~1970년대 생활상을 담은 흑백사진이 부착되어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전시실을 둘러싼 벽면에는 1960~1970년대 생활상을 담은 사진이 부착되어 있어 어른들은 추억을 떠올리며 반가워하고, 어린이들도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신기해한다. 

사진 속에는 ‘쥐를 잡자!’라는 단순명료한 문구가 쓰인 포스터, 머리카락 속을 파헤치며 머릿니를 잡는 풍경 같은 그때 그 시절 모습이 녹아있다. 새마을 운동을 장려하며 출시된 담배 ‘새마을’, ‘은하수’ 등 서민과 밀접한 유물도 전시되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진해 여행을 오래 추억하고 싶다면 역사관에서 판매 중인 기념품도 함께 살펴보자. 여좌천 로망스다리, 경화역 등 진해 명소를 담은 엽서와 마그넷 등이 마련되어 있다. 밀가루 반죽에 고소한 콩가루를 섞어 콩 모양으로 만든 뒤 불에 구워낸 진해의 명물 ‘콩과자’도 함께 구매해 맛볼 수 있다.

역사관에서 구매할 수 있는 진해의 명물 콩과자. 사진 / 조아영 기자
역사관에서 구매할 수 있는 진해의 명물 콩과자. 사진 / 조아영 기자
1912년 건립되어 현재 문화공간으로 운영 중인 흑백. 사진 / 여행스케치 DB
현재 문화공간으로 운영 중인 흑백. 사진 / 여행스케치 DB
역사관 주변에는 근대문화가 산재한 공간과 더불어 테마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역사관 주변에는 근대문화가 산재한 공간과 더불어 테마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역사관을 모두 둘러보았다면 진해 근대문화 역사길로 여정을 이어가도 좋다. 1912년 건립되어 2008년까지 다방으로 운영되다가 현재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흑백, 6각 지붕이 있는 중국풍 3층 건물 육각집(뾰족집), 국가사적 제291호로 지정된 진해우체국 등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근대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 밀집되어 있어 걸어서 쉽게 둘러볼 수 있다.

Info 진해 군항마을 역사관
입장료
무료(진해콩과자 1봉 1000원, 엽서 3장 2000원, 엽서 세트(13장)ㆍ마그넷 4000원)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무)
주소 경남 창원시 진해구 편백로 25-1

Tip 근대문화 역사길 투어 프로그램
진해의 근대사에 대한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해설사가 동행하는 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해보자. 정기투어의 경우 하루에 2번(오전 9시 30분, 오후 1시 30분) 진행하며, 별도의 예약 없이 시간에 맞춰 집결지인 해군의 집에 방문하면 된다.
주소 경남 창원시 진해구 충장로 25(해군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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