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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차 맛에 취하고 자연 경관에 반하다, 하동 야생차 & 청학동의 삼성궁
차 맛에 취하고 자연 경관에 반하다, 하동 야생차 & 청학동의 삼성궁
  • 문선영 기자
  • 승인 2019.04.02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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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 야생차는 1200년의 역사성을 인정받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
- 가내수공업 형태로 오랫동안 전해져 온 하동만의 전통 제다법 (製茶法)은 무쇠 가마솥 덖음 방식
- 사람의 손으로 쌓았다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청학동 삼성궁은 1994년경부터 외부인에게 개방
하동의 대표 명소인 쌍계사로 이어지는 화개 십리 벚꽃길. 사진 제공 / 하동군청 문화진흥과
하동의 대표 명소인 쌍계사로 이어지는 화개 십리 벚꽃길. 사진 제공 / 하동군청 문화진흥과

[여행스케치 하동] 하동의 매력을 한 가지로 정의하긴 어렵다. 섬진강, 벚꽃길, 쌍계사, 야생차, 지리산, 화개장터 등 하동을 대표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하동은 사계절 내내 다른 모습을 선사한다. 그러니 하동의 진짜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다면 그냥 천천히 걸어볼 것을 권한다

경사지에 있는 하동의 야생차밭

하동의 화개에는 사방이 차밭이다. 평지에 있는 차밭보다 비탈진 경사면에 자리 잡은 차밭이 더 많아 보이는 건 왜일까. 하동 야생차 박물관 장혜금 학예연구사는 하동 차밭의 원형이 원래 경사지라고 한다.

“ 하동 차가 전 세계적으로 퍼진 이유가 바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재배조건 때문입니다. 척박하고 험준한 경사지일수록 차 맛이 좋다고 합니다. 이는 연구 자료에도 나와 있습니다. 게다가 사람의 손이 잘 닿지 않기에 자연 친화적으로 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수확할 때도 경사지에 직접 올라가서 손으로 찻잎을 하나하나 따야 해서 그 양도 무척 적지요. 하지만 그 적은 양을 솥에 덖어서 만들기 때문에 최고의 수제 녹차 맛과 향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하동 정금리의 야생차밭. 높은 지역에 있는 차에는 함께 있는 나무와 꽃의 향이 난다. 사진 제공 / 하동군천 문화진흥과
하동 정금리의 야생차밭. 높은 지역에 있는 차에는 함께 있는 나무와 꽃의 향이 난다. 사진 제공 / 하동군천 문화진흥과

하동에는 1,200년 된 차나무가 있고, 차 시배지를 알리는 비석도 있으며,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까지 왕실에 꾸준히 차를 공납했다는 기록도 있다.

또 작년 연말 차마고도를 연구했던 북경대 교수님이 와서 하동 야생차를 마신 뒤 중국의 명품 차보다 우리 차가 훨씬 더 낫다는 얘기도 했다고 한다.

하동 야생차의 녹차 가루를 미국 시애틀의 스타벅스에 100톤가량 수출합니다. 외국인들도 반한 맛인데, 우리가 그 맛을 잘 모른다는 게 몹시 안타까워요.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하동 야생차 맛이 익숙하지 않으나 차 마니아나 전문가들은 하동 야생차를 최고로 칩니다.”

하동은 해발 1,200m가 넘는 지리산에 둘러싸여 있으며, 남쪽으로 섬진강과 화개천이 만나 흐르는 천혜의 고장이다. 사진 제공 / 하동군천 문화진흥과
하동은 해발 1,200m가 넘는 지리산에 둘러싸여 있으며, 남쪽으로 섬진강과 화개천이 만나 흐르는 천혜의 고장이다. 사진 제공 / 하동군천 문화진흥과

하동 야생차에 관해 알고 싶다면 하동 야생차 박물관을 들러보자. 전시관과 체험관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전시관은 학예연구사가 언제나 상주해 있어 언제든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체험관은 사전 예약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510~13일까지 하동 야생차 문화 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참고하자.

하동 야생차 박물관 내부 모습. 사진 / 이해열 기자
하동 야생차 박물관 내부 모습. 사진 / 이해열 기자

Info 하동 야생차 박물관

관람 시간 오전 9~ 오후 6(3~10) / 오전 9~ 오후 5(11~2) / 매주 월요일, 신정, 설날, 추석 당일 휴무입장료 무료
주소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쌍계로 571-25
문의 055-880-2895

Info 하동 야생차 박물관 체험 신청
하동 야생차 박물관 홈페이지(www.hadongteamuseum.org) 통해서 예약 가능.
찻잎 따기 체험(40, 13,000) /  다례 체험(40, 무료) /  덖음 체험(30, 15,000, 15인 이상 가능),
돈차 체험(40, 15,000, 15인 이상 가능)

설립된 지 10년이 된 녹차 연구소. 차에 관한 연구는 물론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설립된 지 10년이 된 녹차 연구소. 차에 관한 연구는 물론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 / 이해열 기자

하동에는 야생차 박물관 외에도 차의 발전을 위한 녹차 연구소가 따로 있다.

설립된 지 10년 된 이곳에서는 품종 개발을 위해서 차나무 수집과 보존, 소재 개발을 통한 제품 개발, 제다법 연구, 여러 가지 미생물 발효차 연구, 차 씨 기름 연구를 하고 있으며, 가공 공장에서는 제품을 만들어 수출도 하고 판매도 한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한 여러 제품 중 차 씨 기름으로 만든 이순신 멀티밤이라는 제품은 이곳의 히트 상품.

작년에 어떤 관광객이 이 제품을 사서 발랐다가 하루 만에 효과를 봤다는 내용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6,500개의 댓글이 순식간에 달렸다고. 그 당시 유통 기한이 임박한 제품만 남아서 팔지 못했다고 한다.

녹차연구소에서 개발된 제품들. 이중에서 '이순신 멀티밤'은 최고의 히트 상품이라고 한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녹차연구소에서 개발된 제품들. 이중에서 '이순신 멀티밤'은 최고의 히트 상품이라고 한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제품에 이순신 장군의 그림을 그려 넣은 계기도 재밌다. 전투에서 총상을 입은 이순신 장군이 사천의 운흥사라는 절을 찾았는데, 상처가 잘 낫지 않자 그곳 주지 스님이 차 씨 기름을 발라서 상처가 나았다는 구전 기록이 <차 문화 유적 답사기>에 쓰인 것을 보고 이순신 장군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녹차 연구소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알프스 푸드 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삼성궁 입구. 선국(仙國)이라고 크게 쓰여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삼성궁 입구. 선국(仙國)이라고 크게 쓰여 있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삼성궁

삼성궁으로 가는 길목에 청학동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 아래로 도인천과 삼성궁이 표기되어 있다. 여기가 지리산 자락에 있다는 청학동일까.

갱정유도인들이 살아가는 도인촌, 배달민족의 성지인 삼성궁, 그 아래 마을인 학동을 합해 부르는 명칭이 바로 청학동이다. 청학동은 청학이 살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백학이 천년을 살면 청학이 되고, 청학이 다시 천년을 살면 현학(玄鶴, 검은학)이 된다고 하는 신비로운 새다.

따라서 청학이 사는 곳은 신선이 함께 사는 동천(洞天)이며, 세속의 때와 나쁜 기운이 범접하지 못해 전쟁과 질병, 흉년의 삼재가 들지 않는 복지(福地)로 전해져 내려왔다. 우리나라에서 청학이란 이름이 붙은 곳은 45곳이며, 단일 시군으로는 지리산 하동이 세 곳으로 가장 많다.

마고성으로 가는 입구. 마고성은 인류의 시초이자 창세의 여신인 마고를 모시는 곳이라고 한다. 사진 / 이해열 기자
마고성으로 가는 입구. 마고성은 인류의 시초이자 창세의 여신인 마고를 모시는 곳이라고 한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삼성궁 내에는 이처럼 작은 호수가 두 군데 있는데, 이는 인위적으로 물의 흐름을 막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삼성궁 내에는 이처럼 작은 호수가 두 군데 있는데, 이는 인위적으로 물의 흐름을 막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청학동 중에서도 삼성궁은 민족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종교와 사상을 초월한 성전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건립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그 성전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궁은 사유지로 입장료를 받는다.

그런데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쌓은 기이한 모양의 돌탑 1,500여 개가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1987년부터 지리산 자락의 돌로 조성하기 시작해 3,333개의 솟대를 쌓았으며,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건국전에서는 일년에 한 번 전국의 무속인이 모여 개천대제를 지낸다고 한다. 사진 / 이해열 기자
건국전에서는 일년에 한 번 전국의 무속인이 모여 개천대제를 지낸다고 한다. 사진 / 이해열 기자

삼성궁이 외부에 처음 개방된 것은 1994년경부터다. 외부에 개방되자마자 삼성궁의 돌탑과 고풍스러움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새로운 청학동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삼성궁 매표소를 지나는 순간부터 떡 벌어진 입은 한 시간 반가량의 시간이 지나 다시금 돌아 나올 때까지 절대 다물어지지 않았다. 다음에 오면 아마도 길의 흐름이 바뀌어 있을 겁니다. 불과 두어 달 전에 왔을 때와 지금의 길이 또 달라져 있었거든요.” 함께 길을 따라나선 김경연 문화관광해설사의 말이다.

눈을 들면 지리산의 아름다운 능선이 보이고, 아래를 보면 물의 흐름을 바꿔 만든 작은 호수가 과히 절경이다. 그저 감탄만 하게 되는 삼성궁에서 잠시나마 현실 속 문제를 내려놓는 게 어떨지.

Info 삼성궁

관람 시간 오전 9~ 오후 6(동절기 오후 5시까지)
문의 055-884-1279
입장료 개인(어른 7,000/ 청소년 4,000/ 어린이 3,000/ 경로장애유공자 3,000)
단체(어른 6,000/ 청소년 3,000/ 어린이 2,500
단체는 30명 이상
65세 이상 신분증 제시

하동을 가로지르는 섬진강의 굽이굽이 물길이 무척 아름답다. 사진 제공 / 하동군청 문화진흥과
하동을 가로지르는 섬진강의 굽이굽이 물길이 무척 아름답다. 사진 제공 / 하동군청 문화진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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