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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대중교통으로 만나는 영동 명풍경, 한천팔경과 양산팔경
대중교통으로 만나는 영동 명풍경, 한천팔경과 양산팔경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6.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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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으로 떠나는 여행, 충북 영동 편
느릿느릿~ 역사가 담긴 명승을 거닐다
사계절이 색다른 한천팔경, 전설 깃든 양산팔경과 영국사
사진 / 노규엽 기자
‘달이 머무는 봉우리’라 하여 이름 붙여진 월류봉 아래로 금강 상류의 맑은 물이 흐르는 절경, 이곳은 영동의 명승지인 ‘한천팔경’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여행스케치=충북] 뜨거운 여름, 더위를 피해 떠나지만 교통체증과 인파에 시달릴 걱정이 앞선다. 이런 때일수록 자가용보다는 직접 몸을 움직여 산과 물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건 어떨까? 피톤치드 가득한 양산팔경과 한천팔경이 있는 충북 영동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달이 머무는 봉우리’라 하여 이름 붙여진 월류봉 아래로 금강 상류의 맑은 물이 흐르는 절경이 펼쳐진다.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을 보며 ‘명당’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곳은 영동의 명승지인 ‘한천팔경’이다.

계절별, 시간대별 색다른 풍경을 자아내는 한천팔경

고형청 영동군 문화관광해설사는 “황간면에 있는 월류봉의 여덟 경승지를 일컫는 한천팔경은 계절별, 시간대별로 색다른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영동군 문화관광 홈페이지에 소개된 한천팔경 사계절의 모습을 함께 감상하니 더욱 운치와 감동이 전해진다.

한천팔경의 여덟 경승지는 월류봉을 비롯해 산양벽, 청학굴, 용연대, 냉천정, 법존암(현 원촌마을 위치로 추정), 사군봉, 화헌악을 말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아래 흐르는 물은 '세조가 몸을 씻었다'는 영천이고, 우측 위에 문수전이 보인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황간역에서 대여한 자전거를 이용해 월류봉을 찾아갈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반야사 대웅전 너머의 산자락에 있는 돌 계곡이 꼬리를 세운 호랑이를 닮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황간역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월류봉까지 가는 데는 약 15분이 걸린다. 그 덕분에 많은 여행자가 ‘황간여행’이라는 깃발이 달린 자전거로 월류봉을 찾는다. 월류봉 전망데크에는 한천팔경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이 한창이다. 월류봉에서 반야사까지도 역시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다. 자전거로 약 40분 정도 달리면 신라시대에 창건한 반야사를 만날 수 있다.  

함께 간 자전거는 종무소에 세워두고 반야사 경내를 둘러보자. 대웅전과 요사채 3동 그리고 대웅전 뜰에 있는 3층 석탑(보물 1371호)과 배롱나무 두 그루가 보인다. 이 배롱나무는 ‘조선 건국 당시 무학대사의 주장자를 꽂아둔 것이 둘로 쪼개져 쌍 배롱나무가 되었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대웅전의 왼편에 솟아있는 산자락에도 볼거리가 있다. 산허리에 흘러내린 파쇄석이 돌 계곡을 만들었는데, 그 모습이 꼬리를 꼿꼿이 세운 호랑이의 형상이라는 것. 그리고 망경대 꼭대기에 있는 문수전에 올라 석천계곡의 조망까지 둘러보면 반야사를 충분히 즐겼다 할 수 있다.

Info
반야사
입장료 무료
주소 충북 영동군 황간면 백화산로 652
문의 043-742-4199, 템플스테이 010-8243-7722

대중교통은 자전거로 충분... 황간역에서 무료 대여
여행자에게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주는 황간역은 열차가 서지 않는 폐역이 될 뻔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이용객이 줄어들며 폐역 대상에 이름을 올리자, 2013년 8월 역무원들과 주민들이 '고향역 살리기'에 앞장섰다. 황간역에 시(詩)가 있는 장독대, 추억의 놀이마당 등을 만들고, 가끔은 역사 앞 광장에서 음악회도 여는 문화공간으로 변신시켰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폐역이 될 뻔한 황간역을 역무원과 주민들이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황간역에서 만나는 시가 있는 장독대와 추억의 놀이마당.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황간역에서 대여한 무료 자전거로 황간 곳곳을 돌아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그 중심에는 강병규 황간역장이 있었다. 그는 “문을 연 지 111년이 된 황간역의 역사(歷史)를 지키기 위해 역을 꾸미게 됐다”며, “대도시의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찾아와서 잠시나마 마음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강병규 역장의 바람이 통하여 실제 황간역을 찾아오는 외지인들이 늘어났다. 일부러 기차를 타고 황간역의 변신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 중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멤버인 시우민과 첸이 황간을 방문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인터넷 방송 매체인 쿠캣 티비(Cookat TV)와 함께 제작ㆍ방송한 <매니저 없이 떠나는 여행 - 영동편>을 황간역에서도 찍었던 것. 이후 황간역의 변신이 더욱 소문이 나면서 엑소의 팬들도 들르는 코스가 되었다고. 지도상의 이름으로만 남을 뻔했던 기차역이 전국 간이역들이 배워야 할 긍정적 모델이 된 것이다.

황간역에서는 여행자들을 위해 자전거 무료 대여, 여행코스 안내문 등을 제공하고 있다. 무료 자전거 대여는 매표소에 자전거 이용에 관한 동의서 작성, 자전거 상태 점검 후 선택하면 된다. 단, 황간에는 자전거 길이 따로 없어 도로 운행에 대한 안전 사항은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 황간면의 맛집들
“황간의 올뱅이국밥은 어느 식당이나 직접 채취한 올뱅이를 사용하죠. 식당마다 취급하는 방법과 스타일이 다를 뿐 올뱅이국밥은 어느 곳을 가도 맛있어요.”
황간역에서 마주친 한 주민은 황간의 먹거리로 올뱅이국밥(다슬기의 충청도 방언, 또는 올갱이)을 추천했다. 자연산 올뱅이를 삶은 물에 된장을 풀고 시금치ㆍ부추ㆍ아욱ㆍ얼갈이배추 같은 제철 채소로 끓여내는 국밥은 시원하고 구수한 맛에 해장국으로도 안성맞춤이라는 설명. 황간역 인근의 식당들이 대부분 올뱅이국밥을 취급하니, 어느 집에 가도 황간 전통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황간 시외버스정류장 방면에는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자장면 맛집으로 소개된 덕승관이 있다. 방송의 인기로 영업 시작부터 대기표를 받고 줄을 서야 할 정도다. 대기표는 식당 안에 들어가 정확한 인원수를 말한 후 받을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짜장면 맛집으로 소개된 덕승관은 이제 줄을 서서 먹는 맛집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Info
덕승관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오후 3~5시 브레이크 타임ㆍ월요일 휴무)
메뉴 짜장면(곱빼기) 5000원(5500원) 탕수육 대/중/소 2만7천원/1만8천원/1만원 군만두 4000원
주소 충북 영동군 황간면 소계로 5
문의 043-742-4122

황간에서 영동으로

황간역의 무료 자전거 서비스는 황간역에서 왕복 기차를 이용하는 당일 여행객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므로 당일 반납이 원칙이다. 밤길이 어두운 농촌 사정을 고려한다면 어스름이 지기 전에 황간역으로 돌아오는 것이 안전하다. 자전거 반납을 마치면 이튿날 양산팔경을 둘러보기 위해 영동읍으로 이동해 숙소를 잡는 편이 수월하다. 영동읍으로 향하는 버스는 황간우체국 인근의 안성식당 앞에서 승차할 수 있다.

전설이 깃든 양산팔경을 향해, 천태산 영국사
“해가 저물 때 울려 퍼지는 영국사 종소리를 일컬어 영국모종이라고 하죠. 그때쯤 공양간의 저녁밥 짓는 연기가 산을 휘감고 돌아가는 모습을 으뜸으로 칩니다.”

영국사가 양산팔경 중 제1경이 된 까닭에 대한 고형청 문화해설사의 설명이다. 영국사로 가려면 영동역에서 출발하는 양산ㆍ명덕리ㆍ영국사 방면의 농어촌버스를 탄다. 영국사 입구 주차장까지의 소요시간은 대략 40~50분, 영국사 주차장을 거치지 않는 버스는 누교보건진료소에서 내려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주차장에서 영국사로 이어지는 산길 산책로는 약 1.1km로 30분 정도면 영국사 매표소에 도착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영국사 대웅전. 양산팔경 중 제1경인 영국사는 천태산 자락을 배경 삼아 자리 잡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수령 천년으로 추정되는 영국사 은행나무는 사방으로 팔을 뻗으며 당당하게 서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영국사로 들어서면 한 그루 은행나무가 거대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수령이 1천 년으로 추정될 정도로 오래 산 은행나무는 지금도 가을이면 노란빛으로 물들어 경기도 양평의 용문사 은행나무에 못지않은 풍경을 선사한다. 만세루를 지나 경내에 들어서면 대웅전과 극락보전이 나란히 서 있다. 천태산 능선을 배경으로 삼은 법당 건물들은 작지만, 그 자체로 멋이 있다. 계절에 따라 산이 옷을 갈아입으면 자연스레 영국사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Info
영국사
입장료 1000원
주소 충북 영동군 양산면 영국동길 225-35
문의 043-743-8843

강선대와 용암에 깃든 이야기, 송호관광지
송호관광지는 주변을 휘감아 흐르는 금강 상류의 물과 100년 이상 자란 송림이 어우러진 산림욕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양산팔경은 여의정과 용암, 그리고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강선대 등 3곳이다. 야영장 한가운데쯤 자리 잡은 여의정은 관광지 안을 산책하는 동안 둘러볼 수 있고, 용암도 강변을 따라 거닐면 쉽게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용암에 담긴 스토리를 눈으로 이해하려면 필히 강선대에 올라봐야 한다.

강선대에 오르면 정자를 감싸 안은 소나무 가지 사이로 유유히 흘러가는 금강의 물줄기와 그 안에 덩그러니 자리 잡은 용암의 모습이 보인다. 용이 되어 하늘로 오르려던 찰나, 잠시 한 눈을 팔아 선녀를 훔쳐본 죄로 강으로 떨어져버린 용암. 금강 물줄기에 몸이 묶인 채 목욕을 마치고 하늘로 돌아가는 선녀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였을 것인가. 풍경 속에 감춰진 이야기를 통해 유적지에 새로운 감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 역사 유적이 지닌 맛이 아닐까 싶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강선대는 풍경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했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송림이 있어 힐링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송호관광지 내에 있는 캐러밴. 사진 / 노규엽 기자

Info
송호국민관광지
입장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시설사용료 텐트 1박 기준 1만원
               송호원룸 성수기 12만원 비수기 주말 10만원 비수기 평일 8만원
               캐러밴(3~4인용) 성수기 10만원 비수기 주말 8만원 비수기 평일 6만원
               캐러밴(7~8인용) 성수기 15만원 비수기 주말 12만원 비수기 평일 10만원
주소 충북 영동군 양산면 송호로 105
문의 043-740-3228

Tip 교통정보
1. 서울에서 황간으로 가는 열차는 하루 5대(08:05 11:05 13:05 16:44 18:20) 운행하고, 부산에서 황간으로 가는 열차는 하루에 6대(05:13 07:50 10:50 14:10 17:05 17:48)가 있다(07:50 17:05는 해운대역 출발). 타 지역 운행정보는 코레일 홈페이지 참조.

2. 황간읍에서 영동역(읍)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7시 20분부터 오후 8시 35분까지 하루 35대 운행한다. 배차가 자주 있는 편이나 특정 시간대에는 40분~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황간역에서 버스시간표를 미리 확인해두자.

3. 영동읍에서 영국사로 가려면 영동역 인근 정류소에서 명덕행 농어촌버스를 이용한다. 영국사 주차장까지 가는 버스는 하루 3대(06:20 08:10 13:10) 있으며, 나머지 3대(10:50 16:50 19:00)를 탄다면 누교보건진료소에서 하차해 영국사 주차장까지 약 20분 정도 걸어간다.

3-1. 반대로 영국사에서 송호관광지로 향하려면 양산행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영국사 주차장에서 탈 수 있는 버스는 하루 3대(07:00 08:50 13:40)가 있으며, 누교보건진료소까지 걸어내려와 이용할 수 있는 버스가 3대(11:40 17:50 19:45) 있다. 또한, 누교보건진료소 맞은편 정류소에서는 양산면으로 향하는 옥천군 농어촌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4. 송호관광지(송호리 버스정류장)에서 영동역으로 돌아갈 때는 죽산, 봉곡, 마니산 종점에서 돌아나오는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하루 9대(08:20 09:50 11:10 12:50 14:40 16:00 16:50 18:50 20:30)가 송호리 정류장을 지나간다.

사진 / 여행스케치 DB
농어촌버스의 출발시간은 교통상황에 따라 오차가 생길 수 있으므로 예정시각보다 최소 5분 정도 일찍 정류소에 도착해 기다리는 편이 버스를 놓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다. 사진 / 여행스케치 DB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6년 7월호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여행]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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