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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인터뷰]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소중한 추억이 더 많아질거예요", 하늘길을 비행하는 류영범 기장
[인터뷰]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소중한 추억이 더 많아질거예요", 하늘길을 비행하는 류영범 기장
  • 조용식 기자
  • 승인 2016.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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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의 여행노트, 하늘길을 비행하는 류영범 기장
여행지 안으로 한 발 더 들어가는 즐거움, ‘대중교통’
사진 제공 / 류영범
류영범 아시아나항공 기장은 자유시간이면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떠난다. 사진 제공 / 류영범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여행스케치=서울] 젊어서 산을 좋아했고, 지금도 매일같이 운동을 해서인지 '건강미'가 넘치는 류영범 아시아나항공 기장. 하늘을 날기 때문에 두 발은 더 땅에 집착을 하는 것일까? 그에게 주어지는 자유시간이면 어김없이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떠난다. 때론 걸어서, 때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가 보지 못한 풍경을 담기 위해서다.

"젊을 때 조금 더 힘든 여행을 떠나세요. 남들이 많이 가는 여행지는 조금 나이가 들어서도 갈 수 있답니다. 그리고 현지 여행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여행지에 대한 소중한 추억이 더 많아질거예요."

류영범 아시아나항공 기장은 가끔 마음에 맞는 부기장과 여행을 떠난다. 젊은 부기장에게 평생 기억에 남는 여행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그들의 여행은 그리 길지 않다. 24시간의 자유 시간 중 취침과 비행 준비를 제외한다면, 반나절 여행이 대부분이다. 

준비하는 만큼 많이 볼 수 있다
중국 광저우로 운항 스케줄이 있을 때다. 부기장에게 같이 여행을 하자며, 현지 여행코스도 연구해 보라고 제의했다. 부기장은 광저우에 대한 여행정보는 물론 대중교통 정보와 전철 앱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왔다. 덕분에 둘은 더 재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류영범 기장은 현지 여행을 할 때 대중교통 이용을 기본으로 세운다. 그래야 그 여행지 안으로 한발 더 들어가서 보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비행이 우선이기에 대중교통으로 운항스케줄에 차질이 없도록 체크하고, 비상 시 대신할 교통도 알아둔다.

"마닐라에서 시내를 걷고 있는데, 어린아이가 자꾸 손을 벌리며, 몸을 밀치는 일이 있었어요. 그러고 2~3분을 걷는데, 바지 주머니에 넣어 둔 스마트폰이 없다는 걸 알았죠. 순간적으로 '당했다'라는 생각과 함께 아이를 쫓아가서 스마트폰을 찾는 경험이 있어요. 그 이후로는 항상 크로스 백을 메고 다닌답니다." 

사진 제공 / 류영범
류영범 기장의 첫 해외 원정산인 키나발루산은 해발 4095m로 보르네오 섬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사진 제공 / 류영범

공항에서 승무원들과 마주치면 두 개의 가방을 끌고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며, 무슨 가방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그중 하나는 비행에 관련된 책이나 서류가 들어 있는 가방이고, 나머지는 개인용품을 넣는 가방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류 기장의 개인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그가 제일 애지중지하는 카메라가 들어 있다. 3개의 렌즈를 가지고 다니며 여행지의 풍경을 담는다. 풍경을 사진기에 담기 위해 대부분 걸어다니는 데, 고생되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직 자신이 보지 못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기를 바라는 생각만 할 뿐이다. 그래서 그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대중교통 이용해야 참여행 맛본다
처음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생각에 렌터카, 택시 등을 이용해 봤다. 하지만 현지의 살아있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역시 현지 교통편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었다. 필리핀에서는 트라이시클을 자주 이용하며, 중국에서는 전철을 이용한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찾는 여행지가 있다. 중국이 그런 곳이다. 그런데 중국에서 예전 생각만 하고 갔다가 낭패를 본 일이 있다. 처음 중국에 방문했을 때는 기차난 전철을 이용하려면 표만 구입하면 됐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전철이 실명제가 되어 외국인도 여권이 있어야 발권 및 탑승이 가능한 규정이 생겼던 것이다. 그 사실을 모르고 갔다가 결국 호텔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고.

사진 제공 / 류영범
류영범 기장은 일반 비행운과는 다른 '특별한 비행운'을 만난 적이 있다. 사진 제공 / 류영범
사진 제공 / 류영범
코타키나발루의 노을은 구름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고 황홀한 풍경을 자아낸다. 사진 제공 / 류영범

하늘길을 다니다 보니 독특한 경험도 한다. 일반적으로 항공기가 지나간 자리에는 '비행운'이 생긴다. 비행운은 보통 일직선이나 비행기의 항로에 따라 곡선이 그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특이한 '비행운'을 목격했던 적이 있다.

일본으로 비행을 가다가 앞에 지나간 항공기가 만든 특이한 '비행운'을 보았다고 한다. 보게됐다. 지금도 어떤 이유로 사진과 같은 '비행운'이 만들어 졌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한다. 

늘 하늘과 마주하는 일이 많은 류영범 기장은 하늘에서도, 지상에서도 해넘이 모습을 '최고로 멋있는 풍경'이라고 말한다. 특히 구름이 어우러지는 노을은 잊을 수가 없다고. 그런 그에게 가장 멋진 선물을 하는 곳은 코타키나발루의 노을이다. 그래서 석양이 떨어지는 즈음에 구름이 가려져 붉은 노을을 연출하는 코타키나발루를 잊지 못한다.

그의 여행 버킷리스트는 '런던과 에든버러'
"한국보다 2시간 느린 다낭은 휴양지로 잘 알려져 있어요. 여행을 즐기는 프랑스 사람들은 다낭에 별장을 지어 휴양지로 즐기기도 한답니다."

휴양지 다낭의 또 다른 볼거리는 야경이다. 서울과 같은 이름의 한강(son han)있어 더욱 정감이 가는 곳이라고. 다낭의 랜드마크인 용다리는 용의 형태를 아름답게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밤이면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는 용다리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용머리에서는 물과 불이 뿜어지는 이벤트로 열린다고.  

아이들이 어릴 적 함께 했던 여행지 중에 영국 런던과 에든버러는 그의 버킷리스트의 하나이다. 오래된 도시의 모습과 아름다운 자연을 사진에 담으며 천천히 여행하고 싶다는 류영범 기장. 그는 오늘도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또 하나의 여행지를 적고 있다.

사진 제공 / 류영범
다낭 한강 전경. 앞의 다리는 현수교 부분이 90도 회전하고, 뒤에는 용다리다. 사진 제공 / 류영범
사진 제공 / 류영범
류영범 아시아나항공 기장은 자유시간이면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떠난다. 사진 제공 / 류영범

*류영범 
아시아나항공 기장. A321, A320을 운항하며, 중·단거리 노선인 일본, 중국, 동남아 노선과 국내선을 비행하고 있다. 현지 여행을 할 때는 손에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그가 촬영한 사진은 그의 페이스북(www.facebook.com/jetway20)에서도 볼 수 있다.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6년 7월호 [고수들의 여행노트]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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