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포항] 겨울철 바닷바람을 이용해 만들던 과메기의 전통이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0월 27일 “오염우려 해역 수산물 안전성 조사를 통해 오는 2월까지 위해 수산물의 유통을 사전에 차단한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겨울철 소비가 많은 생식용 굴, 과메기, 김 등이 오염우려 해역 수산물에 해당되는데, 과메기 주생산지인 구룡포 상인들에게 ‘방풍막이 설치된 실내에서만 과메기 생산을 허용한다’는 통보가 전달됐기 때문이다.
전통과 산업이 함께 나갈 수 있는 방법 모색해야
식약처는 “과메기 생산 제조외 용도 시설과 분리 등 시설기준을 통해 위생적인 생산, 유통을 통해 품질관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과메기를 직접 말리고 있는 상인들은 “규제를 통해 시장 상인만 죽이려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남양수산 김성호 대표는 “냉풍건조기로 과메기를 생산하더라도 야외에서 말리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좋은 성분이 생성되지 않는다”며 “식약처가 실상을 모르고 행하는 탁상행정”이라고 말했다.
과메기 판매가 많은 구룡포 시장의 한 상인은 “지금껏 문제없이 해왔던 일을 금지하는 것은 시장 상인들만 죽이는 행위”라며 “이대로라면 앞으로 기업형 덕장에서 만든 과메기 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구룡포읍사무소의 김종범 산업팀 주사는 “과메기는 먹을거리로만이 아닌 볼거리로의 역할도 있었는데, 모두 공장화 되어버리면 구룡포 과메기만의 풍경이 사라지는 측면도 없지 않다”며 “산업화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전통을 공존시키는 방법도 모색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1월호 [현장 스케치]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