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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 곡성에 ‘살러’갑니다 – 곡성 안개마을①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 곡성에 ‘살러’갑니다 – 곡성 안개마을①
  • 김세원 기자
  • 승인 2019.04.22 17: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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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와 메론이 주 산물인 곡성 안개마을
침실습지와 섬진강 자전거길, 기차마을 등 관광지 다양해
사진 / 김세원 기자
곡성역에 발을 딛자 묘한 긴장감이 밀려왔다. 사진은 성 모양을 한 곡성역. 사진 / 김세원 기자

[여행스케치=곡성] 새로운 곳에 자리 잡는 일은 설렘과 동시에 두려움이 함께 찾아오는 일이다. 귀농어촌, 5일 동안 곡성으로 귀촌하러 떠나는 길의 시작은 누군가 말했던 ‘발걸음도 가볍게’라는 말과 딱 들어맞았다. 살짝 흐린 날씨도 “덥지 않고 선선해서 좋네” 하며 넘길 수 있을 정도.

도시 생활 27년, 곡성에 귀농하다
평소라면 기차에 엉덩이를 붙이자마자 곯아떨어졌을 텐데 잠이 한 숨도 오지 않는다. 곧 새로운 곳에 간다는 설렘 덕분이었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연둣빛 잎사귀를 보자 신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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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마을 입구입을 알리는 표석. 사진 / 김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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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마을 초입에 자리한 큰 연못과 뒤로 보이는 게스트하우스. 사진 / 김세원 기자

도착할 쯤 처음 출발할 때의 떨림과 설렘은 묘한 긴장감이 되어 돌아왔다. ‘나 정말 여기서 살 수 있을까?’ 여행이 아닌 한 마을에 정착해야 한다는 사실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여행으로 곡성을 방문하는 것과, 이곳에 살기 위해 오는 것은 차이가 크다. 5일 동안 머무를 숙소에 들어가기 전 간단한 일주일 치 시장을 보는 것부터 다르다. 음식 재료를 들었다 놨다하기를 반복한다. 5일 치의 예산에 맞게 사용해야 했기 때문. “타이밍이 맞으면 고맙고 아니면 다음 기회에”를 외쳤던 5일장의 기간도 꼼꼼하게 살피게 된다. 

딸기와 메론이 자라는 동네, 곡성 안개마을
자동차로 5분 남짓 달려 도착한 안개마을은 마을 초반에 자리한 큰 연못과 정자, 그리고 주변의 침실 습지 등이 있어 아름다운 곳이다. 숙소는 인터넷에서 보던 것 보다 훨씬 깔끔해 마음이 놓였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안개마을의 체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딸기 따기’가 진행된다. 일주일 먼저 와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던 체험자는 “생각보다 하루에 체험하게 될 일이 많지는 않다”며 “오자마자 이런 체험을 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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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익 사장이 메론이 어떻게 크는지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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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안개마을에서도 조장익 사장의 딸기는 최상급으로 통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임채홍 센터장은 “오늘 방문하는 딸기 체험장의 주인도 귀농한지 4년차 되어가는 농부”라며 “마을에서 딸기 농사 잘 짓기로 유명하다”고 얘기한다. 딸기 철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지만 따뜻한 비닐하우스의 온도와 질 좋은 토양 덕인지 딸기들은 올해 본 딸기 중 손에 꼽을 정도로 크고, 달며, 싱싱하다. 

여행이었다면, 먹고 따는 체험에서 끝났겠지만, 이번에는 생산자를 만나 귀농귀촌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귀농 4년차인 조장익 사장은 “‘할 것도 없는데 농사나 지어볼까?’라는 말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귀농하기 전에 성실한 삶을 살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이곳에 와서도 성공하기는 힘들다”고 말을 전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 체험자들이 직접 딴 딸기를 자랑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사진 / 김세원 기자
최상급 딸기를 재배하는 조장익 사장은 올해로 귀농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마을 사람들끼리 술을 먹다가도 농작물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달려 나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재배부터 유통까지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생각을 해야 농사가 좋은 수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루아침에 탄저병으로 고추 농사를 망친 농부 이야기까지 듣고 나니, ‘귀농’이라는 단어가 좀 더 무겁게 느껴진다. 미디어에서 가볍게 권장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다. 앞으로 남은 나흘 동안 다양한 교육을 받고 체험을 하게 되겠지만, 좀 더 실질적이고 쓸모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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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영 2019-04-23 13:00:26
섬진강변 마을이군요! 이른 봄에 가면 물안개가 정말 아름다운데!! 다시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