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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제철 과일] ‘눈의 향’, 겨울딸기 ‘설향’을 맛보다
[제철 과일] ‘눈의 향’, 겨울딸기 ‘설향’을 맛보다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7.0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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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농업기술원 논산딸기시험장
겨울 향기 품은 붉은빛 과실
사진 / 김샛별 기자
사진 / 김샛별 기자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여행스케치=논산] 제철에 먹는 과일만큼 달큰한 게 없다. 그런데 그 제철이 언제인지 알쏭달쏭한 과일도 있다. 바로 딸기다. 봄이 딸기의 제철이라고 널리 알려졌지만 언제부턴가 봄 딸기의 맛보다 겨울딸기가 더 맛있는 건 기분 탓이 아니다. ‘눈의 향’이라는 이름이 붙은 ‘설향’을 찾아나섰다.

논산의 2월은 새콤달콤하다. 우리나라 딸기 출하량의 30%가 논산에서 나온다. 한 입 깨물면 입 안 가득 달콤하고 새콤한 과즙이 터지고, 코로 느껴지는 딸기향은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겨울 딸기, 언제부터 나왔을까?
오래된 민담 속 딸기는 꼭 엄동설한에 등장한다. 병을 얻은 부모가 딸기가 먹고 싶다고 해 효심 깊은 자식이 추운 겨울 산속을 헤매고 그 효심 덕분인지 딸기나무를 발견해 대접한다. 민담 때문인지 겨울엔 딸기를 구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비닐하우스 재배가 늘며 빠르면 11월 중순부터 딸기가 출하되기 시작한다. 그럼 언제부터 겨울딸기가 나오기 시작했을까?

20세기 초 일본에서 들어온 딸기는 7~80년대까지만 해도 비싼 과일이었다. 딸기가 요즘처럼 흔해진 건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맨땅에서 재배되던 딸기 대신 비닐하우스가 보급되며 점점 봄에서 겨울로, 딸기가 나오는 시기 역시 앞당겨졌다. 2005년부터는 일본 품종 딸기 대신 국산 딸기 ‘설향’이 보급되기 시작해 2016년 논산 전체 생산량 97%, 전국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이제는 겨울이 딸기의 제철이라고 말해도 무색하지 않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사진 / 김샛별 기자

맛있는 겨울 딸기 고르기
맛있는 딸기를 고르는 비법에 대해 묻자 이한식 설화농원 대표는 “겉만 봐선 맛있는 딸기를 알 수 없다”며 “빨갛다고 다 맛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딸기가 익기까지는 시간뿐 아니라 온도도 중요하다. 누적 온도에 따라 600~650시간 정도가 지나야 알맞게 익는다. 만약 날이 너무 따뜻하다면 30일 만에도 빨갛게 익는다. 하지만 이런 딸기는 빨갛기만 할 뿐, 당도는 떨어진다. 60일 동안 천천히 시간을 들여 익어가는 겨울철 딸기는 그만큼 신맛은 덜해지고 당도는 올라간다. 봄에 수확하는 딸기보다 겨울딸기가 맛있다고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래도 외관으로 판별해야 한다면 과실보다 잎을 보는 게 좋다. “거꾸로 들었을 때 왕관처럼 발랑 까진 잎을 고르면 실패 확률이 낮다”고. “유독 반짝반짝 윤기가 나는 딸기가 있는데 오히려 이것은 성장촉진제를 놓은 것”이라며 주의를 주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사진 / 김샛별 기자
사진 / 김샛별 기자
사진 / 김샛별 기자

‘딸기의 왕’ 맛보러 논산 가자
기존의 딸기와 비교해 3~4배 이상 큰 딸기도 눈에 띈다. 달걀만 한 이 딸기의 이름은 킹스베리. 김현숙 논산 딸기 시험장 농업연구사는 “킹스베리는 20~30g 사이의 설향에 비해 70g 이상의 크기로 압도하는 왕딸기”라며 “그만큼 과즙이 풍부해 먹을 때 만족감이 높다”고 설명한다. 한입 가득 베어 물어도 또 딸기가 남아 있을 때의 행복감. 새콤한 딸기향에 달짝지근한 복숭아 향이 은은하게 나는 것이 특징이다. 
킹스베리는 작년부터 선도 농가에 배포하기 시작한 신품종. 이한식 대표는 “설향과 함께 작년 시험재배 해 본 킹스베리를 본 이들의 입소문에 천 명 이상이 킹스베리를 따러 왔다”며 “딸기의 새 시장을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Info 설화농원
몇 안 되는 킹스베리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지상 1.5m 정도 높이에서 수확하는 고설 재배농가라 허리를 굽히지 않고 수월하게 딸기를 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논산의 딸기 농장들은 이르면 2월 말부터 길면 5월까지 딸기체험을 진행한다. 농가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1만5000원 정도의 가격을 내면 30분 동안 안에서 자유롭게 딸기를 따먹을 수 있고, 1kg 상자에 가득 딸기를 채워올 수 있다. 딸기잼, 딸기 비누, 딸기 화분 등 딸기를 이용한 체험도 있으니 프로그램을 확인해보자.
주소 충남 논산시 노성면 호월로467번길 17-3
문의 041-733-5749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3월호 [제철 과일]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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