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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맛있게 북적인다! 즐겁게 모여 있다! 속초관광수산시장부터 아바이마을까지
맛있게 북적인다! 즐겁게 모여 있다! 속초관광수산시장부터 아바이마을까지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7.09.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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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순대, 닭강정...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직접 끄는 갯배 타고 사진전도 감상
관광객 편의성, 시장 상인이 직접 챙긴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려 15분쯤만 걸으면 나오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은 소문난 먹거리가 많다. 사진 / 김샛별 기자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여행스케치=속초]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려 15분쯤만 걸으면 나오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은 소문난 먹거리가 많다. 먹거리뿐이랴. 함경도 실향민들이 터를 잡은 아바이마을도 인근에 있어 먹고, 동네를 구경하기 딱 좋은 하루 속초 여행 코스가 된다.

재래시장과 종합시장이 함께 있어 꽤 규모가 큰 속초관광수산시장(이하 속초시장)은 볼거리는 물론 먹거리가 많아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먹거리는 배가 차면 아쉬운 입맛만 다신 채 돌아서야 하니 말이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오븐에 구운 모듬 생선구이를 맛볼 수 있는 ‘잔치집’. 사진 / 김샛별 기자
사진 / 김샛별 기자
속초관광수산시장 입구. 사진 / 김샛별 기자

유명한 먹거리가 많은 만큼, 속초시장은 특화된 골목으로 나누어 운영된다. 우선 속초의 별미인 오징어순대와 아바이순대를 파는 순대골목, 오징어젓갈과 명란젓, 창란젓, 가자미식해, 명태회무침 등을 파는 어물전 골목, 싱싱한 활어회와 문어 숙회 등을 먹을 수 있는 지하 회센터, 닭강정과 튀김을 먹을 수 있는 골목 등으로 나뉜다. 

Info 속초관광수산시장
주소 강원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16
문의 033-633-3501

요즘 대세! 새롭게 떠오르는 먹거리는?
시장에도 유행이 있다. 최근 건어물 골목에서 ‘핫’한 먹거리는 오징어입과 명태껍데기다. 심영호 영하건어물 대표는 “<미운오리새끼>에서 이상민씨가 오징어입을 버터에 노릇하게 볶아먹은 게 TV를 타더니 그때부터 오징어입을 찾는 이가 대폭 늘었다”고 설명한다.

명태껍데기도 인기다. 값도 싼데다 돼지 껍데기 등 동물성 콜라겐의 경우 흡수가 되지 않고 전부 몸 밖으로 배출되지만, 명태 껍질 등 어류에 함유된 콜라겐은 84% 정도까지 흡수된다는 보도가 나간 후부터 주부들이 많이들 사간다고. 심대표는 “그래도 가장 많이 나가는 건 역시 동해의 특산물인 오징어와 황태”라며 “오징어의 경우 붉은 색, 황태는 노란색을 띠는 것이 겨울에 제대로 얼렸다 녹인 것”이라고 고르는 팁을 주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속초시장을 찾은 이들이 젓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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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말려진 반건조 생선들. 사진 / 김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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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호 대표가 좋은 건어물 고르는 팁을 설명해주고 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물고기투성이인 속초시장에 ‘육고기’가 없는 것에 착안해 스테이크를 판매하는 청년상인도 흥미롭다. 새로운 것만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아니다. 없는 것을 재빠르게 캐치해 아이들과 젊은이들의 입맛을 빼앗은 ‘상남자 스테이크’가 수산물 일색인 속초시장의 별종이라면 별종이다.

갯배 타고 아바이마을로
가득찬 배를 꺼뜨리기 위해 잠시 걸어보자. 속초시장에서 10분 정도 거리의 아바이마을을 가기 위해선 현금 200원을 내고 갯배에 올라야 한다. 손님들이 직접 영차영차 소리를 내며 끌어야 하는 갯배. 아이들은 직접 끌어보고 싶어 손을 번쩍 들지만 유·아동은 사고위험이 있어 끌지 못하게 한다. 보통 남자 손님들이 직원분이신 할아버지와 함께 와이어로 끌면 금방 건너편에 도달한다. 

이곳부터가 아바이마을이다. 본래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았던 청호동은 1·4후퇴 당시 국군을 따라 남하한 함경도 실향민들이 정착하며 ‘아바이마을’이 되었다. 작년 마을미술프로젝트를 통해 실향민들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으니 천천히 동네를 둘러보자.

사진 / 김샛별 기자
아바이마을에 가기 위해서는 짧은 거리지만 갯배를 타고 가야 한다. 사진 / 여행스케치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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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컨테이너를 이용해 만든 문화공간인 ‘갯배’에서는 아바이마을에 관한 전시가 매달 열린다. 사진 / 김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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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플랫폼 갯배에서 9월까지 전시되었던 김도연 작가의 개인전. 사진 / 김샛별 기자

갯배를 타고 아바이마을에 온 것처럼, 동명의 ‘아트플랫폼 갯배’에서부터 시작하길 권한다. 오대양 육대주를 부유했던 해양 컨테이너를 이용해 만든 문화공간인 ‘갯배’에서는 아바이마을에 관한 전시가 매달 열린다.

1983년에서 현재까지 35년간 아바이마을 실향민들의 삶을 사진으로 기록해온 엄상빈 작가의 사진전을 시작으로 10월에는 동문선 전임 속초시장의 ‘속초시 기록 사진전’이, 11월에는 여성사진작가 빛담 사진전이 진행된다. 이 외에도 마을미술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전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작가를 섭외해 그린 벽화들도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걷다 보면 시장에서 채운 배도 슬슬 꺼지기 마련. 함경도 지방의 향토음식인 아바이순대를 안 먹고 갈 수 없다. 돼지 대창 속에 돼지선지와 찹쌀, 배추우거지, 숙주, 배춧잎 등을 버무려 속을 채운 아바이순대는 시장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워 바로 먹는 오징어순대와는 또다른 맛이다.

사진 / 김샛별 기자
고향을 그리워하는 실향민을 상징하는 동상. 사진 / 김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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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순대를 파는 식당들이 줄지어 선 아바이마을 골목. 사진 / 여행스케치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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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 지방의 향토음식인 아바이순대를 안 먹고 갈 수 없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오징어순대 역시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이 먼저 먹기 시작했다. 오징어잡이 배에서 바로잡은 싱싱한 오징어에 여러 가지 밥과 반찬을 넣어 먹던 것에 유래한 오징어순대는 찹쌀과 신선한 야채로 속이 꽉 채워져 있다. 계란을 입혀 튀긴 오징어순대가 가장 유명하지만, 튀기지 않은 오징어순대를 파는 가게들도 있다. 담백한 맛을 더 좋아한다면 튀기지 않은 오징어순대를 주문할 수도 있다.

Info 아바이마을
주소 강원도 속초시 청호로 122
문의 033-633-3171

Info 아트플랫폼 갯배
관람료 무료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이고 지고 싸가는 주전부리들
아바이마을에서 다시 속초시장으로 넘어가보자. 배가 불러도 여전히 놓치면 아쉬운 먹거리가 한가득이다. 다행인 점은 포장해 먹어도 좋은 것들만 남겨두었다는 것! 식으면 더 맛있다는 닭강정은 포장 1순위다. 닭강정의 원조격인 ‘만석닭강정’의 맛이야 워낙 소문나있고, 그 뒤를 바짝 따라 더덕닭강정은 물론, 대게닭강정, 새우닭강정, 코다리강정, 황태강정, 명태강정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시식 코너에서 한 입 맛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포장해가자. 

어물전 골목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명란젓, 창난젓, 낙지젓, 가리비젓, 통멸치젓, 청어알젓, 오징어젓, 조개젓, 멍게젓, 대구아가미젓 등 다양하지만 다들 꼭 사서 돌아가는 것이 가자미식해와 명태회무침이다. 20년째 젓갈을 팔고 있는 신대은 속초명성젓갈 대표는 “서해안과 달리 동해안의 젓갈은 ‘식해류’가 특징”이라며 “젓갈보다 염도가 낮아 밥반찬으로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밥도둑 젓갈 하나만 싸가도 식탁이 든든해진다.

사진 / 김샛별 기자
바로 삶아 더 맛있는 문어숙회. 사진 / 김샛별 기자
사진 / 김샛별 기자
작은 컵사이즈로도 강정을 판매하니 부담없이 종류별로 맛보기도 좋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종일 시장과 근처를 둘러보면 주차가 걱정이라고? 속초시장은 대형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데다 주차료까지 부담이 없다. 심영호 속초중앙전통시장상인회 회장은 “만 원 이상만 쇼핑해 주차권을 받으면 주차장이 무료”라며 “엄밀히 따지면 상인들이 모아 주차비를 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상인들이 한마음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이 편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한다고. 주차장은 아주 작은 예일 뿐, 시장 곳곳이 부단히 진화하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10월호 [맛시장 멋골목]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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