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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 녹차 향기와 바다 풍경이 어우러진 곳, 보성 다향울림촌(종합)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 녹차 향기와 바다 풍경이 어우러진 곳, 보성 다향울림촌(종합)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9.05.03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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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녹차탕‧해수욕장…즐길거리 가까워
오일장부터 위판장까지 등 농수산물도 신선
장류 제조‧카페 창업 등 귀촌 후 할 수 있는 일 다양해
사진 / 유인용 기자
보성 다향울림촌의 객실에서 바라본 남해 풍경. ‘바다가 보이는 마을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진 이들에게 다향울림촌은 좋은 선택지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여행스케치=보성] 보성 회천면의 다향울림촌은 카페를 겸한 펜션이다. 다향울림촌의 이름은 차의 향기와 소리의 울림이 널리 퍼지라는 뜻으로, 녹차와 서편제의 고장인 보성의 특징을 담았다. 펜션의 남쪽 객실에서는 통유리창 너머로 남해의 풍경이 펼쳐진다. ‘바다가 보이는 마을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진 이들에게 다향울림촌은 좋은 선택지다.

보성에서 살려면 보성이 어떤 곳인지를 아는 것이 우선이다. 보성을 소개하는 데에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녹차다. 전국 차 생산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보성에서는 녹차를 다양한 방면으로 즐길 수 있다.

녹차부터 벌교 꼬막까지 보성 알아보기
보성의 녹차는 마시는 것은 기본이고 율포에서 벌교 읍내로 나가는 길에는 산비탈을 따라 초록빛으로 펼쳐진 차밭을 눈에 담을 수 있다. 길가에 잠시 차를 세워둔 채 나무데크 너머로 드넓은 차밭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대한다원과 명량다원 등 큰 규모의 다원들도 있다.

녹차를 ‘피부로 느끼는 방법’도 있다. 다향울림촌 1층 카페에서는 녹차 족욕 체험이 가능하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근 채 차를 한 잔 마시다 보면 하체에 뭉쳤던 피로가 금세 가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녹차 족욕이 만족스러웠다면 율포해수욕장 인근의 ‘율포해수녹차센터’에서 따뜻한 해수녹차탕에 몸을 담가 보자. 1회 이용권은 7000원이지만 30매를 구매하면 12만원으로 회당 4000원 꼴이다. 부담 없이 목욕을 즐길 수 있어 외지 방문객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에게도 만족도가 높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보성 읍내에서 율포로 내려오는 길에는 갓길에 잠시 차를 주차해 두고 산 비탈을 따라 펼쳐진 초록빛 녹차밭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다향울림촌 1층 카페에서는 차를 마시면서 녹차 족욕을 해볼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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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시장에서 만난 꼬막. 벌교시장에서는 꼬막을 비롯해 득량만에서 갓 잡은 수산물들을 판매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김영희 다향울림촌 위원장은 “보성에서 귀농 대상지로 선호하는 곳 1위가 회천면인데 해수녹차탕이 그 이유 중 하나”라며 “특히 퇴직 후 찾는 60대 이상 분들이 많다”고 말한다.

보성을 대표하는 또 다른 먹거리는 바로 꼬막이다. 보성 오른편 끝에 자리한 벌교는 남도 교통의 요충지이자 바닷물이 만의 깊은 곳까지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지리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 갯벌에서 꼬막이 많이 난다. 꼬막 외에도 보성에서는 득량만에서 잡히는 신선한 제철 수산물들을 때에 맞춰 맛볼 수 있다.

율포에 산다면 알아두세요!
다향울림촌이 자리한 율포는 해수욕장이 있어 외지 방문객들이 많은 곳이다. 마트가 4개나 있고 율포해수욕장 주변에는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도 있어 장을 보거나 생필품을 구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또 카페도 몇 군데 있어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해안 마을인 만큼 수산물의 구입도 쉬운 편이다. 다향울림촌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회천수산물위판장’은 근방에서 규모가 큰 위판장이다. 꼬막, 바지락부터 도다리, 갑오징어까지 인근 바다에서 그날그날 잡은 수산물들을 판다. 미리 말하면 생선 손질까지 깔끔하게 해주고 위판장 2층에는 초장집이 있어 바로 회를 떠서 먹을 수도 있다.

율포에서는 재래시장도 멀지 않다. 보성 읍내에서 매 2일, 7일마다 열리는 오일장에서는 인근 지역에서 재배한 농작물과 과일 등을 판매한다. 흥정을 잘 하면 푸짐한 덤이 딸려오기도 한다. 율포에서 보성 읍내까지는 버스로 25분 거리다.

사진 / 유인용 기자
회천수산물위판장의 내부 모습. 갑오징어, 도다리 등 제철 수산물들을 구입할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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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포에서 보성 읍내를 오가는 마을 버스. 사진 / 유인용 기자

읍내로 나가려면 농어촌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율포에서는 대략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버스가 있는데 다향울림촌 뒤쪽의 회천 방면에서 나오는 버스와 율포해수욕장 방면에서 나오는 버스 두 종류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시간표를 잘 확인해야 한다. 두 버스의 노선은 율포해수욕장 삼거리에서 합쳐져 읍내로 올라가기 때문에 버스 노선을 잘 모른다면 농협하나로마트 앞 삼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만약 읍내까지 택시를 타게 된다면 요금은 1만7000원에서 2만원 정도다.

보성으로의 귀농,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보성으로 귀농이나 귀촌을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귀농이 목적이라면 농사를 지을 것인지 혹은 가축을 기를 것인지, 농사를 짓는다면 어떤 농작물을 기를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농작물의 품목에 따라 구입하기 좋은 농토도 달라진다. 보성에서 특히 잘 자라는 것은 감자와 쪽파로, 봄에 감자를 길러 5~6월 중 수확하고 가을에는 쪽파를 심어 이모작을 한다.

문규성 초록바다농장 대표는 30년 간 한국국토정보공사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10년 전 퇴직 후 고향인 보성으로 귀농했다. 문 대표는 “귀농 후 농사를 처음 짓는다면 판로 개척이 어려울 수 있다”며 “소비자의 마음을 열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귀농을 준비하는 여성들 중에는 된장이나 고추장, 간장 등을 담가 판매하는 일을 희망하는 경우도 많다. 전통 장류를 재래식으로 제조하는 정삼순된장의 정삼순 대표는 보성으로 내려온 지 올해로 5년이 됐다. 서울에서 자녀들을 기르며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농촌에서의 삶을 동경해왔다는 정 대표는 장 제조와 함께 고추장 만들기 등 체험 활동도 운영하고 있다.

정 대표는 “장류 제조는 경쟁자가 많고 판매 허가를 받는 과정도 쉽지 않다”며 “사전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내려왔는데 보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 관련 교육을 이수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귀띔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귀농 선배인 문규성 초록바다농장 대표가 예비 귀농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 모습. 문 대표는 10년 전 퇴직하고 고향인 보성으로 귀농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전통 장류를 재래식으로 제조하는 정삼순된장의 정삼순 대표는 “사전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내려왔는데 보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 관련 교육을 이수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귀띔한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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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씨 부부는 직장 생활을 하다가 그만 두고 율포해수욕장 인근에서 5년 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해수욕장 등 관광지가 가까운 곳에서는 숙박업이나 카페 창업을 준비하기도 한다. 박현정 씨 부부는 직장 생활을 하다가 그만 두고 남편의 고향인 율포에서 5년 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주말에 손님이 많다보니 직장을 다닐 때와는 생활 패턴이 많이 달라졌지만 삶의 만족도는 더 높아졌다. 

초등학생 자녀 두 명을 둔 박 씨는 “특히 아이들이 나이가 어리다 보니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곳에서 자연을 벗 삼아 생활하는 것이 아이들 정서에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며 “율포는 광주나 목포 등 주요 도시까지 1시간 내외면 닿을 수 있고 차밭과 녹차해수탕 등 놀거리도 다양해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귀농, 마음가짐에 달려 있어요
어린 시절 살았던 고향에서 새로운 일을 해보는 것, 혹은 전혀 연고가 없는 곳에서 제2의 삶을 시작해 보는 것 등 귀농과 귀촌에는 다양한 목적이 있다. 문규성 대표는 “농촌에서는 단순히 논밭에서 농사를 짓는 일 외에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니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해 선택의 폭을 넓혀보라”고 조언한다.

“농작물을 유통하거나 판매하는 과정에서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필요로 합니다. 농기계나 모터 등이 고장 났을 때 수리 센터가 너무 멀어 어려움을 겪기도 하죠. 농사도 돈을 버는 일이다 보니 크고 작은 법률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해요. 또 마을 어르신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도와드릴 손길도 필요하죠. 농촌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마음가짐이에요. 한 발짝 먼저 다가선다면 주민들도 마음을 열고 받아줄 것이랍니다.”

Info 다향울림촌
주소 전남 보성군 남부관광로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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