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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박상대 칼럼] 꽃을 찾아간 여행지에서 묻습니다
[박상대 칼럼] 꽃을 찾아간 여행지에서 묻습니다
  • 박상대 기자
  • 승인 2019.06.11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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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대표하는 꽃, 수국이 만개한 해남포레스트수목원. 사진 / 포레스트수목원
여름을 대표하는 꽃, 수국이 만개한 해남포레스트수목원. 사진 / 포레스트수목원

[여행스케치=해남] 어떤 사람은 꽃구경 간다고 하면 봄을 떠올립니다. 봄에 많은 꽃이 피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봄에 핀 꽃들은 대체적으로 일찍 시들어버리고, 여름에 핀 꽃들은 오래 피어 있습니다.

여름이 오는 길목에 해남으로 꽃구경을 왔습니다. 대표적인 여름꽃은 연꽃과 수국, 해바라기입니다. 이들은 개화하여 시들 때까지 한 달 이상 아름다운 생명력을 유지합니다.

꽃들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진한 향기를 내뿜습니다. 스스로 예쁨을 과시하지만, 누구도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습니다.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다가갑니다. 꽃들은 포용해줄 뿐 누구도 밀쳐내지 않습니다. 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게 합니다.

꽃들은 기품이 있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숲속에 숨어 피거나 바위틈에 피는 꽃도 활짝 피었을 때 절정의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우리는 어떤 꽃을 말할 때 가장 아름답게 활짝 피어 있는 순간을 떠올립니다. 

꽃밭에서 인생을 봅니다. 내 인생의 절정은 언제인가? 아직 오지 않았는지, 이미 지나갔는지, 아니면 지금인지 자문해 봅니다. 누군가에게 진한 향기를 전한 인생이었는지, 다가온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었는지? 

그대는 이 세상 여행을 마쳤을 때, 이웃 사람들이 그대의 어떤 모습을 절정의 순간으로 기억하면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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