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고성] 동해안을 찾은 여행객은 바닷물에 몸을 적신 후 잠시 들러볼 곳이 있다. 조선 4대 사찰 중 하나였으며 석가모니 치아사리가 봉안된 건봉사. 고성에서 자동차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건봉사를 소개한다.
1천5백년 된 고찰 건봉사를 아시나요? 강원도 고성군 거금강산 줄기 건봉산 치맛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조그만 사찰이지요! 지금은 가람이 10여 채 되는 작은 사찰이지만 불이문을 지나 돌계단과 주춧돌들이 늘어앉아 있는 절터만 놓고 보면 입이 쩍 벌어집니다.
건봉사는 이 땅에 불교가 본격적으로 전래되었던 신라 법흥왕 때(520년),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일제 시대까지만 해도 순천 송광사,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와 함께 국내 4대 사찰의 하나였다네요. 3천 칸이 넘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였고, 승려의 수만도 7백여 명을 헤아릴 정도였다니 그 규모가 짐작이 됩니다.
6.25전쟁 때 7백66칸에 이르던 가람이 전소되었답니다. 전봉사에 폭탄을 투하한 군인은 미군이라네요. 북한군이 그곳을 이용할 거라고 짐작한 거지요. 모든 건물이 전소되었는데 폭격 뒤 3~4일간 연기가 계속 피어올랐다네요. 그 뒤 민간인들의 출입이 금지되었는데 1988년 출입금지가 해제되면서 복원이 이뤄지고 있다는군요.
현재 10여 채의 가람이 복원되었는데, 소실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초라한 규모이지요. 건봉사에는 부처님 진신사리탑이 있고, 석가모니의 치아사리가 봉안되어 있지요. 진신사리탑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양산 통도사에 모셔진 불사리와 치아사리를 약탈해 간 것을 사명대사가 일본에 사신으로 다녀오면서 되찾아온 뒤 세운 것이랍니다.
이로인해 석가의 치아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만들게 되었답니다. 미리 전화하고 가면 친견은 물론 하룻밤 잠을 자고 올 수도 있습니다. 친견하고 싶은 사람은 기회를 만들어 보세요.
적멸보궁 올라가는 길목 절터에 옛날 전성기에 만들어 놓은 작은 연못이 있습니다. 4면이 돌로 만들어져 있는데 물이 고여 있고, 작은 개구리들이 노닐고 있더군요. 건봉사에는 `하늘이 내려 봉황새가 마신 샘물이라는 ‘예천’이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와 승병들이 마시고 힘을 얻어 `‘장군수’라고도 하네요. 이 샘물은 난치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고 합니다. 갈증을 해소하고 기력을 회복시켜 준다니 한 쪽박씩 마셔보면 좋을 겁니다.
건봉사 가는 길
서울 -> 인제/원통/진부령 -> 광산초등학교 지나서 좌회전 -> 건봉사 서울 -> 속초 -> 고성군 소재지 -> 통일전망대 가는 외곽도로 -> 상리 삼거리에서 진부 쪽으로 좌회전 -> 약 5분후 우회전한 뒤 들판 가운데 도로로 직진 -> 해상리 쮝 건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