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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가족이 함께 떠나는 여수 사도] 1억년 전 공룡시대 문이 활짝! 공룡이 살던 섬, 사도
[가족이 함께 떠나는 여수 사도] 1억년 전 공룡시대 문이 활짝! 공룡이 살던 섬, 사도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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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사도 전경.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사도 전경.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여행스케치=전남] 사도는 가족이 여행하기에 딱 좋은 섬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발자국이 무더기로 있어 찾아내는 재미가 솔솔. 물결 모양의 절벽이나 시루떡 모양의 기암괴석 사이로 당장이라도 공룡이 튀어나올 듯해 한층 더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사도는 여수항에서 서남쪽으로 뱃길 27km에 자리하고 있으나 섬으로 들어가는 여객선이 그렇듯 몇 섬을 걸쳐서 1시간 30여분이 소요된다. 아낙들이 해산물을 팔고 섬으로 귀향하는지 배 안이 소란스럽다. 뻥튀기를 안주삼아서 1.5ℓ짜리 막소주가 돈다. 장마철이라 구름이 낮다.

섬 아낙들의 갯바람 나는 트로트
잠깐 눈을 붙인 사이에 배 안은 트로트 메들리가 불려지고 춤바람이 인다. 출렁거리는 가락에 맞춰서 텁텁한 노랫가락에 뽑아져 나온다. 사람들의 박수가 한 소리를 내고 한 아낙의 독무대가 된다. 어디서 저런 푹푹 삶아진 노랫소리가 터지는 지. 갯바람인가.

내려야할 섬들이 가깝다. 하화도는 영화 ‘꽃섬’의 촬영지란다. 섬들이 아담하고 낮다. 밭두렁의 경계가 섬을 푸근하게 한다. 아래꽃섬과 윗꽃섬, 섬이 예쁘다. 그래서 꽃섬인가. 배는 사도를 향해 내달린다.

1월의 그믐, 2월의 영등, 3월, 4월, 5월은 보름에 한번 있다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추도가는 길. 2003년 8월. 사진제공 / 여수시청
1월의 그믐, 2월의 영등, 3월, 4월, 5월은 보름에 한번 있다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추도가는 길. 2003년 8월. 사진제공 / 여수시청

사도의 ‘모세의 바닷길’과 ‘공룡발자국’
사도는 ‘모세의 바닷길’로 잘 알려진 곳이다. 선착장 근처 소나무 다섯 그루가 있는 섬이 나끝, 그 옆으로 돌만 있는 바위섬을 연목, 마을이 있는 사도, 중도, 시루섬(증도), 장사도, 추도가 있다. 평소에도 물이 빠지면 추도만 빼놓고 모든 섬을 걸어서 갈 수 있다.

추도와 사도가 이어지는 길이 드러나는 시기는 1월의 그믐, 2월의 영등, 3월, 4월, 5월은 보름에 한번 있다. 이 때는 섬 전체가 ‘ㄷ’자의 형태가 된다고 한다. 사도와 추도 거리는 780m로 걸어다니면서 게, 조개, 해삼 등을 잡을 수 있다.

사도가 다시 사람들의 눈길을 끈 것은 공룡발자국이다. 약 7천∼8천만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때 살았던 공룡발자국 화석이 약 800여 점이 발견되었고 30여 개는 공룡의 보행렬로 함께 발견됐다. 공룡의 발 길이는 20∼45cm로 다양한 크기고 평균 보폭은 95cm정도란다.

마을입구에 있는 공룡 티라노사우르스.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마을입구에 있는 공룡 티라노사우르스.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육식 공룡발자국.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육식 공룡발자국.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섬을 돌면서 공룡이나 찾아볼까
선착장에 내리면 마을 입구에 커다란 티라노사우루스 2마리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고 그 뒤에 배모양의 건물이 마을을 가리고 있다. 섬다운 맛이 입구의 조형물로 인해 깎이는 듯 했지만 막상 마을을 쏘다닐 때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마을은 22가구에 35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대부분 고령의 노인들이다. 담쟁이넝쿨에 둘러싸인 돌담이 골목을 만든다. 돌담을 돌 때마다 옥수수 수염이 햇빛에 타고 고추 약 오르는 냄새가 좋다. 날씨가 좋은 날은 낭도와 멀리 여수의 화양면이 다 보이는데 안개가 끼어서 보이지 않는다. 아침 바다가 안개로 인해 저녁빛깔이다.

마을 뒤편의 산책로. 중도로 가는 다리가 보인다.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마을 뒤편의 산책로. 중도로 가는 다리가 보인다.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거북바위는 높이 10m, 길이 15m로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다. 옛날 얘기에 따르면 이 바위를 보고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거북바위는 높이 10m, 길이 15m로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다. 옛날 얘기에 따르면 이 바위를 보고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마을 뒤쪽으로는 산책 코스가 있다. 곳곳에 정자와 의자가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이야기 할 수 있다. 단지 모기가 많아서 긴 바지를 입는 게 좋다. 산책 코스를 내려오면 천년층이 있는데 공룡발자국이 발견된 것이다. 바위가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공룡발자국 앞에 안내문이 붙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3개의 발자국 밖에 찾지 못 했다. 사실 절벽의 기암괴석이 안개에 쌓여서 공룡이 튀어나올 것 같아 겁을 먹어서 제대로 찾지도 못 했다.

천년층을 옆으로 중도로 가는 다리가 있다. 그 옆으로 새 다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중도와 증도 사이에는 중도 해수욕장이 있다. 목걸이 만들기에 좋은 고둥이 파도에 예쁘게 다듬어져 있어서 꿰면서 놀기에 좋다.

중도에서 증도로 가는 길에는 커다란 돌이 놓여져 징검다리를 건너 듯 건너야 한다. 장사도 가는 길의 돌들은 미끄러워 특히 조심해야 한다. 증도에는 거북바위와 얼굴바위가 있다. 이 곳은 용궁 가는 길이 있다고 하는데, 바위에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를 듣고 있으니 있을 법도 하다.  

깃둥치기로 잡은 문어.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깃둥치기로 잡은 문어.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할머니가 바위 위에서 고둥, 군부, 배말이 등을 잡고 있다.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할머니가 바위 위에서 고둥, 군부, 배말이 등을 잡고 있다. 2003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땅이네 엄마의 깃둥치기
선착장에는 적당한 간격을 두고 흰 끈이 바다로 이어져있다. 끈을 끌어당길 때마다 통발이 올려진다. 통발 놓는 것을 사도는 ‘깃둥 치러 간다’고 한다. 통발 안에는 문어 (저녁에 삶아서 초고추장을 찍어 먹었다), 뱀장어, 새우, 장 담그기에 딱 좋은 크기의 게, 볼락, 불가사리 등이 잡힌다.  

사도는 양식을 하지 않아서 물이 깨끗하고 갯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물이 빠져나간 섬 주위로 할머니들이 바구니를 들고 고둥을 잡는다. 섬 주위 어디서나 고둥을 잡을 수 있다. 돌바닥에 붙은 고둥을 떼어 담는다. 군부와 삿갓처럼 생긴 배말이는 바위에 찰싹 붙어 있어 손으로 떼기가 어렵다. 이 때 칼을 가지고 밑 부분에 집어넣으면 군부가 바위에서 떨어지면서 도르르 말린다.

운이 좋으면 게를 잡을 수 있다. 바위 밑에서 두 다리를 뻘떡 드는데 칼로 누르면 집게 다리가 칼을 잡는다. 그 때 장갑을 낀 손으로 다리 등 뒤를 잡으면 된다. 살이 떨어져나갈 정도로 독하게 물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안개가 많이 끼어서 정기여객선이 오지 않았다. 마을 이장님 배를 탔다. 1시간 30분이나 걸리던 뱃길이 화양면 공정리 포구로 나오니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사도는 안개에 쌓여서 보이지 않았다. 마을 입구 티라노사우루스가 살아나 성큼성큼 안개 속을 헤집고 달려올 것 같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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