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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8월호
[동굴 기행] 한국 최고의 카르스트 지형 대이리 동국지대, 삼척 환선굴
[동굴 기행] 한국 최고의 카르스트 지형 대이리 동국지대, 삼척 환선굴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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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비가 그치자 운무 속으로 모습을 드러낸 봉우리들. 마치 종을 엎어놓은 것 같은 모습이 이곳이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임을 말해준다. 2003년 9월. 사진 / 김현득 객원 기자
비가 그치자 운무 속으로 모습을 드러낸 봉우리들. 마치 종을 엎어놓은 것 같은 모습이 이곳이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임을 말해준다. 2003년 9월. 사진 / 김현득 객원 기자

[여행스케치=삼척] 선녀가 환생하여 폭포에서 목욕하다 돌아갔다는 곳, 스님이 도를 닦으러 동굴 속에 들어갔다 되돌아 나오지 않고 환생했다는 곳, 환선굴. 

오락가락 하던 비가 그치니, 운무에 감춰졌던 봉우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실 빗길을 뚫고 어렵게 환선굴을 찾아오면서도 이런 신비스러운 경치를 기대하진 않았었다. 운이 좋아서였을까? 비까지 와줘서 깊지만 험하지 않게 솟아오른 저 봉우리들이 더욱 신비롭게 느껴진다.  

21세기 인간이 고안해 낸 동굴 입구 매표소. 2003년 9월. 사진 / 김현득 객원기자
21세기 인간이 고안해 낸 동굴 입구 매표소. 2003년 9월. 사진 / 김현득 객원기자

강원도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대이리 동굴지대로 잘 알려진 이곳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카르스트 지형으로 관음굴, 환선굴을 비롯해 현재까지 모두 여섯 개의 석회동굴이 발견되었는데 이 지역 일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서 자신할 수는 없으나 학창시절 보았던 <연인>이란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베트남 하롱베이 만이었던가? 바다 위에 점점이 떠있던 마치 종을 엎어놓은 것만 같았던 섬, 섬들. 직접 가보진 못했으나 중국의 계림도 이런 모습을 하고 있을까?

동굴 사진가이자 환경운동가로 잘 알려진 석동일 선생이 들려준 바에 따르면 길이 닦이기 전, 대이리에 오기 위해서는 마치 에베레스트를 오를 만큼 등짐을 싸서 지고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던 능선을 하루 종일 넘어야만 했다고 한다.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너와집이 그대로 남아 있다. 2003년 9월. 사진 / 김현득 객원기자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너와집이 그대로 남아 있다. 2003년 9월. 사진 / 김현득 객원기자
환선굴 가는 길에 만난 다리. 여행객들이 동굴까지 쉽게 오를 수 있게 했다.
환선굴 가는 길에 만난 다리. 여행객들이 동굴까지 쉽게 오를 수 있게 했다.

실제로 이곳 대이리엔 사람이 살고 있는 너와집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고 작년 물난리 때 떠내려갔다는 통방앗간이 바로 얼마 전까지 제 구실을 다하고 있었다고 한다. 6·25 난리가 끝나고도 3년 뒤에나 전쟁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났던 마을이다.

이렇게 한 마디로 강원도 오지 중의 오지였는데 길이 닦이고 나니 삼척시에서 몇 구비 돌다보면 쉽게 도착해버리는 유명 관광지가 돼 버렸다. 우리로서는 잊을 수 없는 IMF 당시 강원도가 개발한 두 가지 히트 상품이 있었으니 하나는 정동진 바닷가요, 나머지가 환선굴이란다.  

대이리 동굴지대의 유일한 관광동굴인 환선굴은 1997년 10월에 개방되었다. 이렇게 쉽사리 환선굴 관광을 즐기면서도 콘크리트로 잘 닦인 도로며 동굴 입구까지 친절하게 놓여진 철제 난간들이 눈에 거슬리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시계방향으로 통일광장, 옥좌대, 꿈의궁전, 제1폭포. 2003년 9월. 사진 / 김현득 객원기자
시계방향으로 통일광장, 옥좌대, 꿈의궁전, 제1폭포. 2003년 9월. 사진 / 김현득 객원기자
동굴지대를 흐르는 계곡물. 석회동굴은 물과 석회암 그리고 억겁의 시간이 빚어낸 결과이다. 2003년 9월. 사진 / 김현득 객원기자
동굴지대를 흐르는 계곡물. 석회동굴은 물과 석회암 그리고 억겁의 시간이 빚어낸 결과이다. 2003년 9월. 사진 / 김현득 객원기자

어둠 속에 숨어 있어야 더욱 빛을 발하는 동굴의 속살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윽’ 훑어보고 돌아서는 죄책감 때문일까? 주차장에서 동굴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리는데 만만하게 생각할 등반 코스는 아니다. 입구가 해발 500미터 부근에 있으니 굽 높은 구두로 도전한다면 큰 코 다친다. 하지만 동굴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부터는 그동안 흘린 땀방울이 얼어붙을 만큼 시원한 대가가 주어진다.

환선굴에는 옥좌대로 불리는 평정석순과 스물다섯 개의 동굴폭포, 동굴광장 등 볼거리가 많다. 동굴 안은 1년 내내 평균 15도 정도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으니 여름에는 피서지가, 겨울엔 피한지가 되어준다는데 아무래도 1년 중 가장 멋진 장관을 연출하는 때는 단풍드는 가을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만한 멋진 곳이 바로 이 대이리 동굴지대이다. 아름다운 동굴을 숨기고 있어 더욱 멋진 곳이기도 하지만 카르스트 지형이 빚어낸 저 산봉우리들만으로도 또 한 번 꼭 찾고 싶은 곳이다.          

동굴에서 만날 수 있는 생물들
동굴에는 여러 가지 생물들이 살고 있다. 동굴 속에 물이 있으면 소백옆 새우와 장님굴 새우, 꼬리치레 도롱뇽 등이 살고, 이끼도 볼 수 있다. 동굴 초입에서는 빨간 테두리가 예쁜 노래기, 인술접시 거미 등 여러 종류 거미, 줄까마귀 밤나방 등이 있다. 이런 것들을 관찰하기 위해 플래시를 준비하면 좋다. 그러나 너무 강한 플래시를 마구 비추면 박쥐나 생물들이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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