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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나들이 코스] 드넓은 초원과 잘 생긴 말들이 노니는 곳, 원당 종마목장
[나들이 코스] 드넓은 초원과 잘 생긴 말들이 노니는 곳, 원당 종마목장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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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종마목장의 말들은 경주마로 길러진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종마목장의 말들은 경주마로 길러진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목장을 산책하는 것은 추원을 거니는 것만큼 정서 순화에 도움을 준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목장을 산책하는 것은 추원을 거니는 것만큼 정서 순화에 도움을 준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여행스케치=고양] 서울 근교 원당에 종마 목장이 있다. 한국 마사회에서 경주마를 기르기 위해 운영하는 이곳이 서울 근교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초원과 말과 낭만이 있는 곳.

가을이 가까워지는지 하늘이 높다. 길옆으론 파란 풀밭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눈도 마음도 싱싱해진다. 넓은 풀밭에선 말 몇 마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타원형으로 둘러쳐진 하얀 펜스가 파란 풀빛에서 돋보인다. 이런 목초지가 연이어져 있다. 넓은 목장 풍경이다.

연인들이 그 장면 속에서 추억을 만들고 있다.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다. 놀랍게도 서울 근교에 이런 목장이 있다. 고양시에 있는 ‘원당종마목장’이다. 약 5만 평의 초지에 90마리의 말이 자라고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은행나무 가로수가 주욱 길을 인도한다. 아직은 어리지만, 언젠가는 은행나무 터널을 이룰 수 있으리라. 그 밑으로는 쥐똥나무가 낮은 키에 빈틈을 주지 않고 줄 지어 있다.  

종마 목장에선 이미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는 연인이나 가족들이 많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종마 목장에선 이미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는 연인이나 가족들이 많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아이들에게 목가적인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아이들에게 목가적인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조금 더 걸어들어 가면, 오른쪽에 운동장 트랙 같은 모양으로 커다란 목초지가 펼쳐진다. 하얀 펜스가 시원하다. 그 안에는 그림 같은 소나무가 몇 그루 서 있다. 큰 키로 풀밭을 내려다보고, 짙푸른 솔잎 위에 백로가 몇 마리 앉아 있다. 자세히 보면, 목초지를 둘로 갈라놓고 있는 시원한 흰 펜스 위에도 백로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앉아 있다.  

오른쪽의 목초지를 보면서 계속 걷다 보면, 왼쪽으로도 역시 목초지가 펼쳐진다. 그래도 왼쪽 목초지는 잠시 남겨두기로 한다. 먼저 등나무 그늘아래 있는 쉼터에서 쉬어야 하니까. 이 목장에서는 여기가 하나 밖에 없는 쉼터이다. 잠시 앉아서 눈으로 빙 둘러 보는 여유를 갖는 곳이기도 하다.

등나무 그늘 주위로는 넓지 않지만 그래도 쉴 수 있는 잔디밭이 있고, 나무숲도 갖춰져 있다. 섬잣나무, 때죽나무, 쪽동백, 수수꽃다리 이 외에도 많은 나무들이 있다. 친절하게도 나무들이 이름표를 달고 있다. 몇 개의 의자를 만들어 놓기도 했지만 잔디밭 위에 자리를 펴고 앉아도 좋을 것이다. 정문에서 돗자리를 빌려주기도 한다. 물론 무료이다.

원당 종마 목장은 강원도나 제주도 목장만큼 광활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원당 종마 목장은 강원도나 제주도 목장만큼 광활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말은 온순해 보이지만 사람을 물거나 발길질을 하기도 한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말은 온순해 보이지만 사람을 물거나 발길질을 하기도 한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어느 정도 쉬고 나면 왼쪽에 있는 목초지가 궁금해진다. 나지막한 언덕을 올라서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전보다 더 넓은 목초지가 광활한 평원처럼 기다리고 있다. 파란 풀밭, 하얀 펜스, 갈색 말들을 그림처럼 펼쳐 놓았다.

역시 잘 생긴 소나무가 곳곳에 서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TV드라마에도 빌려준 풍경이라고 한다. 그럴 듯한 장면이었을 것 같다. 그리고 온 길을 되짚어 나온다. 등나무 그늘 옆 잔디밭에는 온 식구가 자리를 펴고 앉아 있다. 싸가지고 온 음식을 먹고 있다.

소나무 그늘에서 간식ㅇ르 먹으며 쉬고 있는 사람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소나무 그늘에서 간식ㅇ르 먹으며 쉬고 있는 사람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아직 어린 아이들은 뒤뚱거리면서 뛰어다닌다. 몇 개의 벤치에는 연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추억 만들기를 하고 있는지. 등나무 아래 자판기에서 뽑은 건지, 입구 가게에서 사온 건지 손에는 캔 음료가 들려 있다. 지금 그대로 시간이 멎어 주기를 원할 지도 모르겠다. 아름답기 짝이 없다.

종마 목장을 나와 바로 울타리 하나를 두고 있는 서삼릉을 둘러보고, 들어올 때 지나쳐온 길을 걷는다. 은사시나무가 가로수로 늘어서 있는 3백여m. 이 길은 일부러 찾아 볼만한 산책로이다. 차를 타고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운 길이다.

종마 목장 진입로에 있는 은사시나무 가로수. 자동차로 통과하기보다 걷는 편이 좋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종마 목장 진입로에 있는 은사시나무 가로수. 자동차로 통과하기보다 걷는 편이 좋다. 2003년 10월. 사진 / 정대일 기자

길 양옆으로 서 있는 은사시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그 숲길은 작은 고개 너머로 터널을 이루고 있다. 간혹 몇 쌍의 젊은이들이 걸어오고, 걸어가는 것이 눈에 띈다. 나도 집사람도, 감히 그 몇 쌍에 들어가 본다. 숲길이 끝나고 하늘을 본다. 하늘이 높다. 마음도 높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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