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영암] 목포에서 영산강 하구언을 건너 영암방면으로 약1km를 가면 <보리밭 사잇길로>라는 간판이 보이고, 버섯 모양 초가집 형태의 아담한 카페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인기 가요 ‘모모’의 작곡가 부부가 경영하는 이곳이 기러기 요리와 젓갈로 유명하다는데…
김치 담글 때를 빼고 반찬용으로 먹을 수 있는 젓갈은? 멸치, 황석어, 송어, 토하, 새우, 갈치창, 전어, 오징어, 꼴뚜기, 명란, 바지락, 아가미, 밴댕이 젓 등 특이한 젓갈들이 많다. 멸치젓으로는 제주산 꽃멸치가 맛있으며, 민물 새우로 만드는 토하젓은 젓갈 중에 최고라 할 수 있는데 예로부터 귀한 손님에게만 내어 놓는다는 귀한 젓갈이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신안 영광에서 많이 나는 황석어, 송어, 밴댕이 젓과 함께 쌈 싸먹을 때는 남해쪽에서 나는 갈치 창젓이 빠지지 않는다. 젓갈의 맛은 숙성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재료가 얼마나 신선한가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숙성 과정 동안 위생 관리가 잘 되어야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소금이다.
반드시 천일염을 쓰는 게 중요하다. 숙성 기간은 약 1년 정도라고 한다. 양념은 태양초(햇볕에 말린) 고춧가루(여름에는 생고추를 추가하면 좋다), 마늘, 양파 다진 것, 참기름, 깨, 물엿, 사이다 등을 적당히 섞으면 된다. 그렇게 맛있게 양념이 된 젓갈은 뜨거운 밥 위에 얹어서 땀 흘리면서 먹는 게 별미다.
<보리밭 사잇길로>에서 맛볼 수 있는 특별식으로 기러기 전골 요리가 있다. 기러기 고기는 가을철 남자들의 원기 회복에 좋단다. 사육사의 말에 의하면 수놈 한 마리당 암놈 4~5마리를 거느리고 산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몬도가네 음식은 아니다. 여자들도 먹으면 미용과 건강에 좋다고 한다.
기러기 알은 중풍, 혈압이 높은 사람들에게 좋다고 한다. 삶아서 먹고 장조림을 해서 먹기도 한다. 가슴살은 떼어내어 육회로 요리하고 나머지 몸통으로 전골을 만든다. 전골은 고춧가루 없이 청양 고추로 매운 맛을 내며 무, 인삼, 대추, 마늘등 4가지 양념으로 푹 곤다.
다른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냄새가 없다. 씹으면 기러기 고기 자체에서 특유의 단맛이 나고 담백하기 때문에 소금 간만으로도 감칠맛이 난다. 기름기도 없고 굉장히 부드럽고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