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8월호
[이달의 호수] 추월산과 용주산 계곡이 어우러진 대나무골 호수, 담양호
[이달의 호수] 추월산과 용주산 계곡이 어우러진 대나무골 호수, 담양호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12.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호수와 인접해 있는 금성산성의 겨울 풍경. 산성에 오르면 담양호가 보인다. 2003년 11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호수와 인접해 있는 금성산성의 겨울 풍경. 산성에 오르면 담양호가 보인다. 2003년 12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여행스케치=담양] 담양은 맑은 것이 많다. 물도 맑고 하늘도 맑고 사람들의 표정도 맑다. 담양읍에서 메타쉐콰이아가 늘어서 있는 도로를 따라 용면으로 자동차를 몰아가면 추월산과 영산강 시원이 있는, 용추산 가마골이 있는 담양호가 넓은 가슴을 열어 보인다.

새로 뚫린 도로와 가로수 사이에 있는 길을 잇달아 달리는데 들녘이 평화롭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다. 길가의 가로수 나뭇잎도 코스모스도 흔들거리지 않는다. 차창을 뚫고 내리 꽂는 햇볕이 따갑다. 누런 들녘에서 콤바인 굴러다니는 모습이 이채롭다.

담양호 아래 밭에서 마주한 누렇게 익은 조밭. 2003년 11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담양호 아래 밭에서 마주한 누렇게 익은 조밭. 2003년 12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기자가 어렸을 적에는 콤바인 대신 낫으로 벼베기를 했는데… 그럴 때면 스싹스싹 하는 낫소리가 들리고, 논두렁에선 일꾼들이 모여 앉아 맛있는 새참을 먹었다.  

지금 들판에는 일하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벼를 베다가 새참을 먹고 있는 농부가 있으면 기어코 찾아가서 막걸리 한 잔을 얻어먹고 오리라고 군침을 흘리며 서울을 나섰는데… 꿈이 너무 야무졌던 모양이다. 이제는 낫으로 벼를 베지 않고 기계차로 베고 있다. 그동안 시골 풍경에 대해 환상적인 추억만 가지고 있었지, 농촌이 얼마나 많이 달라지고 있는지에 대해선 무관심하게 살아왔음을 반성했다.

담양읍에서 담양호 가는 길에는 메타쉐콰이아 가로수가 사계절 긴 터널을 이룬다. 2003년 11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담양읍에서 담양호 가는 길에는 메타쉐콰이아 가로수가 사계절 긴 터널을 이룬다. 2003년 12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담양읍내를 벗어나 순창 쪽으로 10여분 달리다가 담양호로 가는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을 했다. 다시 10여분을 달리자 추월산 정상과 담양호를 만든 거대한 댐이 시야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 금성산성이 버티고 섰고, 그 초입에 담양리조트라는 온천이 앉아 있다. 담양호와 금성산성과 온천과 추월산을 하나로 엮는 관광벨트인 모양이다.

추월산 정산의 늦가을 풍경. 2003년 11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추월산 정산의 늦가을 풍경. 2003년 12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담양호는 76년 9월에 축조된 인공호수이다. 담양 평야의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만들었다. 용추봉과 추월산 사이에서 흐르는 물이 고여 담양호를 이룬다. 담양호 제방에 이르자 검푸른 호수에 추월산이 거꾸로 박혀 있다. 대낮에 잔물결 하나 없는 잔잔한 호수. 몇 해 전, 파리한 보름달 아래서 저녁 호수를 본 적이 있다.

호숫가 벤치에 앉아서다. 호수에는 잔물결이 일렁이고 있었다. 잔물결은 은빛 지느러미를 가진 은어떼가 댄스 파티를 하고 있는 듯 보였다. 호수 가득 반짝이던 은빛 물결! 데이트하던 ‘그녀’가 입을 다물지 못했던, 청춘 남녀의 혼을 쏙 빼놓았던 그 은빛 물결을 다시 보고 싶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초승달도 안 뜨는 날이란다. 호수로 야간 여행을 떠날 때는 달이 있는 날을 골라서 갈 일이다.    

담양호는 1976년 9월에 축조된 호수로써 제방 길이 316m, 높이 46m, 만수면적 405ha에 저수량 6천6백70만 톤인 담수호이다. 2003년 11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담양호는 1976년 9월에 축조된 호수로써 제방 길이 316m, 높이 46m, 만수면적 405ha에 저수량 6천6백70만 톤인 담수호이다. 2003년 12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남부 지역이라 아직 단풍이 제대로 들지는 않았지만 주변 경관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호숫가로 뚫린 도로를 달리는데 저절로 콧노래가 난다. 꼬불꼬불 풀어 놓은 새끼줄 같은 도로를 15분쯤 달리자 ‘전망좋은 곳’이란 표지판이 있다. 추월산 터널 앞이다.

차를 세우고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데 현지에서 동행한 진 사장이 느릿한 말투로 말한다. “10월 하순 즈음에 오셨으면 더 좋은 꼴을 볼 것인디…” 전망 좋은 곳이라는 표지판 앞에 차를 세우고 호수 안으로 시선을 가져간다. 단풍든 산이 호수에 깊게 엎드려 있다. 담양호 상류 가마골에 영산강의 시원(용소)이 있다.

영산강의 시원인 가마골 용소. 2003년 11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영산강의 시원인 가마골 용소. 2003년 12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용소 폭포에 햇살이 부서진다. 용소에서 몸을 뒤로 돌리자 머리 위로 구름다리가 놓여 있다. 담양군 용면 용연리 용추산(해발 523m)을 중심으로 사방 4km 주변을 가마골이라고 부르는데, 여러 개의 깊은 계곡과 폭포, 기암괴석이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영산강의 시원이며, 6.25 때 남부군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이른바 빨치산으로 불린 남부군이 완전 소탕될 때까지 약 5년이 걸렸다고 하니 전쟁이 가장 늦게 끝난 깊은 산골이다. 담양호는 추월산 국민관광단지와 가마골 청소년야영장, 금성산성 등이 감싸고 있어 담양 제 1의 관광지이다.

담양호 주변은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다. 2003년 11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담양호 주변은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다. 2003년 12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또한 산허리를 뚫은 터널을 관통 하는 호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어 주변 모두가 도시민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다. 중간 중간에 아름다운 전망을 갖고 있는 카페와 전원 음식점들이 있어 여행객들이 사계절 찾아드는 곳이다. 호수 초입에서 가마골 가는 중간 지점에 있는 수목원 가든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가을철의 붕어찜과 메기찜, 겨울철 빙어가 여행객을 붙잡는다. 안주가 좋으니 어쩔 수 없다며 핑계로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는데 장거리 운전으로 지친 몸에 생기가 돈다.  

점심을 먹고 추월산을 오르는데 숨이 가쁘다. 막걸리 탓인지 과식한 탓이지… 담양호는 검푸른 물과 화려한 단풍과 붕어찜과 막걸리에 취하는 호수이다.    

담양호 중간 지점 수몰지구 옛마을 터에 있는 수목원가든. 2003년 11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담양호 중간 지점 수몰지구 옛마을 터에 있는 수목원가든. 2003년 12월. 사진 / 여행스케치 DB

Tip. 맛집정보
수목원 가든 : 담양호가 생기면서 수몰된 마을 자리에 있는 수목원 가든. 붕어찜과 메기찜이 별미다. 겨울에는 호수에서 잡은 빙어회와 빙어 튀김이 입맛을 돋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