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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1박2일 여행] 서산 부석사 산사체험&천수만 철새 탐조
[1박2일 여행] 서산 부석사 산사체험&천수만 철새 탐조
  • 여행스케치
  • 승인 2004.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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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천수만 철새 도래지.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천수만 철새 도래지.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여행스케치=서산] 서산 부석사에서 참선도 배우고 스님을 따라서 절 산보도 해보자. 천수만 들녘을 가득 채운 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등 새들이 놀라지 않게 뭐하는지 살짝 훔쳐보자.

서산 부석사 산사체험
서산 부석사에는 무량수전이 없다. 조그만 절이다. 화려한 절만 보고 다닌 사람들은 쉽게 실망할 수 있겠지만 오밀조밀한 것이 이웃집 같아 마실가기 좋은 절이다. 숟가락, 젓가락 갯수까지 다 알 것 같아서 여기저기 호기심을 갖고 기웃거릴 것도 없다.

부석사는 아침, 저녁 공양간 굴뚝에서 나는 연기가 여유롭게 한다. 공양, 참선, 생태체험 등 산사체험을 할 수 있다.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부석사는 아침, 저녁 공양간 굴뚝에서 나는 연기가 여유롭게 한다. 공양, 참선, 생태체험 등 산사체험을 할 수 있다.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잠시 공양간 마루에 앉아서 발밑에 보이는 마을을 내려다보며 한적한 시간을 가져본다. 스님 두 분이 세상을 향해 열린 마음으로 정진을 하고 있다. 그 자그마한 절 주위에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산보를 가는 스님 뒤를 따라다니다 보니, 하얗게 내린 서리 밭, 시든 들국화 잎, 제비꽃잎, 억새 등을 조근조근 설명하는 스님의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마음을 가장 편하게 하는 것은 아침, 저녁 공양간 굴뚝에서 나는 연기다. 그 연기 때문에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어느 절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탑이 많지는 않지만 기도하는 소년상이 곱게 쌓인 은행나무 밑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고 멀리 천수만을 향해서 그네 하나가 매여있다.

탑은 별로 없지만 소년 석상의 기도모습이 더 간절하다.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탑은 별로 없지만 소년 석상의 기도모습이 더 간절하다.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흔들리는 그네에 앉아 세상 근심을 잠시 내려놓자. 절에서 하룻밤 묵으며 공양도 드리고 참선도 해 보자. 천수만 철새 탐조 천수만은 충남 서산 해안과 안면도 사이에 형성된 골 깊은 바다로, 현대가 1984년대 천수만 한가운데 대규모 간척지를 만들었다.

4천7백여 만평의 바다가 농경지로 변했으며 방조제 공사로 담수호가 생겼다. 갯벌이었을 때는 도요류가 많았는데 생태 변화로 그 수가 현저히 적어지고 대신 수많은 철새와 텃새의 서식처가 되었다. 새는 번식지와 월동하는 곳이 다르다.

노랑부리저어새는 부리가 주먹모양으로 노랑색을 띠고 있다.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노랑부리저어새는 부리가 주먹모양으로 노랑색을 띠고 있다.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우리나라에 오는 대부분의 철새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와서 호주나 동남아로 이동해서 겨울을 난다. 천수만은 이동 중에 잠시 들러서 쉬어가는 휴게소 역할을 한다고 한다. 천수만을 찾는 새들로 천연기념물 재두루미, 검은머리물떼새, 흑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있으며 멸종위기에 처한 황새, 저어새, 두루미 등이 있다.

가창오리, 뜸부기, 검은머리갈매기 등도 찾아온다. 농사가 끝난 천수만 들녘은 광활하다. 큰 현대식 정미소가 서 있고 추수를 끝낸 트랙터가 논가에 서 있다. 넓은 논을 다 차지하고 있던 기러기 떼가 사람들이 탄 차가 가까이 다가가자 화르르 일어나 하늘 까맣게 점들을 뿌려놓는다.

사람들이 다가가자 기러기떼가 하늘로 비상한다.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사람들이 다가가자 기러기떼가 하늘로 비상한다.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기러기 소리가 온 들녘에 가득하다. 큰기러기는 일반 기러기보다 짙은 갈색을 띠며 부리가 검정색이다. 한국에 찾아오는 기러기류 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10월 하순부터 찾아와 3월 하순이면 다들 떠나는데 초식성으로 낟알, 보리, 밀을 좋아한다.

그래서 천수만 들녘에서 낟알을 집어먹는 기러기를 흔히 볼 수 있다.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자 천연기념물 노랑부리저어새가 내천 중앙으로 이동해서 경계자세를 취한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일명 가리새라고 불리는데 세계적 멸종위기종이다.

망원경으로 새를 관찰하고 있는 모습.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망원경으로 새를 관찰하고 있는 모습.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부리 끝이 평평하고 노랑 주걱모양을 하고 있어 눈에 잘 띈다. 조심스럽게 관찰을 하면 입을 좌우로 저어가며 물고기를 잡아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1월초부터 2월말까지 있다. 새를 가까이에서 볼 수 없고 사람이 다가가면 날아간다고 실망하지 말자.

추수가 끝난 쓸쓸한 들녘과 물가에 가득 피어있는 갈대숲만으로 코 끝 시린 삭막한 겨울의 맛을 느낄 수 있다.  

Tip. 부석사 산사체험과 천수만 탐조는 천수만습지 연구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천수만습지 연구 센터로 신청할 수 있다.

주변여행지

한국 고건축 박물관 : 대목수 전흥수 관장이 약 1백억 원대의 사재를 털어 건립한 곳으로 예산 수덕사와 5분 거리에 있다. 우리 나라 건축물 국보, 보물 약 60여 개의 고건축이 축소 모형으로 전시되었다. 고 건축물 복원을 전문으로 하는 목수들이 3년여 동안 작업을 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한국 고건축 박물관.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한국 고건축 박물관. 2004년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1천평 규모의 제 1전시관은 남대문, 부석사 조사당, 강릉 개사문 등 국보급 건물들이 목조로 만들어져서 내부구조를 쉽게 알 수 있다. 제 2전시관은 봉정사 고금당 등 보물로 지정된 건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제 2전시관이 전시물에 비해서 전시공간이 협소해서 답답하고 전시물에 손상이 될까봐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우리 나라 고건축 건물 구조를 자세하게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수덕사. 2004녀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수덕사. 2004녀 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수덕사 : 덕숭산(5백80m)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수덕사는 백제 때부터 내려오는 고찰이다. 현재는 많이 중창되어서 옛 수덕사의 느낌은 퇴색되었지만 7백년 전 고려 충렬왕(1308년) 때 지은 대웅전은 그대로 남아있다. 우리나라에서 창건 연대를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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