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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드라이브 코스] 제비처럼 날아보자, 영종도
[드라이브 코스] 제비처럼 날아보자, 영종도
  • 여행스케치
  • 승인 2004.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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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영종도 드라이브는 서울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섬드라이브다.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영종도는 서울 근교에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섬이다.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여행스케치=인천] 영종대교가 막 개통 됐을 때 사람들이 몰려가던 기억이 난다. 다리 위에 차를 세워놓고 바다를 보고 왔노라는 이가 여럿 됐다. 지금은 그러다 큰일 난다.

서울에서 약 20분. 이런 거리에 섬이 있다는 건 서울이 가진 몇 안 되는 행복 중에 하나다. 어찌 보면 인천공항이 영종도에 생김으로써 덤으로 얻은 선물이다. 공항이 들어서지 않았다면 저 거대한 영종대교를 건설했을 리 만무하니까 말이다. 대신 통행요금이 좀 비싸다.

소형차인데도 6천4백 원이나 냈다. 신공항영업소에서 한 10분 달렸을까. 영종대교가 나온다. 영종대교는 2층으로 된 다리이다. 위층 도로에는 차만 다니고 아래층은 가운데는 기차가, 그 양옆으로는 차가 다닐 수 있게 되어 있다.

영종대교를 지칭하는 수식어가 좀 거창하다. ‘세계 최초 도로, 철도 병용 2층 3차원 자정식 현수교’. 3차원? 자정식? 무슨 뜻인지 궁금하면 영종대교를 건너기 전에 있는 ‘영종대교 기념관’을 가면 된다.

영종대교 기념관. 국내 최초의 교량과학관으로 영종대교는 물론 세계 주요 다리의 모양과 공법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곳이다.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영종대교 기념관. 국내 최초의 교량과학관으로 영종대교는 물론 세계 주요 다리의 모양과 공법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곳이다.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영종대교 기념관은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교량과학관으로 아이들의 학습자료 챙기기에는 그만인 곳이다. 2층 전시실은 영종대교와 방화대교 그리고 세계의 이름난 다리들의 모형과 영상자료로 꾸며져 있고, 3층은 전망용 망원경이 설치된 전망대가 있다. 1층 안내에서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영종도 관광 지도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기념관을 들르면 영종대교 1층, 다시 말해 기찻길 옆 ‘하부도로’로 바다를 건너게 된다. 길 가로 높은 벽을 두른 2층 도로보다 난간 형식으로 된 하부도로 경관이 더 낫다. 바다를 건너면 하부도로는 다시 주도로와 만난다. 주도로와 만나서 2-3분 가다보면 우측으로 북측방조제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북측방조제를 따라난 도로. 쭉 뻗은 길에 차량이 별로 없다고 과속을 하면 위험하다.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북측방조제를 따라난 도로. 쭉 뻗은 길에 차량이 별로 없다고 과속을 하면 위험하다.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영종도를 한바퀴 둘러보는 본격적인 드라이브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왼편으로 멀리 공항 신도시를 바라보며 오른 쪽으로 북측방조제를 두고 가는 길이다. 중간쯤에 주차장이 딸린 작은 공원이 하나 나오는데 별다른 시설은 없고 강화도가 내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란다. 공원을 빠져나와 좀 더 달리면 오른쪽으로 삼목선착장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바로 앞에 보이는 신도를 거쳐 장봉도로 가는 페리호 선착장이다. 선착장에는 작은 횟집 골목이 형성되어 있는데 어느 집이나 바다를 내다보며 조개구이나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계속해서 북측방조제를 따라가면 용유도에 이른다.

북측방조제 중간에 있는 작은 공원. 바다건너 신도와 강화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북측방조제 중간에 있는 작은 공원. 바다건너 신도와 강화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영종도는 제비가 많아 자연도(紫燕島)였고, 용유도(龍游島)는 그 모양이 용이 헤엄치는 것 같아 붙은 이름이란다.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긴 갯벌을 방조제로 막아 하나의 섬이 됐지만 그래도 각각 제 이름은 지탱하고 있다.

길 끝에서 직진하면 군부대인데 왼쪽으로 왕산해수욕장을 거쳐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가는 2차선 도로가 있다. 왕산해수욕장까지 약 2km는 군데군데 포장인지 비포장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훼손이 심하다. 현재 도로공사중이라 길이 끊겨 비포장으로 우회해야 하는 곳도 있다.

을왕리 겨울바다는 쓸쓸하지 않다. 가족 연인들과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을왕리 겨울바다는 쓸쓸하지 않다. 가족 연인들과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을왕리 해수욕장은 횟집과 조개구이집. 민박과 모텔, 호텔이 밀집한 마을을 뒤로 하고 있어 한겨울에도 북적대는 느낌이 든다. 해변에는 사륜오토바이를 타는 연인들의 웃음소리와 겨울바다를 마주하고 굳어버린, 사연 있는(?) 이들로 심심찮게 붐빈다.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남측방조제를 향하다보면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 길은 선녀바위가 있는 해변을 들렀다가 나오는 길. 물이 조금만 더 차올랐으면 섬이 되었을 절벽 앞에 우뚝 선 바위. 이 바위가 왜 선녀바위로 불리우는 지 한참을 쳐다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선녀바위 해변을 따라 나오는 해안도로는 을왕리에서 직진한 도로와 다시 합류하면서 송림속으로 들어간다.

삼목선착장의 횟집들.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삼목선착장의 횟집들.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기다란 해변을 따라가는 방풍림 사이로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조개가 구워지고 있을까? 궁금할 정도. 영종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기를 신석기시대로 보는데 그 당시 먹고 버린 조개껍질더미에서 빗살무늬토기조각, 돌도끼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신석기시대 때부터 조개를 까먹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구워먹고 있는 곳이다.  

용유해변의 조개구이집들이 끝나는 즈음에서 무의도로 가는 길과 남측방조제로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정확히 말해 무의도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잠진도 잠나루 선착장으로 가는 길인데, 바닷가 갯벌 위로 방조제를 내고 그 위로 가는 2차선 도로가 아슬아슬한 길이다.

남측방조제 길은 북측방조제처럼 4차선 곧은 도로. 해변 쪽으로 두른 높은 방벽 때문에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좀 흠이지만 그래도 광활한 하늘과 바다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길 끝에 구읍뱃터가 나오는데 그 곳에서 페리호를 타고 인천 월미도 선착장으로 건너갈 수 있다. 구읍뱃터에는 자연산 횟감을 파는 활어시장이 있는데 시장에서 바로 떠주는 회를 들고 인근 식당에 가면 매운탕과 밥을 먹을 수 있다.

사륜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연인들. 핸들을 급히 꺾다가 모래에 바퀴가 파고들면서 넘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사륜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연인들. 핸들을 급히 꺾다가 모래에 바퀴가 파고들면서 넘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2004년 1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이렇게 섬을 한바퀴 둘러보는데 약 1백km. 노정을 좀 달리하면 영종도 한가운데 솟은 백운산 용궁사와 인천과학전시관을 들러볼 수 있다. 용궁사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하는데 조선시대 흥선 대원군이 자주 찾아 이름이 알려진 사찰. 흥선 대원군이 쓴 편액이 걸려있다.

인천과학전시관은 자연탐사관, 기초과학관, 미래과학관, 전통과학학습원, 천체과학관 등 과학전반에 걸쳐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공간. 여행 떠나기전 홈페이지로 가서 자료를 챙겨 가면 자녀들의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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