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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시티 투어] 영남의 중심지, 대구
[시티 투어] 영남의 중심지, 대구
  • 김연미 기자
  • 승인 2004.04.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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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대구 시내 풍경.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대구 시내 풍경.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여행스케치=대구]  대구는 영남 교통의 중심지였다. 경주, 안동, 고령, 청도 등 이름만 들어도 딱 떠오르는 주변 관광지가 많아서 딴 곳으로 가기에 좋다. 그러나 대구에도 때 묻지 않은 문화재가 많이 있다. 대구가 아름답다 말하면 믿을까? 대구는 아름답다. 춥다하여 봄이 피해 가는가, 남도에 산수유가 피면 대구에도 산수유가 핀다.

세월이 묻혀있는 불로동고분군
불로동 일대 야산에는 온통 올록볼록한 엠보싱 화장지처럼 야트막한 고분이 가득하다. 고분이 무려 2백11기. 현재 2기만 발굴했고 계속 발굴 조사 중이다.

불로동고분군.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불로동고분군.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불로동고분은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것이라고 한다. 지하에 구덩이를 파고 돌덩이나 깬 돌로 직사각형 관을 짜서 그 위에 흙을 덮었다. 불로동 앞에는 금호강이 흐른다. 삼국시대 때 금호강 주위로 촌락이 들어섰는데, 고분들은  그 당시 호족세력들의 무덤일 것으로 추측한다.

고령의 가야는 금관가야라는 국가가 있었지만 불로동고분군 근처에는 증명할 만한 사료가 발견되지 않았다. 무덤의 크기 또한 왕의 무덤이라고 하기에는 작다. 고분군을 돌아보는데 약 1시 30분 정도 걸린다. 3월말에서 4월 중순까지는 고만고만한 고분 사이로 들꽃들이 만발해서 이색적인 산책을 할 수 있다.

간혹 대리석 석상이 있는 무덤이 보인다. 그것은 현지에 사는 분들이 고분군일대가 명당자리임을 알고 슬쩍 무덤을 써서 그렇다.

동화사 대웅전 처마가 산과 이어져있다.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동화사 대웅전 처마가 산과 이어져있다.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봉황의 알을 품고 있는 동화사
팔공산은 삼국시대부터 공산, 중악, 부악 등으로 불린 영남의 명산이다. 오악은 신라가 제사를 지내던 성산으로 산정에는 천신께 제사를 지낸 제천단이 있으며 해마다 국가에서 제사를 지냈다(지금의 레이더 기지가 생기면서 제천단은 없어졌다).

팔공산은 신라 때부터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왕실에서 중시한 산이었기에 팔공산 내 있는 절 또한 왕실과 가까울 수밖에 없었다. 동화사는 조선시대에 불교가 탄압받던 시기에도 영조의 장수를 비는 사찰로 왕실의 보호를 받았다. 임진왜란 때에는 사명대사 유정이 동화사에 영남승군을 총지휘하는 사령부를 설치하기도 했다.

동화사 99척 통일약사여래대불.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동화사 99척 통일약사여래대불.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동화사 문화해설사 이현동 씨는 동화사가 신라, 고려, 조선을 이어가며 지속적으로 왕실과 인연을 이어왔고 이러한 배경 속에서 왕실 중심적 불교문화가 지속될 수 있었다고 알려주었다. 동화사는 동화사 입구에 있는 심지스님이 손수 새겼다는 마애불좌상을 보고 일주문을 지나서 계곡을 따라서 걸어가는 길이 좋다.

봉황이 깃든 누각이란 봉서루는 동화사에 들어서면 마주치는 건물이다. 계단 중간에 널찍한 자연석이 하나 놓여 있는데 봉황의 꼬리부분이고 그 위에 놓여진 돌이 봉황의 알을 상징한다. 봉서루 안쪽에는 ‘영남치영아문’이라고 써 있는 현판이 있는데 사명대사가 승병을 지휘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동화사 대웅전은 멀리 왼쪽에서 바라보면 뒷산과 처마가 이어지도록 만들었다. 대웅전 천장에는 특이하게 봉황과 극락조가 조각되어 있다.

약령시전시관 모습.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약령시전시관 모습.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한약냄새 그윽한 거리 약령시
남성로 약전골목에 들어서면 달콤한 한약냄새가 그윽하다. 한약방, 한의원, 한약도매상, 제탕원 등 2백60개 업소가 8백m 길에 늘어서 있다.

약령시는 조선 효종 9년(1658년)부터 대구읍성 안 객사부근에서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1개월씩 한약재를 거래하던 전통한약시장이다. 3백50년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역은 물론 중국, 일본, 아라비아 등 여러 나라에 한약재를 공급했다.  

약령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구약령시전시관에는 1천여 점의 각종 한방유물과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서적부, 약재부, 생약초실, 독약관, 금석 한약재 등이 있다. 금석 한약재는 우리가 많이 보는 돌덩어리다. 석영, 운모, 호박, 화예석, 추석 등. 돌이 어떻게 한약에 쓰이는지 궁금하다.

한약재도매시장.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한약재도매시장.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이 마늘과 쑥을 먹고 인간이 되었다고 한다. 이미 오랜 옛날부터 식물을 약재로 사용했다는 등.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문화해설사가 있다.  

전시관 입구에 있는 약초차는 무료이다. 한잔 마시면 진짜 피곤이 풀린다. 약령시전시관 1층에는 한약재도매시장이 있다. 전통 5일장의 맥을 잇고 있는 한약재경매공판장이다. 매월 1, 6, 11, 16, 21, 26일에 열린다. 마대에 가득 담긴 한약재에는 ‘원산지: 한국’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남향을 하고 있는 남문평씨 6대손 종가집 안채.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남향을 하고 있는 남문평씨 6대손 종가집 안채.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세월이 아름다운 인흥마을
마을 입구 밭에는 홍매화가 피기 시작했다. 토담에 기댄 매화가 따사로운 꽃을 피운다. 꽃 한 송이가 종가 고택을 더욱 푸근하게 한다. 인흥마을은 남평문씨가 대대로 살아온 촌락이다. 남평문씨는 목화씨로 유명한 문익점 선생의 후손들이다.

남평문씨가 대구에 자리를 잡은 것은 5백 년 전, 문익점의 18세손인 문경호 때이다. 이 곳은 원래 고려의 사찰 인흥사가 있었던 자리라고 한다. 절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고 그 터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에는 초가로 시작했으나 그 후 1백년에 걸쳐서 지금의 세거지가 형성되었다.

남평문씨가 더욱 유명해 진 것은 문경호 5대손 수봉선생이 1910년부터 책을 모으고 학문과 교육에 힘썼기 때문이다. 그 책이 도산서원보다 훨씬 많은 만 여권에 이른다고 한다. 어른 키 보다 높은 토담 길을 따라 한바퀴 돌아보라. 담이 높아서 집안을 들여다보기는 힘들지만 토담과 기와가 예쁘다.

혹 마을 어르신을 만나면 양해를 구하고 집안을 구경해도 좋을 듯 하다. 남평문씨 종가 어르신을 만나서 종가 집 구경을 했다. 높은 돌담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니 볕이 잘 드는 남향집이다. 마당이 넓고 매화나무가 있었다. 집은 안채와 사랑채가 구분되어 있는데 사랑채에서 대문이 내다보여 누가 오는지 훤히 알 수 있다.

마당에 굴뚝이 하나 있다. 건물은 안채, 사랑채 등 세 채가 있는데 안채에서 불을 때도 사랑채에서 불을 때도 마당에 있는 굴뚝으로 연기가 나간다. 눈 오는 겨울날, 굴뚝으로 이어진 길만 눈이 살포시 녹는다고 한다. 남향집이 따뜻하다.

4백년 된 은행나무 뒤로 보이는 도동서원 전경.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4백년 된 은행나무 뒤로 보이는 도동서원 전경.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도동서원은 특히 토담이 아름답다. 동재와 서재는 3칸으로 한 칸은 마루 두 칸은 온돌이다.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도동서원은 특히 토담이 아름답다. 동재와 서재는 3칸으로 한 칸은 마루 두 칸은 온돌이다.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낙동강이 보이는 도동서원
해질 무렵 낙동강을 따라 시골마을 가로등이 하나둘 켜진다. 달성군 도동리에 자리한 도동서원은 조용하다. 서원 앞으로 4백년 된 은행나무가 산수유꽃이 지고난 후 새싹을 틔우기 위해 서서히 잠에서 깨어난다.

도동서원은 대원군이 서원철폐령을 내렸을 때도 보존된 전국 47개 주요서원 중 하나로 보물 제350호다. 조선 5현 김굉필, 조광조, 정여창, 이언적, 이황 중의 한사람 김굉필 선생을 모신 서원이다. 김종직의 제자로 조선조 유학의 적통을 잇고 조광조라는 뛰어난 제자를 길러냈다. 도동은 ‘성리학의 도가 동쪽으로 왔다’라는 뜻이다.

서원 건물은 간결하고 소박하다. 특히 토담이 아름답다. 우리나라 재래토담의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서원의 정문은 이층누각 수월루이다. 그러나 문은 굳게 닫혀있고 오른쪽에 있는 관리실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중정당에서 바라보면 환주문, 수월루, 은행나무가 일직선으로 놓여있다.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중정당에서 바라보면 환주문, 수월루, 은행나무가 일직선으로 놓여있다.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중정당 앞에 있는 환주문은 항아리<절병통-장식기와>를 이고 있다. 꼭 갓 쓴 선비의 얼굴모양이다. 중정당은 강학당이다. 중정당에서 바라보면 정료대, 환주문, 수월루, 은행나무 등이 모두 정심에 놓여있고 기둥 사이로 살짝 낙동강이 보인다.  

Interview 남문평씨 6대손 종가 문정기 씨
옛날 대가족 생활을 할 때는 제사를 지내면 온 가족이 다모였지요. 60세대가 늘 돌아가면서 지냈지만 요즘은 핵가족시대니 올 수가 없지요. 남아 있는 사람끼리 지낸답니다. 그래도 1년에 한번 수봉정사에 온 가족이 다 모입니다. 저희 집안은 책을 모으고 교육에 힘썼지요.

전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가 학생들을 데리고 답사를 왔는데 그런 말을 해요. 우리는 달성군의 지주고 삼성 창업주 이병철 씨는 함안의 지주입니다. 다 같은 지주인데 이병철 씨는 상계에 눈을 떴기 때문에 대재벌이 됐고, 우리는 책을 수집하고 교육에 힘썼다고.

요즘은 핵가족 시대라서 종가를 잇는다는 게…. 전에 대구에 살 때 4대가 한집에 사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 가운데서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는다고 해요. 상을 차려도 큰할아버지 상, 중간 할아버지 상, 또 자기네들끼리 먹는 상. 아버지가 하는 모습을 그대로 배우니까 그런 좋은 점이 있지만 사는 게 늘 우선이다 보니….

대구투어엑스포가 열리는 대구전시컨벤션센터.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대구투어엑스포가 열리는 대구전시컨벤션센터.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Traveler’s Guide
2004대구투어엑스포 (Tour Expo DAEGU 2004)
: 대구에서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 4일간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 Daegu)에서 관광박람회가 열린다. 올해가 2회째. 국내·외 1백20여개 관광관련 업체 기관, 단체가 참여한다. 2백50여 개 부스에서 대규모 전시회가 열린다.

팔공스카이라인을 타고 바라본 대구 시내 모습.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팔공스카이라인을 타고 바라본 대구 시내 모습.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팔공스카이라인 : 동화사에서 내려오면 팔공산을 오르지 못한 게 아쉽다. 이런 때 팔공스카이라인을 타 보는 게 어떨까. 8백20m 산봉우리까지 1.2km. 약간의 스릴과 함께 금세 오른다. 연인과 함께 왔다면 더 권하고 싶다. 날이 맑으면 산에 둘러싸인 대구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대구약령시축제 : 5월 1일∼5일까지 열린다. 약을 썰고 약첩에 싸서 가져가기, 약썰기 대회, 한방무료진료 및 체질감별, 한방음식전 등 한약 체험을 다양하게 할 수 있으며, 국내외 한약재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전시회도 열린다.

대구시티투어 버스.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대구시티투어 버스.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Tip 
대구시티투어 : 대구 여행을 편하게 하고 싶으면 시티투어를 이용한다. 대구시티투어버스 코스는 대구관광정보센터와 대구국제공항 앞에서 출발한다. 현풍곽씨 12정려각, 도동서원, 비슬산자연휴양림, 석빙고 등 다양한 코스가 연중 운행된다. 변경될 수 있으므로 알아보고 예약해야 한다.

대구 근교권 유료투어 : 고속철도로 대구까지 1시간 40여분. 대구는 영남의 교통 중심지다. 안동, 영주, 경주, 포항, 합천, 창녕, 청도, 구미 등 영남지역 관광지를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맛집
국일따로국밥 : 약령시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위치. 쇠고기 국밥을 무더운 대구지역 사람들 입맛에 맞게 만들었다. 밥과 국이 따로따로라고 해서 따로국밥.

버섯요리 한 상.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버섯요리 한 상. 2004년 4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산중한식당 : 동화사 팔공스카이라인 가는 길에 위치. 자연송이와 버섯을 넣어서 만든 건강식. 한정식 분위기이며 버섯요리가 주요리.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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