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초록별 가족여행] 갯벌에서 조개잡고, 목장에서 우유도 짜는, 대난지도로 출발~!
[초록별 가족여행] 갯벌에서 조개잡고, 목장에서 우유도 짜는, 대난지도로 출발~!
  • 구동관 객원기자
  • 승인 2004.07.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난지도로 돌아오는 배. 차를 싣는 배라 일반 배와 모습이 조금 다르다.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난지도로 돌아오는 배. 차를 싣는 배라 일반 배와 모습이 조금 다르다.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여행스케치=당진] 당진 도비도에서 작은 배를 타고 대난지도로 향했다. 맑은 날, 바람마저 잔잔한 바다에서 배를 타고 섬으로 향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 길이 가족들과의 갯벌체험과 바다 래프팅을 위한 길이라면 더욱 그렇다.합덕 청수목장에선 젓소들을 만났다.

신나는 바다놀이 체험 “섬이 아닌데 꼭 섬 이름이네.” 체험여행단의 첫날. 대난지도로 들어갈 배를 기다리던 도비도 선착장에서 현석이가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 맞는 말이다. 지금 도비도는 섬도 아닌 것이 섬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섬이었던 예전의 흔적을 이름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그만 섬이던 그곳 땅을 넓힌다는 간척사업으로 지금은 육지의 끝에 매달렸다. 그렇게 육지가 된 도비도 옆쪽으로 서해안의 일출명소 왜목마을이 있고, 안쪽으로는 통일신라 때부터 당나라로 연결되는 통로였던 당진포라는 마을이 있다.

갯벌체험을 하는 모습.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갯벌체험을 하는 모습.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20분정도 배를 타고 즐거운 마음으로 도착한 대난지도에는 현지에서 체험을 진행할 청소년수련원 선생님들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분들의 안내로 갯벌을 먼저 찾았다. 장갑과 호미를 들고 갯벌로 들어갔다. 처음 들어간 갯벌은 작은 돌들이 섞인 곳이었다. 돌들이 섞인 갯벌을 호미로 파면 가끔씩 조개가 나타났다.

국물 맛이 시원한 바지락이다. 바지락은 까만 개흙을 온통 뒤집어쓰고 있어 돌과 잘 구별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바지락 찾는 것이 수월해졌다. 그렇게 바지락 잡는 재미를 알아갈 때 수련원 선생님이 뻘 안쪽에 더 큰 조개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조금 욕심을 내 뻘 안쪽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뻘 안쪽을 보며 ‘조금 빠지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들어가고 보니 조금 빠지는 정도가 아니다. 한번 빠지면 발을 빼는 게 힘들 정도다. 그동안 조개를 캐러 갔던 몇 곳의 갯벌 중에 발이 푹푹 빠지는 것으로는 최악이다. 따라 들어오던 현석이는 발이 빠진 자리에서 전혀 움직이지 못해 도와줘야만 했다.

그렇게 힘들여 들어간 안쪽 뻘에서 커다란 조개를 두어 개 잡기는 했지만 걷고, 움직이는 게 워낙 힘들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바깥쪽으로 되돌아 나왔다. 한 시간 정도 갯벌체험을 마치고 수련원으로 향했다. 선착장과 반대쪽에 위치한 수련원까지 트럭을 탔다.

육지가 된 도비도 앞 바다 풍경.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육지가 된 도비도 앞 바다 풍경.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행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트럭 뒷자리에 타는 아이들이 걱정스러운데, 아이들은 새로운 경험이 즐겁기만 하다. 수련원에 도착해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갖은 후 바다 래프팅이 시작 되었다. 바다 래프팅에 대한 설명을 마친 후 팀을 나눴다. 한 팀은 열 명으로 구성되었다.

우리가족은 다른 두 가족과 함께 1조가 되었다. 노의 길이보다 키가 작은 아이들은 노를 젓기 어려워 팀 구성에서 제외 했는데, 현석이와 다솜이는 아슬아슬하게 통과하였다. 조 편성을 마친 뒤에도 본격적인 래프팅까지는 할일이 많았다. 준비 운동 후 장비 지급이 이어졌고, 보트를 바다까지 이동하는 것도 각 팀별의 일이었다.

수련원에서 바다까지는 7백m. 먼 길은 아니지만 보트를 가지고 가는 거리로는 결코 가깝지 않다. 팀원들은 그 보트를 머리에 이고 끙끙거리며 바다까지 날랐다. 보트와 함께 바다에 들어갔다. 바닷물에 몸을 담가도 춥지는 않다.

“양현 앞으로!” 각 팀에 한명씩 승선한 수련원 선생님의 구호에 맞춰 열심히 노를 저었다. 쉴 새 없이 몰려오는 파도를 헤치고 보트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노 젓기가 익숙해지고 보트가 자유롭게 움직일 정도가 되자 다른 팀들과의 물싸움이 시작됐다.

우리가족은 지난해 동강 래프팅에서 물싸움을 해본 적이 있어 제법 멀리 물을 보낼 수 있었다. 바닷물이 최대한 많이 떠지도록 노를 다루는 것이 물싸움을 잘하는 방법이다. 공격은 그렇다 해도 방어에는 특별한 기술이 없다. 가끔 눈으로 바닷물이 들어온다. 눈이 맵다. 그래도 즐겁기만 하다.

한 시간 동안의 즐거운 래프팅으로 섬에서의 일정이 끝났다. 배를 타고 도비도로 되돌아 나온 뒤 농어민복지회관에서 여장을 풀고, 하룻밤 묵었다. 초록빛 벌판의 낙농체험 아침식사를 마치고 호밀밭으로 갔다. 그곳에서 소들의 먹이가 될 호밀이 키워지고 있었다.

호밀밭에서는 밀수확이 한창이다.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호밀밭에서는 밀수확이 한창이다.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수확한 호밀을 포장한다.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넓어 보인다는 생각을 했는데, 20만평이 넘는 규모란다. 호밀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밀밭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허락되었다. 그곳에서 호밀을 베어 포장하는 작업을 시범으로 보여주었다. 둥근 호밀뭉치를 들어올려 포장을 하는 기계는 마치 로봇 같았다. 커다란 소리를 내며 그 뭉치를 공처럼 만들자 아이들은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호밀밭에서 나와 목장을 찾았다. 우리가 찾은 곳은 아담한 청수목장. 목장 사장님께서 반가운 얼굴로 우리를 맞아주셨다. 목장 설명을 시작하기도 전에 아이들의 눈은 목장 한쪽에 모여 있는 귀여운 송아지에게 가 있다. 하지만 그 송아지를 만나기 전에 할일이 있었다. 설명을 들으며 목장을 둘러보고, 소에게 먹이도 주었다.

소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소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송아지 우유 먹이기 체험.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송아지 우유 먹이기 체험.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착유실에서 체험해보는 젖 짜기 체험.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착유실에서 체험해보는 젖 짜기 체험.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착유실에서는 우유를 짜보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젖을 짠다. 기다렸던 다솜이 차례가 되었다. 젖 짜는 것이 서툴다. “잘 할 것 같은데 주저하네. 씩씩하게 해봐.” 아빠의 이야기에 다솜이가 한마디 한다. “소들이 아플 것 같아서 꼭 잡지 못 하는 거야” 젖 짜는 것을 주저한 다솜이의 이유를 듣고 재촉한 것이 머쓱했다.

착유작업까지 돌아보고 비로소 송아지들을 만났다. 아이들은 순서를 가다려 송아지에게 줄 우유병을 받았다. 송아지에게 우유꼭지를 물리니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목장을 돌아보고, 송아지들과 노는 사이 한쪽에서는 우유 빙수와 요구르트 파티가 시작됐다. 금방 부친 빈대떡도 나왔다.

우유마시기 대회. 1등에겐 요구르트 제조기가 상품으로 제공된다.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우유마시기 대회. 1등에겐 요구르트 제조기가 상품으로 제공된다. 2004년 7월. 사진 / 구동관 객원기자

그중 아이들이 좋아한 것은 우유 빙수. 얼음을 갈아 만든 것이 아니고, 얼린 우유에 찹쌀떡, 초코시럽, 후르츠 칵테일 등을 넣어 빙수로 만들었다. 맛이 좋다며 현석이는 두 그릇이나 먹었다.

오후에는 아산의 세계꽃식물원과 천안 남양유업 공장을 찾았다. 특히 마지막 일정이었던 남양유업 공장 견학은 사료를 생산하는 목초지와 소들이 자라는 목장을 이미 보았던 터라 소들이 생산한 우유가 어떻게 가공되는지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Tip. 도비도 가는 길
당진IC -> 원당 3거리 -> 송산 -> 왜목마을 -> 대호방조제(33k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