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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열린관광지④] 유모차로 직접 둘러보니… 걸을 땐 몰랐던 일들이 ‘속속들이’ 보여, 양평 세미원
[열린관광지④] 유모차로 직접 둘러보니… 걸을 땐 몰랐던 일들이 ‘속속들이’ 보여, 양평 세미원
  • 김세원 기자
  • 승인 2019.08.05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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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상, 중, 하로 나뉜 열린관광지 이동 경로
길 중간중간 튀어나온 돌 등이 있어 점검 필요
턱을 모두 없애 휠체어 및 유아차 이동에 편리해
세미원은 7~8월 이면 연꽃을 보기위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온 가족이 함께 찾는 관광지이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여행스케치=양평] 양평에 자리한 세미원은 지난 2017년 ‘열린관광지’로 지정되어 7~8월이면 너나 할 것 없이 아름다운 연꽃을 즐기러 오는 곳이다. 휠체어와 유아차를 시작으로 보행차를 끄는 노인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야 하는 이곳에 직접 유아차를 끌고 방문해 보았다. 

세미원은 현재 새로운 매표소를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지금 이용할 수 있는 매표소는 바닥이 울퉁불퉁하고, 단차가 있는 부분도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과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가 방문할 경우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10월 중에는 완공되어 모든 사람이 편하게 매표소를 이용할 수 있게 바뀔 예정이다.

새 매표소를 공사중이라 휠체어 및 유아차 입구가 임시로 생겼다. 매우 짧은 거리지만 울퉁불퉁해 움직임이 힘들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휠체어로는 갈 수 없는 곳, 생각보다 많아
주차장에서 매표소로 가는 법은 총 두 가지이다. 공사 중이라 생긴 임시통로로 이동하는 것과 주차장을 나가 도로변의 입구로 들어오는 것. 그중 임시통로에 놓인 경사로는 휠체어를 이용해 혼자 올라오기에는 경사가 무척 높은 편이다. 

세미원으로 들어가는 휠체어 전용 입구가 있었지만, 공사 중인 관계로 10월까지는 일주문을 지나 대여소 옆에 작게 난 길을 이용해야 한다. 휠체어 전용 도로가 아니었던 만큼 길이 울퉁불퉁해 이동이 불편하다. 짧은 구간이지만 유모차를 쥔 손에도 진동이 전달될 정도이다. 

이동경로가 상, 중, 하로 나뉜 세미원의 열린관광지 이동경로. 사진 / 김세원 기자

세미원에는 총 세 개의 열린관광지 이동경로가 있다. 난이도 상, 중, 하로 나뉘는 경로는 휠체어 이동의 용이성을 기준으로 구분되었다. 매표소 전 연꽃박물관부터 경로가 시작된다. 길을 걸으며 가장 아쉬운 점은 생각보다 갈 수 없는 곳이 많다는 점. 

이점은 난이도 ‘하’ 단계 경로를 걸어도 느낄 수 있다. 휠체어가 이동하기 좋은 길 쪽에서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예쁜 개울, 우리내를 시원하게 즐기기 어렵다. 길과 우리내 사이에 수풀이 막고 서 있기 때문. 

난이도 하 이동경로에서 유아차에 탄 아이나 휠체어에 탄 관람객은 우리내의 아름다운 모습을 시원하게 감상하기 힘들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징검다리가 아름답게 자리한 우리내의 모습. 사진 / 김세원 기자

개울 쪽으로 가 보려고 살피니 개울 길은 폭이 좁고, 개울 위로 난 다리는 징검다리인지라 갈 수 없다. 서울에서 아이와 함께 세미원을 찾은 한 방문객은 “생각보다 유모차를 끌고 가기 힘든 곳이 많다”며 “유모차를 끌고도 모든 장소를 다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드러낸다. 

홍련지 전망대와 그 뒤쪽,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며 쉬기 좋은 쉼터는 잔디 언덕 위에 있어 오르기 힘들다. 올라가는 경사로가 있지만, 유아차가 이용하려면 앞바퀴를 번쩍 들어올려야 할 정도로 경사로와 바닥의 차이가 크다. 

발을 담그며 쉬기 좋은 공간으로 올라가기 힘든 경사로. 사진 / 김세원 기자
관람객들은 신발을 벗고 더위를 식히는 중이다. 사진 / 김세원 기자
폭우로 떠내려간 흙 때문에 길이 끊겼다. 관계자는 시일내로 보수할 계획이라고 발혔다. 사진 / 김세원 기자

활짝 핀 연꽃을 벗 삼아 백련지와 홍련지를 지나면 세심로가 나타난다. 이 길은 ‘중’ 단계의 경로로 경사로와 요철이 있을 수 있는 길을 의미한다. 빨래판을 모티프로 만들어진 돌 덕에 확실히 ‘하’ 단계의 경로보다 울퉁불퉁한 길이 펼쳐진다. 

유아차를 끌며 앞서 걷던 방문객이 갑자기 멈춰 선다. 삐죽 튀어나온 돌판에 바퀴가 걸린 것. 타고 있던 아이가 놀랐는지 칭얼댄다. 삐죽 튀어나온 돌, 비가 온 뒤 쓸려 내려간 흙길은 이동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걸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 유아차를 끌며 다니자 속속들이 눈에 들어온다. 세한정까지 이어지는 중 길에서는 간간히 튀어나온 돌 틈에 걸려 멈추는 휠체어와 유모차들을 볼 수 있다. 

세심로에 튀어나온 돌에 걸려 급정거 하는 유아차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우리내의 끝지점과 이어지는 장독대분수는 유아차나 휠체어를 끌고 올라가기엔 어려움이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휠체어 이동은 가능하나 동반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난이도 ‘상’으로 지정된 장소들은 안내된 대로 이동에 큰 어려움이 있다. 그중 물을 내뿜은 모습이 장관인 장독대분수는 우리내의 끝 지점에서 유아차나 휠체어를 끌고 올라가기엔 무리가 있다. 돌로 이어진 길을 건너야 하거니와 건넌 후에도 언덕에 자리해 있어 멀리서 분수를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다. 

장애인들이 연꽃을 비롯해 조명 설치물을 관람하기 좋게 만든 전망대. 사진 / 김세원 기자

난이도 골라 즐기는 열린관광지 이동경로
반면 세미원에는 장애인을 비롯해 유아차 이용자, 노약자 등이 이용하기 편리한 점도 많다. 먼저 주차장을 보자 들어서자마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가장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김동섭 재단법인 세미원 경영지원팀 팀장은 “열린관광지의 경우 면적당 비율로 장애인 주차구역을 지정해 두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큼직한 표지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위치뿐 아니라 바닥이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어 한눈에 알아보기 쉽다.

문턱이 없는 건축물 또한 열린관광지다운 모습을 보이는 요소 중 하나이다. 매표소로 가기 전에 위치한 연꽃박물관을 비롯해, 세미원 안쪽에 자리한 세계수련관(열린정원) 등도 모두 해당 돼, 걸리는 것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쉬어가기 좋은 정자에도 계단 대신 완만한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어 혼자서도 쉽게 올라가 쉴 수 있다. 실제로 돌아다니다 보니 곳곳에 자리한 정자에서 휠체어를 탄 사람을 시작으로 바퀴가 달린 보행차를 끌고 온 노인 등 여러 사람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보인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센서 형식으로 일어나면 물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장애인 화장실의 변기. 사진 / 김세원 기자
더위를 피하거나 쉴 수 있는 정자에는 낮은 경사로가 설치되어 휠체어나 유아차를 비롯해 보행차를 끌고 온 노인들까지 이용할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앞서 설명한 상, 중, 하 경로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 난이도에 따라 길이 나뉘어 있어 자신에게 편한 동선을 쉽게 결정할 수 있다. 

난이도에 따라 나뉜 경로 중 ‘하’의 경우 대부분 포장도로가 깔려 있거나 평평하게 정리된 길이라 휠체어를 비롯해 유아차, 보행차 등이 지나다니기 편하다. 특히 세미원의 가장 큰 볼거리인 연꽃 정원, 홍련지와 백련지 옆으로 길이 나 연꽃을 감상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용인에서 방문한 관람객은 “주변에 휠체어를 타고도 편하게 관광할 수 있는 곳이 있는 줄 몰랐다”며 “휠체어를 타고도 연꽃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어 굉장히 좋다”고 말한다. 

유모차를 포장도로 위로 옮겨 밀어보니 부드럽게 밀리는 느낌이 좋다. 세미원 내부에 몇 장소를 제외하면, 가파른 경사로가 없어 더 쉽게 운전할 수 있다. 

휠체어를 끌기 편한 난이도 하 경로. 사진 / 김세원 기자
세한정에는 턱을 없애 드나들기 편하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연꽃박물관의 입구도 있던 턱을 없애고 자동문을 설치해 다니기 편한 길을 만들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장애인 전용 화장실 또한 시설이 잘되어 있다. 매표소 쪽 화장실은 장애인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서 일어나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는 센서형 변기를 사용하고 있다. 변기 옆쪽에는 비상벨이 있어 누르면 직원이 달려와 도움을 제공하기도 한다. 

김동섭 팀장은 “비상벨을 누르는 방문객들이 많은 편”이라며 “언제든지 이용에 불편함을 느낄 때 누르면 직원들이 도와드릴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한다. 

연꽃문화 체험교실을 지나면 있는 화장실은 가족화장실이라 보호자와 동반해 들어갈 수 있어, 거동이 불편한 사람도 편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휠체어나 유아차를 끌면서도 연꽃을 옆에서 볼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사계절 아름다운 세미원
양평에 자리한 세미원은 여름이면 연꽃, 가을이면 수련, 봄과 겨울에는 빛 축제 등 언제 방문해도 계절에 맞는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으로 방문객을 반기는 곳이다. 약 2시간 정도면 두물머리를 제외하고 세미원 곳곳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매표소를 지나 산책로로 들어서면 징검다리가 놓인 개울이 보인다. 개울 주위로는 키가 큰 나무들이 들어서 있어 그늘을 만들어준다. 사진을 찍어도 예쁜 장소로 방문객의 발길을 오래 잡아두는 곳이기도 하다.

개울인 우리내를 지나면 나오는 갈림길 중 어느 곳을 선택하더라도 연꽃을 만날 수 있다. 홍련지와 백련지, 페리기념연못 모두 연꽃이 있는 곳이기 때문. 

온도를 내려주는 기구가 작동 중인 세미원의 모습. 사진 / 김세원 기자
어디를 둘러봐도 녹음이 짙은 세미원의 모습. 사진 / 김세원 기자

연꽃정원을 보며 걸으면 어느새 길게 뻗은 대로가 나온다. 고가다리 아래 자리한 대로는 다리 덕분에 그늘이 져 쉼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근처에 자리한 연꽃문화 체험교실은 여러 가지 만들기를 비롯해 연꽃으로 만든 차도 맛볼 수 있어 인기가 좋은 곳이다. 

대로를 기준으로 왼편에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를 바탕으로 조성된 정원인 세한정과 세심로, 사랑의 연못 등이 자리해 있고 오른편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조각과 김명희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야외 갤러리가 펼쳐진다. 길의 끝에는 세계수련관이 있어 여러나라의 수련을 한군데서 감상할 수 있다. 

열린관광지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동반자의 도움을 받아 배다리를 건너면 최근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으로 유명세를 탄 두물머리에도 방문할 수 있다.

Info 세미원
주소 경기 양평균 양서면 양수로 93
개장시간 하절기(5월~9월) 오전 9시~오후 10시, 동절기(10월~4월) 오전 9시~오후 9시 (7, 8월은 오전 7시 개장)
관람요금 개인 5000원, 만 18세 이하, 만 65세 이상, 장애인 4·5·6급 3000원(단체 2500원), 5세 이하, 장애인 1·2·3급, 국가유공자, 양평군민 등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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