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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가족여행] 한적한 포구에 몸도 마음도 내려놓자, 영광 백수해안도로
[가족여행] 한적한 포구에 몸도 마음도 내려놓자, 영광 백수해안도로
  • 김연미 기자
  • 승인 2004.08.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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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백수해안도로의 모습. 2004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백수해안도로의 모습. 2004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여행스케치=영광] 늘 가는 피서지는 이제 싫다. 좀 남다른 더위탈출을 꿈꾼다면 영광으로 가자. 영광에는 굴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창문을 열고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백수해안도로와 바다, 그리고 한적한 포구가 있다. 노을이 아름다운 서해는 해가 부서지듯 내리쬐는 동해와 또 다르다. 

백수해안도로에서는 일곱 개의 섬을 볼 수 있다. 2004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백수해안도로에서는 일곱 개의 섬을 볼 수 있다. 2004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일산도, 이산도, 삼산도, 사산도, 오산도, 육산도, 칠산도 이름도 꼭 순박한 농부가 무밭에서 무 뽑듯 아들딸 낳고 지은 이름 같은 섬들이 펼쳐진다. 해안도로에서 섬은 손닿을 듯 하다 금세 작아진다. 바다는 섬 사이로 눈앞까지 밀고 왔다 어느새 저만치서 넘실거린다.

77번 국도 백수읍 백암리부터 법성포까지 바다와 해안절경이 천혜의 드라이브코스다. 특히 저녁노을이 물들 때가 가장 아름답다. 차를 세우고 사랑하는 사람과 섬 사이로 애잔하게 떨어지는 서해의 낙조를 지켜보면 평생 추억이 될 수 있음을 보증한다.

정유재란 열부순절지. 2004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정유재란 열부순절지. 2004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두 개의 비각이 있다. ‘정유재란 열부순절지’. 정유재란으로 남편들이 전사하거나 포로가 됐다는 소식이 듣고는 “왜적에게 몸을 더럽힐 수는 없다”며 칠산바다에 몸을 던져 순절한 12명의 부인을 기린 비각이다.

죽음을 택한 정절. 그래서인가 초여름에 피는 해당화 30리 길은 유난히 붉다. 옛 명성을 조금 잃었지만 가마미 해수욕장은 폭 2백m, 길이 1천m의 넓은 백사장이 있어 예부터 호남3대 해수욕장으로 불렀다. 병풍처럼 넓게 드리워진 2백여 그루의 소나무 숲이 그늘을 드리워서 시원하다.  

불갑사는 불갑산(5백16m)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8월이면 백일홍이 붉게 피고, 9월이면 불갑산 언덕에 온통 붉은 피바다를 만드는 꽃무릇이 핀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절이다. 인도승 마라난타가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에 제일 처음으로 지은 절이다.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은 눈여겨 볼만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그리 산세가 험하지 않고 등산로가 잘 가꾸어진 불갑산을 오르는 것도 좋을 듯하다.

Info.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 정읍IC -> 고창 -> 영광(3시간 50여분 소요.)

주변 볼거리
법성포 : 영광굴비로 유명한 법성포. 2백여 곳 이르는 굴비덕장이 옛 명성을 이어간다. 포구에서 갯내음을 맡으며 물이 빠진 갯벌의 물길을 바라보다보면 마음에 평화가 인다. 오른쪽 마을 언덕에서 지붕 너머로 포구를 바라봐도 정겹다. 갯벌 근처에는 푸른 벼들이 자라고 텃밭에서 호박을 따서 머리에 이고 오는 할머니의 모습도 따뜻하다.  

새우젓갈이 유명한 설도포구는 조용해서 한적하다. 2004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새우젓갈이 유명한 설도포구는 조용해서 한적하다. 2004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설도포구 : 새우젓갈이 유명한 설도포구는 법성포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조용해서 포구다운 맛이 있다. 포구 뒤로 젓갈을 파는 가게가 몇 집 이어졌고, 포구 옆에는 할머니들이 생선을 가지고 나와서 좌판을 벌리고 있다. 물빠진 포구 갯벌에는 농게가 바글바글하다. 가까이 다가가면 구멍 속으로 쏙. 농게는 포구에서 바라볼 수 있게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게 한다.

굴비정식. 2004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굴비정식. 2004년 8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맛집
굴비정식이 맛있는 집 ‘명가어천’
: 법성포에 있는 식당 명가어천은 법성포 굴비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굴비정식이지만 일식요리도 곁들여 나온다. 어린이, 어른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요리로 가족이 가도 부담이 없다. 우뭇가사리. 오리찜, 홍어찜, 떡갈비, 갈비찜, 고추장 굴비, 굴비구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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