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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서해안 맛기행] 소금밭에 붉게 피는 게 새우여~ 안면도 백사장항 대하
[서해안 맛기행] 소금밭에 붉게 피는 게 새우여~ 안면도 백사장항 대하
  • 김연미 기자
  • 승인 2004.11.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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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굵은 소금 위에 구운 대하구이. 2004년 1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굵은 소금 위에 구운 대하구이. 2004년 1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여행스케치=태안] 대하는 홍성, 서천, 태안 등에서 많이 난다. 올해는 대하가 풍년이라고 하니, 자꾸만 갯것이 줄어드는 요즘에 반가운 소식이다. 사실 맛이야 어디나 다 비슷비슷하다. 입맛도 습관이라고 찾던 곳만 찾게 된다. 거기에 추억이 첨가되면 매년 가야할 곳이 된다.

기자도 마찬가지. 이 맘 때 백사장항 대하를 꼭 찾는다. 가출을 해서 처음 온 곳이 안면도이다. 그 때 친구 어머니가 굵은 소금 위에 구워주던 대하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집 주위로 소나무 향이 향긋하고 장작불에 대하가 붉게 구워지고. 옆 친구가 먹을까봐 침이라도 발라두고 싶을 정도였다. 집나오면 배고프니까….

백사장항을 환하게 밝히는 대하잡이 배. 2004년 1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백사장항을 환하게 밝히는 대하잡이 배. 2004년 1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양식한 대하는 자연산보다 회색빛이 더 짙다. 2004년 1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양식한 대하는 자연산보다 회색빛이 더 짙다. 2004년 11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백사장항은 밤에 찾는 게 더 좋다. 횟집들에서 쏟아지는 인공불빛이 사람을 취하게 만든다. 깜깜한 바다도 대하잡이 배들이 하나씩 들어올 때마다 대낮처럼 밝아진다. 노란상자에 대하를 가득 담아서 부두에 내려놓으면 술렁술렁 사람들이 모인다. 사는 사람, 구경하는 사람, 손질하는 어부 등. 바쁘다.

고깃배에서 내려지는 대하는 다 죽었는데, 수족관 대하는 실실 헤엄을 치고 다닌다. 그런데 가격은 산 것보다 죽은 대하가 비싸다. 자연산 대하는 성질이 급해서 금방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대하들은 모두 양식이다.

양식은 자연산보다 회색빛이 더 짙고 수염이 길다. 따로 보면 구분하기 어렵지만 둘을 놓고 보면 금방 표시가 난다. 하나 먹으면 아쉽고, 두개 먹으면 딱 좋고 세 개 먹으면 배부르다. 근데 사람 욕심이 어디 그런가. 강아지 짜부 나듯 배 불러오는 지도 모르고 자꾸자꾸 먹고 잡은 게 대하다. 하나 귀뜸하자면 화이트와인이랑 궁합이 잘 맞는다. 애인이랑 간다면 꼭 챙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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