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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숯찜질체험] 뜨거운 열기로 피로를 태운다, 횡성 강원참숯
[숯찜질체험] 뜨거운 열기로 피로를 태운다, 횡성 강원참숯
  • 이민학 기자
  • 승인 2004.12.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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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좌선을 하듯 몸을 숯가마찜질방에서 굽는다.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좌선을 하듯 몸을 숯가마찜질방에서 굽는다.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여행스케치=횡성] 1천3백도의 고온에서 몇날 며칠 숯이 구워지고 나면 다음엔 사람 차례다. 숯가마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땀이 줄줄 흐른다. 온몸이 구워지는데 다행스럽게도 안 좋은 기운들만 태워버린다. 숯가마 찜질을 하고나면 몸이 가뿐하다. 

옛날에는 나무를 나르는 차량이나 포크레인 등이 없던 시절이라 참나무가 있는 골짜기를 찾아 가마가 옮겨 다녔다. 산기슭이나 골짜기에 대충 얼기설기 황토로 가마를 만들고 주위의 나무를 베어다 숯을 만들었던 것. 나무가 떨어지면 가마가 이사(?)를 가야했다. 장비가 현대화되면서 이런 불편이 사라졌다.

숯가마는 한 곳에 자리를 잡고 대신 나무들을 실어와 숯을 구울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한 사람 두 사람 숯가마에 몸을 조리하러 찾아오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숯가마 찜질이 몸에 좋더라’는 소문이 확 퍼졌다. 이제는 숯가마찜질이 좋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드물다.

숯 굽는 일은 경험이 말해준다. 숯을 꺼내는 기술에 따라 숯의 품질이 좌우된다고 한다.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숯 굽는 일은 경험이 말해준다. 숯을 꺼내는 기술에 따라 숯의 품질이 좌우된다고 한다.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질좋은 참나무가 좋은 숯이 된다.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강원 참숯의 숯가마는 모두 25개. 골짜기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다.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강원 참숯의 숯가마는 모두 25개. 골짜기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다.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질좋은 참나무가 좋은 숯이 된다.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횡성 강원참숯은 숯가마찜질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숯을 굽기 시작한 지 30년. 1세대는 이제 원로로 앉아있고 젊은 2세들이 일선에서 운영하고 있다. 숯을 굽는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나무를 잘 골라야 한다. 참나무라고 해서 다 같은 참나무가 아니다. 제일 단단한 강참에서부터 갈참, 졸참, 떡갈, 물갈, 구나무, 신갈, 굴피 등의 순으로 단단함이 모두 다르다.

나무를 고르고 나서도 불의 세기, 숯을 굽는 시간 등등. 교과서에 나와 있는 것이 아니고 오랜 경험으로 하는 일이니 더욱 그렇다. 숯의 질이 가마에서 꺼내는 사람의 기술에 따라 좌우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 정성들여 숯을 굽고 나면 가마를 12시간 정도 식혔다가 찜질을 하러 온 사람들에게 개방한다. 강원참숯의 숯가마는 한 곳에 밀집되어 있지 않고 골짜기 위, 아래 등으로 흩어져 있다.

횡성에 직영가마가 있고, 원주와 둔내 등에 있는 위탁가마까지 합하면 모두 6개소나 된다. 숯가마는 운영하는 곳에 따라 운영 방법이 조금씩 다른데 강원참숯은 숯을 꺼내고 12시간 후, 그리고 하루 정도만 운영한다.

“12시간 전에는 너무 뜨겁고, 하루가 지나면 숯가마의 효능이 떨어집니다. 그 이상이 지나면 숯가마에서 그동안 빨아들인 안 좋은 기운이나 냄새 등을 다시 방출하기 때문에 오히려 좋지 않아요. 계속 열어둔다면 사실 저희야 좋지요.”

단체손님 등을 위한 대형황토방.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단체손님 등을 위한 대형황토방.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콘도식 시설을 갖춘 숙박시설이 있어 밤에도 숯가마 찜질을 즐길 수 있다.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콘도식 시설을 갖춘 숙박시설이 있어 밤에도 숯가마 찜질을 즐길 수 있다.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강원참숯 서정원 과장의 설명이 그럴 듯 하다. 부친 서석구 공장장에 이어 2대째 강원참숯을 지키고 있는 서 과장은 숯가마 찜질을 제대로 하려면 3시간은 필요하다고 한다.

“가마가 뜨거워서 오래 못 있습니다. 보통 1시간에 3~5회 정도 자주 짧게 합니다. 처음 1시간 정도를 가마에 적응하는 시간이라고 보면 다음 1시간은 몸이 반응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난 다음 1시간이 숯가마의 효능을 제대로 누리는 시간이라고 보면 됩니다.”

숯가마찜질을 이용하는 손님은 사시사철 꾸준하다. 한번 체험을 하면 그 가뿐함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숯가마라는 것이 원래 산골짜기에 들어서는 것이라 숙박이나 편의시설이 부족해 좀 불편해 한다. 때문에 강원참숯은 숯가마 인근 부지에 콘도식 시설을 갖춘 대형 숙소와 식당, 그리고 단체 손님들을 위한 숙소 등을 지었다.

숯가마 찜질을 하기 위해서는 면 옷이 필요하다. 빌려주기도 하는데 한 벌에 2천원이다. 입장료가 5천원이므로 하루를 보내는 비용치고는 정말 경제적이다. 한쪽에 삼겹살 등을 구워 먹을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숯은 무료로 제공된다.

Info 가는 길
영동고속국도 새말IC로 빠진 다음 442번 국도타고 횡성방면으로 가다가 6번 국도를 만나면 우회전. 6번 국도를 타고 둔내방면으로 10분쯤 가다보면 좌측으로 정금문화마을과 강원참숯 가는 길이 나온다. 이용안내 숯가마 옆에 콘도식 숙박시설과 황토방이 있다. 취사가 가능한 콘도식 시설이 10동. 잠만 잘 수 있는 방이 5동이다. 숙박을 할 경우 저녁 숯가마찜질은 무료이다. 

숯으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한다.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숯으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한다. 2004년 12월. 사진 / 이민학 기자

Tip.
다양한 숯 제품 숯은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대량방출하고 전자파 등 유해물질은 흡수한다. 이 같은 효능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숯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숯 그 자체로 실내 장식용으로 사용하고, 숯가루와 목초액을 복용하기도 한다. 숯비누 등 목욕제는 물론 숯베개와 숯매트, 숯온열찜질기 등 다양한 제품에 숯을 활용하고 있다. 목초액은 농사용으로도 쓰인다. 수천년 우리 생활 곁에 있다가 산업화의 물결에 사라질 뻔 했던 숯의 화려한 재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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