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박물관 기행] 사람을 닮은 인삼이 있다? 부여 인삼박물관
[박물관 기행] 사람을 닮은 인삼이 있다? 부여 인삼박물관
  • 김연미 기자
  • 승인 2004.12.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사람 모양을 닮은 귀한 인삼들이 진열되어 있다.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사람 모양을 닮은 귀한 인삼들이 진열되어 있다.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여행스케치=부여] ‘얼굴도 잘 생겼는데 맘까지 예쁘네!’ 듣고 싶은 말이다. 사람 모양을 닮았다는 인삼이 그런 칭찬을 듣는다면? 인삼은 사람처럼 매끈하게 잘 생겨야 효능도 좋다고 한다. 부여 인삼박물관에는 사람처럼 잘 생긴 인삼들이 있다.

박물관 초입. 인삼밭을 연상하게 입체 패널로 만들었다.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박물관 초입. 인삼밭을 연상하게 입체 패널로 만들었다.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10월 21에 개관한 인삼박물관은 부여 고려인삼창 본관에 자리하고 있다. 고려인삼창 정문을 들어서면 건물 주위로 인삼 냄새가 은은하게 풍긴다. 사내를 취하게 하는 여인의 향기가 있지만, 소나무, 더덕, 인삼 등이 내는 자연의 향만한 게 있을까? 기분좋게 인삼향에 취해서 박물관을 돌아보았다.

문헌상으로 인삼이 언제부터 재배되었는지 기록되어 있는 것은 없다. 구전으로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고려시대 전남 화순군 동복면의 최씨 성을 가진 자가 중병을 앓자, 그의 부인이 남편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산신령에게 기원하여 산삼을 얻어 그 종자를 재배한 것이 인삼재배의 시초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고려인삼.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고려인삼.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세계적인 모델 나오미 캠벨이 건강관리를 위해 평소에 홍삼즙을 마신다고 한다. 지난 96년 전립선암으로 사망한 프랑스의 전 대통령 미테랑이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남은 시간이 3개월, 그러나 그 두 배가 넘는 7개월을 살았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미테랑이 삶을 연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고려인삼’을 복용한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이제 고려인삼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에게 건강식품으로 ‘신비의 영약’으로 많이 알려졌다.  

심마니 복장을 하고 산삼캐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심마니 복장을 하고 산삼캐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홍삼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 사진.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홍삼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 사진.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약 2백50만 평 규모의 박물관을 들어서면 입체 패널로 만든 인삼밭에 붉은 인삼 열매가 달려있다. 인삼향을 맡으며 전시관에 들어서면 인삼의 역사, 인삼의 재배, 인삼 체험, 인삼 제조, 인삼산업 5가지 테마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인삼의 역사’실에는 1등삼, 2등삼, 남성, 여성, 발레리나, 왈츠, 첫날밤, 승천 등 사람의 형상을 닮은 각종 희귀삼이 전시되어 있다.

좋은 인삼은 잘 생긴 사람의 모양을 닮았다고 한다. 인삼을 빛에 비추어 그 내부를 살펴보면 신비스러울 만큼 맑은 홍색을 띤다. 잘 생겼으면서 마음씨도 티 하나 없이 맑아야 좋은 인삼이다. 개갑시루, 얼게미, 조막손 같은 인삼을 재배할 때 쓰는 옛 농기구 10여 점도 전시되어 있다. 1년생 인삼을 7월 중순경 열매가 홍색으로 성숙 되었을 때 채취해서 딱딱한 종자껍질이 벌어지게 하는 것을 개갑이라고 한다. 개갑을 할때 꼭 필요한 기구가 개갑시루다.

인삼을 꺠끗하게 하는 과정. 여러 과정을 통해 그 유명한 홍삼이 나온다고 한다.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인삼을 꺠끗하게 하는 과정. 여러 과정을 통해 그 유명한 홍삼이 나온다고 한다.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홍삼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 사진.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홍삼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 사진. 2004년 12월. 사진 / 김연미 기자

얼게미는 개갑 때 씨앗과 모래를 분리하는데 사용하고 조막손은 인삼을 45도로 경사지게 심을 때 사용한다. 전시관 중앙에는 관람자 자신이 직접 심마니 복장을 하고 무대에 심어진 더덕, 도라지 등 여러 가지 식물의 잎 모양을 잘 살펴보고 산삼을 찾는 체험공간이 있다. 산삼을 제대로 찾았을 경우 ‘심봤다’라고 크게 외친다. 다른 식물을 찾으면 오류메시지를 듣게 된다. 자신의 비만도를 체크하는 체지방 측정코너, 체질을 알아보는 사상체질 자가진단 코너, 박물관에서 알게 된 지식으로 문제를 풀어보는 퀴즈 코너 등.

Info 인삼박물관 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 천안·논산 고속도로 -> 서논산IC -> 홍산·서천 방면 -> 백제교 -> 고려인삼창
● 서해안고속도로 -> 보령IC -> 부여 방면으로 계속 직진 -> 구룡·규암 방면 -> 고려인삼창

Tip. 고려인삼창 
1899년 궁내부 내장원에 삼정과를 설치하여 왕실에서 홍삼사업을 관장한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홍삼사업 1백5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원래 ‘개성인삼전매지국’에서 담당하던 홍삼제조가 6.25동란 이후 부여로 이전되어 현재의 고려인삼창으로 발전했다고. 한국을 대표하는 인삼 제품인 홍삼 제조의 메카로 국산 홍삼의 절반 가량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